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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4월26일 야곱의 우물- 요한6,44-51 묵상/ 주시는 분이 아닌 되어주시는 분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2-04-26 조회수452 추천수5 반대(0) 신고
주시는 분이 아닌 되어주시는 분

그때에 예수님께서 군중에게 말씀하셨다. 44“나를 보내신 아버지께서 이끌어 주지 않으시면 아무도 나에게 올 수 없다. 그리고 나에게 오는 사람은 내가 마지막 날에 다시 살릴 것이다. 45‘그들은 모두 하느님께 가르침을 받을 것이다.’라고 예언서들에 기록되어 있다. 아버지의 말씀을 듣고 배운 사람은 누구나 나에게 온다.

46그렇다고 하느님에게서 온 이 말고 누가 아버지를 보았다는 말은 아니다. 하느님에게서 온 이만 아버지를 보았다. 47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믿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 48나는 생명의 빵이다. 49너희 조상들은 광야에서 만나를 먹고도 죽었다. 50그러나 이 빵은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으로, 이 빵을 먹는 사람은 죽지 않는다.

51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누구든지 이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다. 내가 줄 빵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나의 살이다.”
 
 
 
 
‘믿는다’는 말의 라틴어 동사는 ‘cordare’로 ‘심장’을 뜻하는 ‘cor’와 ‘주다’ 동사인 ‘dare’가 합쳐진, 곧 ‘심장을 내주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네 심장을 꺼내줘 봐.’ ‘그럼 죽을 텐데?’ ‘걱정 마, 죽지 않아.’ 지금 당장 내 뛰는 심장을 의심 없이 내어 줄 수 없다면 아무한테나 ‘믿는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조상들이 광야에서 보여준 것은 믿음의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눈으로 신을 확인해야 했기에 수송아지를 만들어 그 앞에 절했고 그 벌로 불 뱀에 물려 많은 사람이 죽어갔습니다. 모세가 하느님께 애원하여 살 수 있는 방법인 구리 뱀을 만들었으나 나중에는 그 구리 뱀을 섬기는 종교마저 생겨납니다.(2열왕 18,4 참조) 보이지 않으면 믿지 못하는 인간입니다.


사실 보이는 것은 믿을 필요가 없습니다. 그것은 그저 ‘사실’이며 ‘현실’입니다. 사실과 현실은 그냥 보면 됩니다. 이집트에서 가나안에 이르기까지, 조상들이 광야에서 먹은 만나를 믿고 청할 일이 아닙니다. 약속의 땅에 이른 백성들은 더 이상 만나를 청할 일도, 먹을 일도 없습니다. 우리가 청할 것은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예수님 자신입니다. 주님의 사랑을 청할 것이 아니라 사랑의 주님을 청해야 합니다.

주님의 위로가 아니라 위로의 주님을, 주님의 용서가 아니라 용서의 주님을 청해야 합니다. 심장을 꺼내어 주듯 믿는 이들한테 주님은 무엇을 ‘주시는’ 분이 아니라 무엇이 ‘되어주시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김승주 신부(꽃동네대학교 교목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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