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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느님을 만나고 오신 아주머니>
작성자신주영 쪽지 캡슐 작성일2010-08-08 조회수451 추천수3 반대(0) 신고
 

<하느님을 만나고 오신 아주머니>


잠시 쉬고 걸어 다니려고

아파트 등나무 그늘로 갔다.

평소 친하게 지내는 아주머니가

한 분이 다가오셨다.

임동 성당 다니는 아주머니시다.

아주머니가 나더러

늘 고개를 숙이고 골똘히

생각하는 모습을 보면

인생을 달관한 것 같으니

자기에게도 좋은 말을 좀 해 달란다.

어이가 없어 잠자코 있으려니

아주머니가 먼저 이야기를 꺼내신다.

자기가 한 보름 동안 무안으로

양파를 캐러 다닌단다.

새벽 서너 시에 일어나 밥을 짓고

준비를 해서 다섯 시에 버스를

타고 무안에 도착해서 여섯 시부터

일을 시작하여 오후 여섯시까지 꼬박

열두 시간 양파를 캐고 나서 집으로 온단다.

육십 대, 칠십 대 아주머니들이

일을 하는데, 아침밥과 점심밥도

각자가 싸와서 먹어야 하고

잠시 쉴 틈도 주지 않고

감독을 하면서 노예 부리듯 한단다.

허리가 빠지는 것 같단다.

그래도 아주머니들은 그나마 일자리를

잃을까봐 정신없이 일을 하고,

버스 기사들은 일감 놓칠까봐

주인이 시키지도 않는 감독을

철저히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7만원을 받으면

그 가운데서 버스 운행하는 측에서

수수료로 2만원 떼고 나면

5만원 수입이란다.

자기는 꼭 그런 힘든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형편이지만,

어려운 아주머니들과 함께 하려고

일을 다녔다는 것이다.   

과연 사람마다 정말 힘겹게 살고 있다는 거다.

어쩐 일인지 없는 사람들 살기가

점점 더 팍팍해진다는 거다.


아주머니는 아들이 셋 있다.

큰 아들은 의사,

작은 아들은 시중은행 차장,

셋째 아들은 서울대학을 나와

인천에서 빚까지 합쳐 육억 원 들여

영어 학원을 차려서 이년이 지난

지금은 흑자로 돌아섰단다.

그래서 내가, 아주머니네는

우리나라에서 잘 나가는

중산층에 속한다고 했다.

언제나 웃는 얼굴로 사시라고 했다.

한사코 위를 쳐다보지 말고

아래를 내려보면서 사시라고 했다.

양파 캐는 일자리라도 잃을까봐

걱정하는 다른 아주머니들 같은 분들을

예수님 모시듯이 하면서 사시라고 했다.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허공에 계시지 않고

땅에 발을 딛고 계신다고 했다.

높은 곳에 계시지 않고 바닥에 계신다고 했다.

재물이 많고 위세를 부리는 사람들

가운데 계시지 않고

가진 것 없고 기댈 데 없는

사람들 가운데서 살아가신다고 했다.

몸과 마음이 아픈 사람들 가운데서

살아가신다고 했다.

나는 입으로만 떠벌이지만

아주머니는 양파 캐러 다니면서

그 아주머니들 안에 살고계시는

하느님과 예수님과 성령님을

만나고 오기라도 하셨다고 말씀드렸다. 

 

 
  눈속에 핀 크로커스
  진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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