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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앙의 신비여 - 04 내게 주신 지혜의 은사
작성자강헌모 쪽지 캡슐 작성일2012-05-16 조회수451 추천수5 반대(0) 신고

찬미예수님!
 

신앙의 신비여
사제 생활 50년의 단상

왕영수 신부 지음

8. 사목 현장에서 만난 주님

04 내게 주신 지혜의 은사
성령께서는 공동체의 발전과 그 공동체가 은혜로 운 공동체가 되도록 개인에게 많은 은사들을 주십니다. 믿음의은사, 지식의 은사, 지혜의 은사, 치유의 은사, 조직 관리의 은사 등등 여러 가지 은사를 주십니다. 이러한 은사들은 하느님께서 개인으로 하여 금 공동체와 다른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도록 주신 것이기 때문에 이 를 잘 활용하는 것은 곧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는 일이기도 합니다. 오늘날 부산의 메리놀 병원이 크게 발전한 것을 보면서 주님께서 내게 주신 '지혜의 은사'를 다시 한 번 회상해봅니다. 1970년 어느 날, 당시 최재선 주교님을 찾아뵈었을 때 마침 서류를 보고 계시던 주교님이 "왕 신부, 참으로 고맙고 감사할 일이지요." 하 시며 반색하셨습니다. 놀랍게도 메리놀 병원을 부산 교구가 인수하 게 됐다는 것입니다. 6.25 전쟁 때 수많은 난민환자를 치료해준 메리 놀 병원은 미국의 메리놀 수녀회가 운영하던 의료기관으로, 그 병원 이 부산 교구 소속으로 인계된다는 것은 교구로서는 무척 큰 일이 아 닐 수 없었습니다. 그것도 건물이나 기자재 등 병원과 관련된 모든 재 산이 교구에 무상 기증되고 운영권도 완전 이양된다고 하니 얼마나 기쁘고 반가운 일이겠습니까. "주교님, 어떤 절차를 거쳐 이양되었습니까?" 나는 궁금해서 여쭈었습니다. "석 달 전에 총장 수녀님이 내한해서 이양 서류에 서명하고 식사 한 끼 하고 그리고 끝이 났지요." 이양 문제는 모든 게 순조롭게 끝났지만 병원 운영에 관한 제반 문 제는 이제부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주교님은 이제 부터 미국에서 오던 약품이 모두 끊어지면 의약품 효능이 떨어지고 자칫 적자가 발생할 수도 있어 앞으로의 병원 운영이 문제라고 걱정 하셨습니다. "주교님, 순수하고 단순한 것도 좋지만 병원도 큰 사업인데 제대로 절차를 갖춘 품격 있는 인수식을 했으면 합니다. 한국전쟁 때의 피난 민과 부산 시민들은 메리놀 병원이 베푼 의료 혜택을 지금도 고마워 하고 있습니다. 그분들을 위해서라도 정상적이고, 또 홍보 차원의 인 수식을 해야 합니다. 나는 대내외적인 홍보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주교님은 나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주셨습니다. 곧바로 준비위원회를 발족하고 구체적인 기 획에 들어갔습니다. 첫 번째로 역점을 둔 것은 대외 홍보 문제였습니 다. 부산의 유수한 언론기관의 책임자를 초빙해서 주교님과 만찬을 나누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부산일보>, <국제신문>, 편집국장들 과 MBC, KBS 편성국장들이 오셔서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그 자 리에서 메리놀 병원의 한국 진출 목적, 진료한 환자 숫자, 미국약품 사용량, 최신식 병원의 구조와 조직, 한국전쟁 피난민을 위한 무료 진 료실적 등을 설명했습니다. 특히 미국 메리놀 수녀회 소속 수녀님들의 20년간의 헌신적인 봉 사 활동을 브리핑했을 때 참석자들은 크게 감동하였습니다. 이어서 현장을 시찰했고 마지막 커피 타임에는 참석자들이 이번 인수이양식 을 위해 각 언론사가 해줄 수 있는 홍보 방법, 지면 할애 등의 다양한 제안들을 스스로 해주면서 우리를 격려해 주었습니다. 면밀한 기획에 따라 성대한 이양식이 거행되었고, 부산의 언론기관 들이 앞 다투어 다양한 내용의 보도로 메리놀 병원을 소개했습니다. 그 효과는 대단했습니다. 그 결과 바로 다음 달부터 병원은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습니다. 남은 문제는 의약품이었습니다. 그 당시 미국 약품은 유일하게 메리놀 병원만이 갖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국산 약 품을 사용하면 흑자를 지속하기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돌파구를 찾던 중, 미국의 유수한 제약회사들 가운데 지난 10년간 기부 실적이 좋은 100여 개 회사를 선정하고 2,000여 명의 은인 명단 을 개당 50센트에 구입해서 선물과 함께 도움을 요청하는 주교님의 편지를 발송했습니다. 한 달 후, 우여곡절 끝에 부산세관을 통과한 큰 트럭 3대 분량의 의약품이 병원에 도착했고, 다시 미국 약품을 사용 하게 되자 1년 동안 대량의 국산 약품을 매입하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메리놀 병원은 점차 신뢰를 회복했고 흑자 경영으로 돌아섰으며, 과 거 메리놀 병원과 인연이 있었던 많은 사람들이 메리놀 병원의 변화 를 기뻐하고 축하해 주었습니다. 개인이나 공동체가 어떤 전환기를 맞아 문제가 발생할 때, 하느님 은 구체적으로 그 일에 개입하고자 하신다고 나는 믿습니다. 메리놀 병원이 어려웠던 상황에서 부산 교구와 메리놀 병원을 위해 역사하신 하느님의 섭리를 생각할 때, 나는 성령께서 내게 주신 지혜와 분별의 은사를 활용하여 봉사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은사를 주신 성 령께 감사드립니다. 성령께서는 우리 각자에게 봉사할 수 있는 능력을 주셨습니다. 받 은 은사를 잘 활용하는 것이야말로 하느님께로부터 받은 은총에 보 답하는 길입니다. 그러므로 내게 주신 은사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감 사하는 마음으로 봉사해야 합니다. 또 공동체나 교회는 개개인이 받 은 은사를 봉사하는 데 쓸 수 있도록 가르침과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 다. 그것이 주님께 대한 효성이 되고 영광을 드리는 일이라고 생각합 니다. "주님을 섬기는 직책은 여러 가지이지만 우리가 섬기는 분은 같은 주님이십니다."(1고린 12, 5) "성령께서는 각 사람에게 각각 다른 은총의 선물을 주셨는데 그것 은 공동 이익을 위한 것입니다."(1고린 12,7)

주님의 평화가 항시 함께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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