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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6월 6일 야곱의 우물- 마르 12,35-37 묵상/ 메시아의 정통성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8-06-06 조회수959 추천수2 반대(0) 신고
메시아의 정통성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성전에서 가르치시며 말씀하셨다. “어찌하여 율법학자들은 메시아가 다윗의 자손이라고 말하느냐? 다윗 자신이 성령의 도움으로 말하였다. ‘주님께서 내 주님께 말씀하셨다.
 
′내 오른쪽에 앉아라, 내가 너의 원수들을 네 발 아래 잡아놓을 때까지.′’ 이렇듯 다윗 스스로 메시아를 주님이라고 말하는데, 어떻게 메시아가 다윗의 자손이 되느냐?” 많은 군중이 예수님의 말씀을 기쁘게 들었다.
(마르 12,35-­37)
 
 
 
 
◆메시아란 ‘기름부음을받은자’, 곧 왕이란 뜻이다. 다윗 왕은 이스라엘 역사 안에서 하느님께 선택되었고 또 하느님 마음에 든 왕이었다. 그래서 장차 이스라엘을 구원할 메시아는 다윗 왕의 후손이라는 것이 구약의 예언이고 이스라엘 백성의 믿음이었다. 그런데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그 철석같은 믿음을 뒤집는 말씀을 하신다. 다윗이 메시아를 주님이라고 불렀는데, 어떻게 메시아가 다윗의 자손이 되겠느냐는 말씀이다. 그런데 많은 군중이 이 말씀에 기뻐했다고 복음은 전한다.

 
메시아가 다윗의 자손이어야 한다는 믿음과 사고는 사실 일종의 고정관념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한 믿음의 본질은 메시아의 정통성을 이스라엘의 왕정에 두고 싶었던 이스라엘 지배계급의 욕망이 투사된 것이 아니었을까? 사실 메시아는 하느님께서 보내는 사람이고, 그가 다윗의 자손이든 아니든 상관없는 일이었다.
 
예수님은 인성으로는 다윗의 후손으로 태어나셨지만, 그것은 예언을 완성하기 위한 일이었지, 메시아의 정통성을 부여받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메시아의 정통성은 무엇인가? 그것은 다윗의 자손 여부가 아니라 하느님께서 보내신 분, 그리고 하느님의 뜻에 순종하여 자신에게 맡겨진 이들을 위해 목숨을 내놓는 사랑의 행위로 드러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요즘 나는 모 방송국의 대하사극 <대왕 세종>을 열심히 시청하고 있다. 왕자로 태어났지만 왕세자가 아니기 때문에 백성을 위한 어떤 행보도 왕권을 욕심내는 행위라 하여 용납되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백성을 위한 일을 계속하려는 충녕 대군의 노력이 참으로 감동적이다.
충녕 대군이 후일 ‘대왕’의 칭호를 받는 임금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장자에게 주어지는 왕권의 정통성을 받았거나 위대한 업적들 때문이 아니라 참으로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졌기 때문이리라.
 
이웃을 사랑하고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은 내가 어떤 자리에 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왕이라서 또 메시아라서 그 일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일을 하기 때문에 왕이고 메시아인 것이다.
조용상 신부(서울대교구 주교좌명동대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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