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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앙의 신비여 - 03 회개는 자신을 사랑하는 길
작성자강헌모 쪽지 캡슐 작성일2012-04-01 조회수452 추천수2 반대(0) 신고

찬미예수님!
 

신앙의 신비여
사제 생활 50년의 단상

왕영수 신부 지음

1. 스스로 깊어지는 힘, 회개

03 회개는 자신을 사랑하는 길
1960년대 중반, 유럽 사회는 가톨릭교회를 보고 굉 장히 놀랐습니다. 전 세계에 가톨릭교회의 위대함을 다시 한 번 재인 식하게 해준 제2차 바티칸 공의회(1962~1965) 때문이었습니다. 이 공의회에서 가톨릭교회는 지난 2000년 역사와 교회의 발자취를 반성했고, 자기의 진정한 참모습이 무엇인가를 깊이 생각했습니다. 원래 하느님이 세우셨던 교회의 모습으로 돌아가고자 했으며 현대에 서 교회가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를 고민했습니다. 당시 유럽 사회는 20세기를 살아가는 가톨릭교회가 자기의 정체성을 찾고 스스로 해야 할 일들의 우선순위를 정립해가는 공의회 과정을 지켜보면서 가톨릭 교회의 위대한 모습에 놀랐습니다. 외부에서의 어떤 자극이나 고통 때문이 아니라 교회 스스로 자신을 정립하고 정체성을 찾고 자기 할 일을 정확하게 찾아 나갔기 때문입니다. 교회 안에서 회개는 전통적으로 통회, 또는 참회라고 합니다. 회개 란 삶의 방향전환이며 자신을 정화하는 것이고 자신을 참으로 사랑하 게 되는 길입니다. 성경과 교회의 전승은 회개를 신앙인의 삶의 핵심 이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하늘나라의 축복된 말씀과 기쁜 소식을 전하기 위해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의 첫 번째 말씀은 '회개하라."는 것이었습니다. 회개하십시오, 그러면 여러분은 기쁘게 살 것이며, 위대한 참 자아와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또 회개를 하면 성령을 더 큰 선물로 풍성 하게 받을 수 있을 것(사도행전 2,28)이라는 성경말씀도 있습니다. 회개한다는 것, 회개에 힘쓴다는 것, 회개의 삶을 성실하게 실천하 면서 살아간다는 것은 자기 자신의 영원한 행복과 참 기쁨을 찾는 길 입니다. 자기 자신을 위대하게 만들고 인간 품위를 드높이는 지름길 입니다. 성 아우구스티누스도 운명하기 한 시간 전에 다윗의 통회의 <시편> (시편 51장)을 묵상하면서 임종했습니다. 사도 바오로도 로마 중심지 에서 남쪽으로 50여 리 떨어진 곳에서 순교하기 직전 자신의 회개를 위한 기도로 생을 마감했다고 합니다. 사도 바오로의 위대함을 말해 주는 이야기입니다. 사제생활 40여 년을 지내온 내가 본격적으로 회개를 했던 것은 1977년이었습니다. 필라델피아 성직자 성령쇄신피정 때의 일입니다. 우습게도 나는 사탄과 악령들의 간섭과 방해와 장난 때문에 회개하게 되었습니다. 그때의 회개는 내 회개 가운데 매우 기초적인 것이었지 만, 성령께서 내 안에서 활동하게 하시는 데 큰 도움을 주었던 축복이 었습니다. 피정이 시작될 무렵, 나는 이 피정에 심한 거부감을 느끼고는 집으 로 돌아가야겠다고 마음먹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피정 시작 미사를 드리고 마지막 강복이 있은 후 방으로 가 던 나는 갑자기 '쿵' 하는 요란한 소리를 듣고 깜짝 놀라 왔던 길을 도 로 뛰어 내려갔습니다. 내려가서 보니 고통스럽게 숨을 몰아쉬며 누 워 있는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젊은 신부님을 세 분의 사제가 꽉 붙잡 고 있고, 그 주위에 십여 명의 사제들이 둘러서서 구마기도를 하고 있 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이 거룩한 장소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가 의아했습니다. 잠시 뒤 밭에서 일하던 수사신부님이 들어와서 젊은 신부님의 양말 을 벗기고 발바닥을 손으로 문지르면서 이상한 기도를 했습니다. 아 마 구마, 축복의 기도인 것 같았습니다. 그러자 젊은 신부님의 온몸에 서 기운이 빠져 나가는 듯하더니 아주 편안한 모습으로 일어났습니다. 그러고는 그 수사님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자기가 일하던 장소로 돌아갔습니다. 하도 이상해서 나는 따라가 물어보았습니다. "수사님,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그분은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그냥 가버렸습니다. 다시 뒤따라 가 똑같이 물었습니다. 수사님은 "여기 처음 오셨습니까?" 하고 오히 려 내게 되물었습니다. "예, 처음입니다." "어떤 조그만 놈이 장난했습니다." "혹시 그 작은 놈이 사탄입니까?" 그러자 그분은 그렇다고 했습니다. 그 말을 듣고 이번 피정이 별로 맘에 들지 않았던 나는 굉장히 불안 했습니다. 그렇다면 오늘 밤 내가 자는 동안 그놈이 창문으로 들어와 나를 덮치기라도 한다면----. 큰 죄가 있으면 언제든지 쉽게 사탄의 공격을 받을 수 있다는 윤리 신학의 가르침이 순간 내 머릿속을 스쳐갔습니다. 나는 내게 고해하 지 않은, 진정으로 뉘우치지 않은 큰 죄가 있는지 떠올려보았습니다. 모두 열 가지가 생각났습니다. 그래서 곧장 옆방의 흑인 신부님을 찾 아가 고해성사를 받았습니다. 성사 후 두 시간이 지나면서 마음이 한 결 가벼워지고 편안해졌습니다. 이 뜻밖의 경험은 나의 제2의 사제생활의 시작이 됐습니다. 아주 우 연히 이루어진 회개였지만 하느님을 다시 만난 중요한 전환점이 됐습 니다. 우스운 얘기지만 사탄의 공격과 장난이 무서워 나는 회개를 했 고, 이 기초적인 회개를 통해 성령을 체험하게 되었습니다. "가끔은 사탄도 전교회장(?) 역할을 한다."는 어느 분의 말씀이 생각나 나도 모르게 쓴웃음을 삼켰습니다. 그리고 그때 내가 뒤따라가면서 귀찮게 했던 수사님이 미국 동부에 서 치유자로 유명한 팬크라시우스 수사님이라는 것을 알고는 그 행운 에도 감사했습니다.

주님의 평화가 항시 함께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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