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스스로 낮추는 이가 그분 앞에서는/신앙의 해[284]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09-01 조회수453 추천수0 반대(0) 신고

 

                                                                                  그림 : [서소문] 순교자 현양탑

 

예수님은 초대받거든 높은 자리를 탐내지 말라신다.

그 자리를 탐하다가는 창피를 당하는 이들이 적지 않기에.

비록 높은 자리에 있더라도 착각하지 말라는 거다.

이건 자신의 본모습을 먼저 볼 줄 알라는 말씀일 게다.

세상은 겉포장을 좋아해 별것 아닌데도 그럴듯하게만 꾸민다.

예수님은 그런 ‘과대 허위포장을 벗어던져라.’신다.

 

“누가 너를 혼인 잔치에 초대하거든 윗자리에 앉지 마라.

너보다 귀한 이가 초대를 받았을 경우, 너와 그 사람을 초대한 이가 너에게 와서,

‘이분에게 자리를 내 드리게.’ 할지도 모른다.

그러면 너는 부끄러워하며 끝자리로 물러앉게 될 것이다.

초대를 받거든 끝자리에 가서 앉아라.

그러면 너를 초대한 이가 너에게 와서, ‘여보게, 더 앞자리로 올라앉게.’ 할 것이다.

그때에 너는 함께 앉아 있는 모든 사람 앞에서 영광스럽게 될 것이다.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루카 14,1.8-14)

 

예수님은 초대되었을 때에 윗자리가 아니라 끝자리에 앉으라신다.

‘끝자리’가 단순히 공간적인 자리만은 아닐 게다.

앉고 싶지 않은 자리가 바로 끝자리이다.

이를테면 주일인데도 성당에 가기 싫다면 성당이 곧 그 끝자리이리라.

제삿날이지만 시댁에 가기 싫다면 시댁이 끝자리와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그 자리가 우리의 자리이다.

 

가기 싫은 자리, 하기 싫은 일,

선택하고 싶지 않는 것을 하는 게 바로 ‘끝자리’를 차지하는 거고,

그 길로 가는 게 곧 겸손을 향한 지름길이다.

하고 싶은 것만 하려고, 앉으려는 자리만 앉으려고,

좋아하는 이끼리만 모이려면 겸손을 배우지 못한다.

겸손을 배우려면 ‘끝자리’에 앉는 연습부터 해야 할 게다. 그게 삶의 기본이니까.

 

신앙의 해를 보내는 우리는 자신을 낮출 줄 아는 사람이 되어 주님을 만나야 한다.

그러한 삶이 정녕 생명의 양식으로 다가오시는 주님을 영접하게 되리라.

그러할 때 삶의 기본에 충실할 수 있다.

그런 이가 될 때에만 높은 자리 역시 잘 어울릴 게다.

이렇게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겸손하게 될 때에 주님의 은총을 청하리라.

자신을 스스로 낮추는 이가

하느님 앞에서는 아무것도 감출 수 없음을 고백하는 자이니까.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