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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결혼과 이혼' - [유광수신부님의 복음묵상]
작성자정복순 쪽지 캡슐 작성일2008-05-23 조회수808 추천수5 반대(0) 신고
  결혼과 이혼 (마르 10, 1- 12)

 -유 광수신부-

 

 그런데 천지 창조 때부터 하느님께서는 사람을 남자와 여자로 만드셨다. 그러므로 사람은 그 부모를 떠나 자기 아내와 하하여 둘이 한 몸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그들은 이제 둘이 아니라 한 몸이다. 그러므로 하느님께서 짝지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 놓아서는 안 된다. 집에 돌아 와서 제자들이 이 말씀에 대하여 물으니 예수께서는 "누구든지 자기 아내를 버리고 다른 여자와 결혼하면 그 여자와 간음하는 것이며 또 아내가 자기 남편을 버리고 다른 남자와 결혼해도 간음하는 것이다"라고 말씀하셨다.   

 

예수님은 왜 이혼이 허락할 수 없는 것인 가를 설명하기 위해서 천지창조 때로 거슬러 올라가서 설명해 주신다. 결혼과 이혼은 시대와 지역에 따라서 인간이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성격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이혼은 안 된다"는 것은 하느님의 계획이고 따라서 인간은 오직 그 법을 따라야 할뿐인 하나의 원칙이라는 것이다.

 

 내가 남자이든 여자이든 나의 존재는 하느님에 의해 창조된 피조물이다. 따라서 나의 생명의 주인은 내가 아니라, 하느님이시라는 것이다. 이것은 인간 관계를 이해하는데 그리고 나와 하느님과의 관계를 이해하는데 가장 기초적인 것이고 기본적인 원리이라는 것이다. 이 원리에서부터 모든 문제는 풀어 나가야 한다. 내가 창조주처럼 생각하는 착각에서 벗어나서 피조물이라는 입장에서 모든 문제를 풀어야 한다. 

 

 

두 번째 원칙은 사람은 부모를 떠난다는 것이다. 남자와 여자로 만들었기 때문에 남자는 여자를 여자는 남자를 찾아 부모를 떠난다는 것이다. 부모는 창조주이신 하느님의 뜻에 따라 사람이 이 세상에 존재하도록 하신 분이시기 때문에 감사드려야 할 분이시기는 하지만 한 몸을 이루어 함께 사랑을 나눌 짝은 아니다. 따라서 사람은 자기를 존재하게 하신 부모를 떠나 자기 짝을 찾아가는 것이 하느님의 계획이다. 즉 사람은 창조주이신 하느님에 의해서 그렇게 살아가도록 만들어진 피조물인 것이다. 사랑스런 자식이 부모를 떠나는 것은 못내 아쉬운 일이지만 그렇다고 그 순리를 막을 수는 없다. 이 순리를 막는 것은 부모에게나 자식에게나 불행한 일이다. 자식은 어차피 부모를 떠나 자립해야 할 존재이기 때문에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된 것이 아니라 태어날 때부터 떠남은 시작되는 것이다. 이 떠남은 어머니의 자궁을 떠나는 것으로 시작해서 서서히 진행되다가 사춘기의 격변기를 거쳐 결혼기가 되면 짝을 찾아 부모를 떠나 자기들만의 둥지를 틀고 자리 잡는 것이다.

 

남녀가 부모를 떠남은 자기 짝과의 결합을 위한 것이다. 혼인 예식서에 보면 혼인 계약문이 있다. "나---는 당신을 아내(남편)로 맞아들여 즐거울 때나 괴로울 때나 성할 때나 아플 때나 일생 신의를 지키며 당신을 사랑하고 존경할 것을 약속합니다" 고 되어 있다. 이것은 두 사람과의 계약이다. 즉 결혼의 내용은 어디에서나 어떤 처지에서나 나는 당신을 사랑과 존경으로 결합하여 함께 살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두 사람과의 약속이면서 또한 하느님과의 약속이기도 하다. 즉 당신을 내 아내로 남편으로 결합하겠다는 약속이기 때문에 이 계약은 서로에게 주는 결혼 선물인 것이다. 즐거울 때나 괴로울 때나 성할 때나 아플 때나 일생 이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더 이상 결혼 생활이라고 할 수 없다. 결혼생활이란 죽을 때까지 이 약속을 지켜 나가는 것이다.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하신 것도 하느님의 역사이셨고 또 그와 짝을 찾아 짝지어 주시는 것도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이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수십억의 사람들 가운데에서 단 한 사람의 자기 짝을 선택하는 일이 어찌 인간의 일인가? 고무신도 다 제 짝이 있듯이 모든 인간에게는 자기에게 맞는 짝이 있다. 하느님이 창조 때부터 짝지어 주신 짝이 있다. 그 많은 사람들 가운데에 누가 나의 짝인지는 오직 창조하신 분만이 아신다. 우리는 짝을 만나는 것을 인연이라고 한다. 인연이란 우연히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어떤 힘에 의해 이끌림을 받는다는 뜻이다. 즉 전생에서부터 둘이 짝이 되어 태어났다는 것이다. 이런 일은 인간의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하느님의 섭리이다. 즉 서로의 짝을 만나게 해주신 분은 바로 창조주이신 하느님이 하신 일이다. 따라서 하느님이 맺어 주신 결혼을 인간이 갈라 놓아서는 안 된다. 결혼은 하느님의 일이지 인간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는 이혼율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이혼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여러 가지 원인을 들겠지만 근본적인 것은 서로간의 사랑이 없기 때문이다.

 

인간의 창조에서 하느님은 "우리 모습을 닮은 사람을 만들자"(창세 1,26)고 하셨다. 하느님은 원래 인간을 창조하실 때 다른 피조물들과는 달리 "우리 모습을 닮은"인간을 창조하셨다. 따라서 인간에게는 누구에게나 사랑자체이신 하느님을 닮은 모습이 있다. 이 아름다운 모습이 깨어진 것은 사랑으로 하느님을 닮으려고 한 것이 아니라 "하느님처럼 선과 악을 알게"(창세 3, 5)되고자 하는 탐욕으로 따먹지 말라는 나무 열매를 따먹었기 때문이다. 혼인성사는 탐욕으로 잃어 버렸던 하느님의 모습을 원상시켜 주는 것이다. 즉 사람을 창조하시고 "보시니 참 좋더라!" 고 하셨던 본래의 모습을 되찾아 주신 것이다. 그 모습은 "우리 모습을 닮은 사람"의 모습이다. 하느님을 닮은 "우리"라는 말에는 남자만도 아니고 여자만도 아닌 남자와 여자가 포함된 것을 말한다. 따라서 결혼은 남자만의 것도 또는 여자만의 것도 아닌 "우리"라는 하나의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이혼은 하느님이 만들어 주신 이 원초적인 공동체를 피괴시키는 행위이다.

 

그것은 부부간에 서로의 계약을 지키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혼인 계약서에는 "나는 평생동안 언제나   ..... 신의를 지킬 것을 약속합니다."라고 서로가 서로에게 약속하였다. 이 약속은 남자와 여자가 공동으로 지켜야 할 의무이고 책임이 있는 것이다. 이혼은 서로가 이런 노력을 하지 않는 데에서 빚어지는 불행이다. 대부분의 이혼은 "우리"라는 개념이 없이 마치 아담과 에와가 하느님과 같아지기 위해 선악과 나무 열매를 따먹었듯이 "너는 나의 것"이라는 일방적인 소유욕에서 빚어진다. 그 누구도 상대방의 소유가 되어서는 안 된다. 즉 누구에게 예속되어져서는 안 된다. 서로가 서로의 인격을 존중해주는 그래서 "너"와 "나"의 두 인격이 "우리"라는 하나의 공동체를 만들어 가면서 하느님을 닮은 "우리"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우리"라는 단위는 하나의 공동체를 말한다. 인격 공동체인 가정은 최초의 인간 사회이다. 인간 사회는 친교의 사회이다. 친교는 서로 나누는 것이다. 상대방의 인격을 존중해주고 갖은 것을 서로 나누는 것이다. 이혼은 하루 아침에 오는 것이 아니라 친교가 없는 삶이 계속되었을 때 오는 하나의 결과이다. 따라서 이혼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서로의 친교를 통해서 "우리"라는 공동체를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일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와 "너"라는 두 인격체가 하나 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함께 노력해 나가야 할 작업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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