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2.3 연중 제4주간 금요일 집회47,2-11 마르6,14-29

고통의 심연에서 울려 퍼지는 하느님 찬미

사람마다 고통의 깊이는 다양하고 끝이 없습니다.

말 그대로 고통의 심연입니다.

여기에서 벗어나는 길은 하느님 찬미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느님 찬미가 유일한 답입니다.

제가 일간 신문에서 눈여겨 찬찬히 보는 기사는

제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분들에 대한 인터뷰 기사입니다.

음악가 김두수님의 마지막 인터뷰 대목입니다.

-선생에게 음악이란 무엇인가? -

“인생이란 여행이다.

음악은 그 여행과 여행에서 만나는 사람들을 동반하는 일이다.

고마운 일이다.”

새삼 우리가 매일 끊임없이 바치는 공동전례기도가 참 고마웠습니다.

수도여정의 우리들과 동반하면서

하느님 목적지로 실어다 주는 찬미와 감사의 공동전례기도입니다.

며칠 전 요즘

노익장을 과시하는 기사 서능욱의 다음 인터뷰 대목도 잊혀 지지 않습니다.

-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는 우승 소감은
실례지만 좀 ‘오버’같았습니다. -

“저는 솔직히 말할 수 없이 기뻤습니다.

조훈현을 이길 수만 있다면

영혼을 팔아도 좋다고 여겼던 때가 있었으니까요.”

‘영혼을 팔아도 좋다.’는 고백의 절박함이 공감이 갑니다.

이 극한 상황의 유혹에서

자기를, 영혼을 지켜줄 수 있는 마지막 보루가 하느님 찬미입니다.

젊은 아들을 잃은 어느 자매의 전화도 잊지 못합니다.

“하느님이 정말 원망스럽습니다.

자나 깨나 아들의 모습이 눈에 어른 거려 고통스럽습니다.

이게 ‘눈에 밟힌다.’라는 말 같습니다.

아들이 죽었다는 사실이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이러다 우울증에 걸리지 않을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즉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고통의 심연에서 벗어나는 길은 하느님 찬미뿐입니다.

하느님께 대한 최고의 보복(?)이 찬미입니다.

이 찬미의 길만이 고통에서 벗어나는 구원의 길입니다.’

요지의 답을 드렸습니다.

오늘 1독서 집회서의 주인공은 다윗입니다.

‘찬미’라는 말이 무려 6회나 나옵니다.

전쟁 중에는 용사였지만 또 찬미의 사람, 전례의 사람이 다윗이었습니다.

하느님 사랑의 자발적 표현이 하느님 찬미입니다.

‘그는 모든 일을 하면서

거룩하고 지극히 높으신 분께, 영광의 말씀으로 찬미를 드렸다.

그는 온 마음을 다해 찬미의 노래를 불렀으며,

자신을 지으신 분을 사랑하였다.

…그는 주님의 거룩하신 이름을 찬미하고,

그 찬미가 이른 아침부터 성소에 울려 퍼지게 하였다.’

우리 수도승 역시 찬미의 사람이라 부릅니다.

찬미의 사람 다윗은 수도승의 모범입니다.

비단 수도승뿐 아니라 믿는 사람 모두가 찬미의 사람입니다.

끊임없이 하느님을 찬미할 때

그는 하느님께 용서와 더불어 위로와 치유도 받습니다.

다윗은 온갖 고통을 다 겪은 분입니다.

불행하게 죽은 압살롬 아들이 늘 눈에 밟혔을 것이지만

끊임없는 하느님 찬미가 이를 치유했습니다.

오늘 복음은 주인공인 예언자 세례자 요한의 죽음에 관해 다루고 있습니다.


이 복음의 배치가 의미심장합니다.

예수님의 제자 파견과 제자들이 귀환하여 결과를 보고하는 사이에

샌드위치처럼 배치되어 있습니다.

바로 예수님은 물론 제자들의 마음 깊이 자리 잡고 있는

세례자 요한의 죽음을 상징합니다.

메시아인 다윗과 예언자인 세례자 요한이

예수님의 체험 안에 수렴되고 있음을 봅니다.

예수님은 세례자 요한의 죽음을 통해

언젠가 있을 자신의 죽음을 예감하면서

예언자로서의 신원을 새롭게 확인했을 것입니다.

또 이에 머무르지 않고

주님께 기름 부은 받은 메시아, 다윗에게서 하느님 찬미를 배웠을 것이며

하여 끊임없이 하느님을 찬미했을 것입니다.

끊임없이 하느님을 찬미하면서

주님의 예언직에 참여하고 있는 우리 믿는 이들입니다.

주님은 마음을 다해 찬미와 감사의 미사를 봉헌하는 우리 모두에게

맞갖은 축복을 풍성히 내려주십니다.

“내 구원의 하느님 찬미 받으소서.”(시편18,47ㄴ 참조).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