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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8-06-09 조회수972 추천수15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08년 6월 9일 연중 제10주간 월요일
 
 
 
 Rejoice and be glad,
for your reward will be great in heaven.
(Mt.5.12)
 
 
제1독서 열왕기 상 17,1-6
복음 마태오 5,1-12
 
 
어제 낮에 너무나 피곤해서 낮잠을 좀 잤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어요. 딱 1시간만 자고서 일어나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글쎄 몇 시간을 잔 것입니다. 낮잠을 밤잠처럼 잔 것이지요. 할 일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그리 급한 일이 없었기 때문에 ‘잘 잤다’라는 생각과 함께 개운함이 가득했습니다. 하지만 이 낮잠의 결과는 밤에 나타나더군요. 잠을 자려고 하는데 잠이 와야 말이죠. 이리 뒹굴 저리 뒹굴 뒤척일 뿐 점점 정신이 말똥말똥 해 집니다. 점점 화가 납니다. ‘왜 이렇게 잠이 오지 않는 거야? 왜 낮잠은 그렇게 길게 자가지고서 이 고생인거야? 내일 새벽미사라 일찍 일어나야 하는데 이렇게 잠 잘 수가 없으니 어떻게 하지?’

결국 저는 잠자는 것을 포기하고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좀 지루한 책을 읽다보면 저절로 잠이 오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가졌던 것이지요. 하지만 저의 바람과는 달리 그 책을 다 읽고 말았습니다. 처음에는 조금 지루했는데, 점점 흥미진진해서 결국은 끝까지 다 읽은 것이지요. 그리고 잠을 자지 못하고 밤을 새고 말았지요. 그렇다면 제가 잠을 자지 못했다고 억울할까요?

아닙니다. 계속 미루기만 했던 책을 다 읽은 것과 함께 이 책에 담긴 좋은 내용들을 간직하게 되어서 오히려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잠이 오지 않는다고 불평과 불만이 가득했지요. 그러나 잠이 오지 않는 것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더군요. 오히려 책을 읽으면서 좋은 시간을 간직할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행복에 대해서 생각해 봅니다. 우리들이 쉽게 말하는 행복이라는 것. 어쩌면 이 행복은 쉽게 말하는 만큼 쉽게 얻을 수도 있는 것이 아닐까요? 행복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되는 고통과 시련 가운데에서도 행복은 우리에게 미소를 지으면서 다가옵니다. 문제는 스스로 행복이 없다고 판단하고 결론내리기 때문에 우리에게 다가오는 행복을 보지 못하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행복 선언을 하십니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슬퍼하는 사람들, 온유한 사람들, 의로움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들, 자비로운 사람들,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 의로움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들…….

이러한 사람들이 행복하다고 하십니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이 말씀은 곧 모든 사람이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나 우리들은 특정한 사람만이 행복하다는 착각 속에 살 때가 참으로 많지요. 특히 세속적이고 물질적인 것의 만족을 갖고 있는 사람만이 행복한 것으로 생각할 때가 얼마나 많습니까?

주님께서는 당신이 우리에게 주시는 행복을 받아 간직하면서, 항상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사람이 되라고 하십니다. 그렇다면 지금 나는 과연 얼마나 기뻐하고 즐거워하고 있을까요? 혹시 내게 다가오는 행복을 보지 못하면서 힘들고 어렵다는 불평과 불만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내가 행복한 이유를 떠올려 보세요. 그리고 적어 보세요. 없다고 생각했던 행복이 의외로 많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을 것입니다.




행복지수 4750원(김동건의 '11시에 만납시다' 중에서)
 

오래전에 김동건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11시에 만납시다." 라는 프로에 방송된 한 소녀의 사연입니다.

그 소녀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생김새의 소녀였습니다. 아마도 성실하게 사는 소녀 가장이라 토크쇼에 초대되어진 모양입니다. 소녀는 병든 할머니와 어린 남동생과 함께 산동네에 산다고 했습니다. 소녀의 아버지는 소녀가 어렸을 때 돌아가셨고 얼마 후 어머니까지 집을 나가셨다고 합니다.

그 소녀의 이름은 잘 기억이 안 나지만 소녀는 자신도 남들처럼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조심스럽게 했습니다.

김동건씨가 어떻게 하면 행복할 수 있을까라고 그 소녀에게 물었습니다.

소녀는 동생과 함께 어린이 대공원에 가서 아이스크림도 먹고 평소에 타보고 싶은 바이킹이란 놀이기구도 타고 싶다고 얼굴을 붉히며 말했습니다.

김동건씨는 눈이 붉어지며 그 비용을 자신이 낼 테니 얼마면 되겠냐고 소녀에게 물었습니다.

소녀는 의외의 제안에 조금 생각에 잠기는 듯 했습니다.

소녀는 조심스럽게 4750원 이라고 상세한 사용처를 밝혔습니다.

입장료, 아이스크림, 바이킹 요금, 대공원까지의 버스 요금.

텔레비전을 보며 속으로 십만 원쯤 생각했던 나는 혼잣말로 '바보', '바보' , '바보' 라고 읊조렸습니다.
 
 
 
Bill Douglas - Sweet 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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