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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세상을 이긴 사람들 - 1.6,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2-01-06 조회수452 추천수9 반대(0) 신고

2012.1.6 주님 공현 전 금요일 1요한5,5-13 마르1,7-11

 

 

 

 




세상을 이긴 사람들

 

 

 

 



믿음의 사람들이 세상을 이깁니다.

자기를 이깁니다.

 


세상을 이긴 사람은 누구입니까?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믿는 사람이 아닙니까?

 

요한 사도의 힘찬 고백입니다.

바로 성인들이 세상을 이긴 분들입니다.

 


우선 가까이에서 세상을 이긴 분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1986.1.24일 ‘고별노래’를 부르며 이승을 하직한

한국순교복자수도회의 창설자 방유룡 신부가 바로 세상을 이긴 분이요,

그의 고별노래는 평생 삶을 요약한 승리의 노래이기도 합니다.

 

 

 

 


-이제 나는 떠나가네. 죽지 않고 떠나가네.

 

시공 넘어 은하 건너 길이길이 살러가네.

 

믿음의 죽지 않는다면 하물며 사랑이야.

 

사랑은 사랑으로 가 그립든 그분을 모신다네.

 

떠나가는 이 길은 점성으로 알아 낸 길

 

침묵으로 꽃이 피어 관상으로 빛난 꽃 길

 

복음훈시 따라 살면 천만사가 형통인데

 

하늘엔들 길 만나리. 신지신비 신속로-ㄹ 세.

 

이 몸이 아톰가서 신선되고 이 얼은 면형 가서 무아 되면

 

면형무아 하나이니 임과 나는 하나라네.-

 

 

 

 


제 집무실에는

제 90세 사촌 이 성철(星澈) 요한 형님의 그림이 놓여 있습니다.

얼마 전 저를 방문하셨다가 화집과 더불어 선물한 그림입니다.

 


생명과 빛, 희망으로 충만한 아름다운 그림들입니다.

흡사 생명과 빛, 희망의 하느님을 반사하는 그림들 같습니다.


형님 역시 세상을, 자기를 이긴 믿음의 사람임을 깨닫습니다.

화집 앞 쪽에 ‘인생의 화폭에 채색하는 즐거움’이라는 제하의 글 중

감동적인 부분을 길다 싶지만 소개합니다.

 

 

 

 


-나는 화가가 아니다.

내가 화집을 내고 전시회를 갖는 것은

생의 윤기를 점차 잃어가는 데 대한 반발이오,

밖으로 묻어나오는 노추를 색채로 뭉개버리려는

심리적인 반동의 발로인지도 모른다.

…나는 지하철을 탈 때에도 경로석에 앉지 않는다.

또 젊은 사람이 앉아있는 앞에 서기를 꺼려한다.

그들에게 부담을 주기 싫은 탓이다.

전쟁터에서 전사들은

포탄 속에서 공포에 떠는 지휘관의 모습을 보고 위축된다고 한다.

‘눈을 움직일 필요가 있을 적에는 얼굴 전체를 움직이도록

그리고 얼굴을 움직일 필요가 있을 때에는

몸 전체를 그 방향으로 돌려라.’라는 말이 있다.

믿음직한 행동을 하라는 말이다.

 


나는 내가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어쩔 수없이 미래에는 노인이 될 젊은이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고자 한다.

그들이 앞으로 다가올 자신들의 노년에 대해

두려움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일깨워주고 싶다.

따라서 나는 나의 화폭에 더욱 강렬한 색채를 구사해가며

남은 삶의 역정 역시 더욱 빛을 더할 것이라는 믿음과 함께,

비록 반복되는 나날 가운데서도

무언가 새롭고 특이한 체험으로 가득하기를 기대한다.-

 

 

 

 


그대로 믿음으로 세상을, 자기를 이긴 영원한 청춘,

90대 노인의 고백입니다.


우리의 나태한 신앙과 무기력한 삶의 자세를 일깨우는

죽비 같은 말씀입니다.

 


저는 이 밖에도 믿음으로 세상을 이긴 무수한 형제자매들을 만납니다.

저절로 존경심과 사랑의 마음이 울어나는 분들입니다.


이분들의 특징은 결코 절망이나 좌절이 없다는 것입니다.

 

세상 앞에서, 사람 앞에서가 아닌 언제 어디서나 하느님 앞에서 살아갑니다.

넘어지면 곧장 일어나 새롭게 시작합니다.

이런 이들이 바로 믿음으로 세상을, 자기를 이긴 사람들입니다.

세상 그 누구도 이런 믿음의 사람들을 이길 수 없습니다.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믿는 사람이 세상을 이깁니다.

오늘 복음에서 요한에게 세례를 받을 때

하느님 친히 인정하신 당신의 유일무이한 아드님 예수님이십니다.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이 드는 아들이다.”

 


물과 피를 통하여 세상에 오신 하느님의 아드님 예수님이십니다.

물이 가리키는바 세례성사요 피가 가리키는바 성체성사입니다.


하느님은 이 두 성사를 통해

교회 안에서 항구히 당신 아드님을 증언하시며

이 이중 증언에 성령의 증언이 보태어집니다.

 

결국 이 셋은 한 가지 증언을 합니다.


곧 하느님께서

당신의 영원한 생명을 우리에게 계시하시고 나누어 주신다는 것입니다.

 


“그 증언은 이렇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셨고

그 생명이 당신 아드님에게 있다는 것입니다.

아드님을 모시고 있는 사람은 그 생명을 지니고 있고,

하느님의 아드님을 모시고 있지 않은 사람은

그 생명을 지니고 있지 않습니다.”(1요한5,11-12).

 


세례성사에 이은 매일의 이 거룩한 성체성사로

영원한 생명의 주님을 모심으로

세상을 이기는 믿음을 선사 받는 우리들입니다.

 


주님의 말씀과 성체의 영원한 생명에서 샘솟는 세상을 이기는 믿음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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