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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8-05-27 조회수1,037 추천수16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08년 5월 27일 연중 제8주간 화요일
 
 
 
Many that are first will be last, and the last will be first.
(Mk.10.31)
 
 
제1독서 베드로 1서 1,10-16
복음 마르코 10,28-31
 
 
어제 전화 한 통을 받았습니다. 출판사에서 온 전화였지요. 사실 이번에 저의 여섯 번째 책이 출판되는데요, 이 책에 넣을 저의 약력을 좀 써서 보내달라는 것입니다. 암담했습니다. 여섯 번째의 책을 썼다는 것 외에는 뭐 내세울만한 특별한 약력이 전혀 없거든요. 명문대를 나온 것도 아니고, 요즘 그 흔하다는 박사 학위조차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저는 그저 무난하게 고등학교 졸업하고 신학교에 들어가서는 쭉 다니다가 신부가 된 아주 평범한 경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강의 나가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본당이나 회사에 강의 부탁을 받아서 가면, 진행하시는 분이 제게 약력을 묻습니다. 저는 이제까지 거쳤던 곳을 이야기해드리지요. 그러면 그분께서는 ‘뭐 특별한 약력이 없냐?’는 식으로 저를 뻔히 쳐다보십니다. 이 모습을 보고서 저는 이렇게 말할 뿐입니다.

“그게 다에요.”

책을 내고 강의를 할 때, 좀 특별한 약력이 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가졌던 적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저의 평범한 경력을 들으면 시시하고 별 것 없는 사람으로 생각할 것 같기 때문이었지요. 그런데 문득 이러한 평범한 저의 과거가 바로 지금의 나를 더욱 더 돋보이게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왜냐하면 평범한 과거의 삶으로도 지금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기쁘게 살 수 있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단한 과거의 삶을 가지고 지금 화려하게 사는 것은 쉽겠지요. 그러나 평범하고 또 어려운 삶을 가지고서 지금 화려하게 사는 것은 그리 쉽지 않습니다. 결국 평범하고 어려운 과거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더욱 더 자랑스러워 할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지금의 고통과 시련 역시도 잠시 뒤에 다가올 미래에는 자랑스럽고 감사할 시간이 될 수 있는 것이 아닐까요?

그러한 차원에서 오늘 예수님의 이 말씀이 잘 이해됩니다.

“첫째가 꼴찌 되고 꼴찌가 첫째 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지금의 이 순간의 삶이 항상 영원한 것이 아닙니다. 지금 화려하고 멋지게 보이는 사람이 계속 그 모습을 간직하며 사는 것도 아니고, 지금 힘들게 살아가는 그 모습이 영원히 계속되는 것도 아니라는 것입니다. 결국 과거가 되는 그 모든 것들이 그렇게 중요한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보다는 지금이라는 이 현재에 어떻게 하면 더욱 더 충실할 것인가를 걱정해야 하며, 주님께서 원하시는 삶을 살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한 것입니다.

이제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평범함을 오히려 감사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지금 어렵고 힘든 나의 삶이 하나의 벌이 아닌, 하나의 커다란 축복임을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그때 우리들은 화려하고 멋지게 다가올 미래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꼴찌임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패배에 압도되지 말라(‘행복한 동행’ 중에서)

1994년 11월, 라스베이거스 특설 링에 낯익은 흑인 복서가 올랐다. 조지 포먼. 19세의 나이에 올림픽 금메달을 따고 이듬해 프로로 전향, 세계 챔피언 조 프레이저를 꺽으며 단박에 왕좌에 오른 전설적인 복서. 통상 전적 76승 중 68번을 KO승으로 마무리한 ‘해머 펀치’의 소유자였지만 그의 승리를 점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는 이미 쇠락한 45세의 별 볼일 없는 노장이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잠깐, 그의 과거를 흝어보자. 1977년 경기를 끝으로 링을 떠났던 포먼에게는 쓰디 쓴 기억이 있었다. 한창 승승장구하던 챔피언 시절, 그는 1974년 방어전에서 도전자 무하마드 알리에게 KO패를 당하는 바람에 급히 왕좌에서 내려와야 했다. 그날 이후 포먼은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은퇴 후 돌연 10년의 공백을 깨고 39살의 나이로 링 복귀를 선언했을 때, 사람들은 140Kg의 포먼을 ‘할아버지 복서’라며 조롱했다. 그리고 그로부터 다시 6년의 시간이 흐른 것이다.

다시금 무대에 오른 45세의 포먼은 20년 전 알리와의 대전 때 입었던 빨간 트렁크를 입고 있었다. 상대는 26살의 젊은 챔피언 마이클 무어러. 전문가들은 무어러의 일방적 승리를 점치고 있었다. 그러나 10라운드까지 무참히 맞고만 있던 포먼의 오른 주먹이 챔피언의 턱에 꽂히는 순간, 모든 것은 뒤바뀌었다. 흥분한 관중의 열렬한 환호, 최고령 세계 챔피언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한순간의 극적인 역전승이라고 생각하는가? 그렇지 않다. 포먼은 왕좌를 내준 뒤, 20년을 절치부심하며 링 주위를 맴돌았다. 복귀 후 6년이라는 시간 동안 여러 번 깨진 것은 물론이다.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포먼은 훗날 자서전에서 이렇게 말했다.

“패배에 연연하지 마라. 패배는 인생에서 단 하루 벌어진 일일 뿐이므로 거기에 압도돼서는 안 된다. 인생이란 링에서 선수로 뛰는 한 고통은 불가피하며 목표를 위해서 이 고통의 벽을 넘어야 한다.”
 
 
 
Amen, I say to you,
there is no one who has given up house or brothers or sisters
or mother or father or children or lands
for my sake and for the sake of the Gospel
who will not receive a hundred times more now in this present age:
houses and brothers and sisters
and mothers and children and lands,
with persecutions, and eternal life in the age to come.
(Mk.10.29-30)
 
 

Between Thorns And Roses / Ernesto Cortaz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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