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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22년 연중 제27주일 김정남 보니파시오 신부님 강론
작성자이정임 쪽지 캡슐 작성일2022-10-02 조회수831 추천수1 반대(0) 신고



2022년 연중 제27주일 김정남 보니파시오 신부님 강론


오늘 제1독서에서 하바쿡 예언자는 간절한 마음으로 주님께 탄원합니다. "주님, 당신께서 듣지 않으시는데, 제가 언제까지 살려 달라고 부르짖어야 합니까? 당신께서 구해 주지 않으시는데, 제가 언제까지 '폭력이다!' 하고 소리쳐야 합니까? 어찌하여 제가 재난을 바라보아야 합니까?"라고 말이지요.

 

이 하바쿡 예언자의 부르짖음과 같이 저희 또한 첩첩산중과 같은 고통의 터널을 지나오면서 주님께 살려달라고 또는 이 위기에서 구해달라고 많이 울부짖고 탄원을 하였지요. '엎친 데 덮친 격'이라는 말이 있듯이 늘 고통은 연이어 찾아오는 것 같습니다.

 

얼마 전에 TV를 보다가 이러한 사연이 소개되었는데 한 여자가 아이를 임신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후에 남편이 암에 걸렸고 아이가 태어난 후 남편은 곧 죽게 됩니다. 게다가 이 부인은 육아휴직으로 잠시 떠나있던 회사에서 퇴사 통보를 받게 되지요. 강해지는 것만이 위기를 모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말이 있듯이 이 부인은 살아야겠다는 강한 마음을 품고 부동산 거래에 발을 내딛고 능력을 발휘하여 현재는 미국에서 최고의 부동산 업자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연이은 고통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가는 우리의 삶은 어찌 보면 목자이신 아버지 하느님께서 당신 양 떼인 우리를 기르시고 성장시키는 방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마음이 편안하고 가만히 있어도 모든 것이 주어지는 상황에서는 주님께서 나에게 주신 달란트를 개발하려는 의지가 생겨나지 않지요.

 

삶의 위기가 찾아올 때 그동안 땅에 묻어두었던 달란트를 꺼내어 위기를 모면했던 지난날을 떠올리면 이러한 아버지 하느님의 훈육 방식에 섣불리 불만을 제기할 수는 없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주인과 종의 비유는 바로 이러한 아버지 하느님의 훈육 방법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에서 종은 밭을 갈거나 양을 치고 주인의 집에 들어오면 곧바로 주인이 먹을 음식을 차려야만 합니다. 그리고 주인이 먹고 마시는 동안 허리에 띠를 매고 시중을 들어야 하지요. 예수님께서는 이 이야기를 하시면서 주인이 그에게 고마워할 이유가 없다고 말씀하시면서 저희에게도 이와 같이 분부를 받은 대로 다 하고 나서, '저희는 쓸모없는 종입니다.' 하고 말하라고 하시지요.

 

저희는 이러한 아버지 하느님을 매정하다고 느낄 수가 있습니다. 우리를 진정 사랑하신다면 밭에서 일하고 돌아온 종들인 우리를 위해 따뜻한 음식을 준비하여 종들에게 대접하는 것이 착한 주인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할 수 있지요. 하지만 우리의 나약한 인간성은 쉽게 위로받고 배려를 받게 되면 상대방에게 기대려는 마음을 품게 합니다. 그리고 일단 이러한 마음을 품게 되면 더 이상의 진보는 일어날 수가 없게 되지요.

 

이 비유에서 주인으로부터 음식 시중을 받게 되면 자신이 주인인 양 착각하고 이러한 배려가 지속되면 결국 주인의 자리마저도 빼앗으려 할지도 모릅니다. 이러한 인간의 습성을 잘 아시는 아버지 하느님이시기에 주님께서는 우리가 마땅히 당신의 자녀로서 지녀야 할 겸손함을 갖게 하고 능력을 키워나가도록 '엎친 데 덮친 격'의 고통을 허락하실 수도 있는 것이지요.

 

오늘 제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티모테오에게 말합니다. "사랑하는 그대여, 내 안수로 그대가 받은 하느님의 은사를 다시 불태우십시오. 우리 안에 머무르시는 성령의 도움으로, 그대가 맡은 그 훌륭한 것을 지키십시오." 바오로 사도의 말씀대로 성령께서는 우리가 하느님께로부터 받은 능력을 키워나가도록 그리고 주님께서 맡기신 사명을 완수할 수 있도록 우리에게 일련의 고통을 허락하십니다.

 

지금 내가 겪는 고통은 주님께로부터 받은 은사를 불태우도록 성령께서 이끌어주신 은총임을 믿어야 합니다. 우리는 밭에서 일하고 돌아와 주인의 밥상을 차리면서 불만을 품고 합당하지 않다고 여기는 종과 같이 가중되는 고통 앞에 주님께 불만을 품고 무자비한 분이라고 비난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그 반대로 힘들게 일하고 돌아와 곧바로 주인의 식사를 차리고 시중드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종과 같이 연이은 고통을 겪더라도 마땅히 겪어야 할 과정이라 여기고 하느님께서 주신 은사를 불태우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반드시 끝이 있다는 믿음을 갖고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도록 주님께 힘과 절제의 영을 달라고 청하도록 합시다. (김정남 보니파시오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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