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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님 공현전 금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4-01-03 조회수451 추천수6 반대(0)

14년째 가난한 이들을 위해서 기부를 하는 분이 있습니다. 자신이 누구인지도 밝히지 않는 분입니다. ‘노송동의 기부천사입니다. 매년 연말이면 주민센터 앞의 전화기, 화단, 우체통 근처에 기부금을 담은 상자를 놓고 가시는 분입니다. 나쁜 일을 하면서 자신을 감추려하는 것은 많이 보았지만 좋은 일을 하면서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만큼 자신의 능력과 업적이 드러나는 것을 좋아하는 세상입니다. 14년 동안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기부를 하시는 분에게 존경과 사랑을 드립니다.

 

세례자 요한은 많은 일을 하였습니다. 사람들에게 세례를 주었고, 삶으로서 모범을 보였습니다. 사람들도 세례자 요한을 존경하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세례자 요한을 구세주처럼 따라다녔습니다. 예언자로 생각했습니다. 본인만 마음을 먹었으면 충분히 하나의 세력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바리사이파, 사두가이파와 맞서는 공동체를 만들 수도 있었습니다. 평생 존경을 받으면서 편안하게 살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세례자 요한은 모든 명예, 권력, 재물을 포기하였습니다. 자신은 새로이 오시는 분을 위해서 길을 안내하는 역할을 할 뿐이라고 하였습니다. 새로이 오시는 분의 신발 끈을 풀 자격도 없다고 하였습니다. 세례자 요한의 힘은 바로 겸손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러기에 예수님께서는 세상에서 세례자 요한보다 더 큰 사람은 없다고 칭찬하셨습니다.

 

의로운 사람이었던 요셉도 이제는 하느님의 뜻을 따르겠다고 하였습니다. 남모르게 파혼하기로 했던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 들였습니다. 성모님께서도 자신에게 다가온 엄청난 일을 받아들이며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이 몸은 주님의 종이오니 그대로 제게 이루어지소서.’ 겟세마니 동산에서 예수님께서도 이렇게 기도하셨습니다. ‘아버지 이 잔을 제게서 거두어 주십시오. 그러나 제 뜻대로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십시오.’ 신앙의 길, 구원의 길은 언제나 그 시작이 겸손입니다.

 

새해를 맞이해서 추기경님께 인사를 다녀왔습니다. 제가 운전을 해서 대주교님과 보좌주교님을 모시고 갔습니다. 먼저 와서 기다리던 많은 신부님들이 제 차 앞에서 인사를 하였습니다. 저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제가 교구장님과 주교님들을 모시고 갔기 때문입니다. 저 때문이라고 착각하고, 제 자신을 드러내려 했다면 아주 우스운 모습이 되었을 것입니다. 개구리 올챙이 시절을 기억 못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하늘을 나는 나비도 땅위를 기어 다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오스트레일리아의 한 원주민들은 지금의 사람들을 돌연변이라고 말한다고 합니다. 감사할 줄 모르고, 자신만을 아는 이기적인 사람으로 변했기 때문입니다.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 거짓을 말하고, 폭력을 행사하고, 이웃을 죽이기까지 하기 때문입니다. 감출 것이 너무 많아서 상대방의 마음을 읽을 수 없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잠시 머물다가는 육체를 위해서는 모든 것을 쓰면서도 영원히 살아가는 영혼에게는 너무 무심하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성서 말씀은 우리가 원래의 모습대로 살아가도록 요청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입니다. 우리가 어떻게 될지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지만, 그분께서 나타나시면 우리도 그분처럼 되리라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그분을 있는 그대로 뵙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분께 이러한 희망을 두는 사람은 모두, 그리스도께서 순결하신 것처럼 자신도 순결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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