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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31주일] 오늘의 묵상 (정천 사도 요한 신부)
작성자김종업로마노 쪽지 캡슐 작성일2022-10-30 조회수327 추천수1 반대(0) 신고

 

 

2022년 10월 30일 일요일

[연중 제31주일오늘의 묵상 (정천 사도 요한 신부)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자캐오는 세관장이었습니다.

세관장으로 번역된 그리스 말 아르키텔로네스가 당대의 세금 징수 체계에서 정확히 어떤 역할을 하였는지 알기는 어렵지만,

어쨌든 세리들 가운데 꽤 비중 있는 역할을 맡았던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로마 제국의 이익을 위하여 이스라엘 동족들을 착취하던 세리들은

온갖 미움과 멸시를 받았고 죄인으로 취급되었습니다.

그런 세리들의 우두머리 역할을 한 자캐오는 특히 죄인 중의 죄인으로 여겨졌을 것입니다.

게다가 그는 부자였습니다.

부당하게 부를 축적하였을 것이라는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는 예리코 사람들 사이에서

자캐오는 그야말로 소외된 사람이었습니다.

키가 작았던 자캐오는 군중에 가로막혀 예수님을 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의 작은’ 키는 마치 예리코 사람들 사이에서 그가 느꼈을 소외감을 상징하는 듯합니다.

사람들을 헤치고 나아갈 자신이 없었던 그는 돌무화과나무로 올라가 예수님을 물끄러미 지켜볼 뿐입니다.

그런 자캐오에게 예수님께서 먼저 말을 거십니다.

자캐오야얼른 내려오너라오늘은 내가 네 집에 머물러야 하겠다.”

이 말씀이 놀라운 변화를 가져옵니다.

이전에는 그 누구도 감히 자기 집에 초대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였던 자캐오가

이제는 얼른 내려와” 예수님을 기쁘게 맞아들입니다.

사람들의 투덜거림에도 전혀 위축되지 않고 일어서서

보란 듯이 가난한 이들을 위하여 재산의 절반을 나누겠다고 까지 선언합니다.

이제 자캐오는 더 이상 소외된 자가 아닙니다.

그 또한 아브라함의 자손으로

하느님 나라의 구원에서 결코 배제되지 않았음을 예수님께서 확인해 주셨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우리 주변에는 알게 모르게 죄인으로 낙인찍힌 많은 자캐오가 있습니다.

이야기 속 인물 자캐오에게 일어난 변화는 예수님의 접근에서 시작됩니다.

두려워하는 자캐오에게 먼저 말을 건네시며 그의 이름을 불러 주셨듯이,

예수님께서는 다른 자캐오들에게도 먼저 다가가려고 하십니다.

그런데 그런 구원의 길을 막아서는 자들이 우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수님 구원 사업의 방해꾼이 아닌 협조자가 될 수 있도록 좀 더 우리의 마음을 열었으면 좋겠습니다.

 

(정천 사도 요한 신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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