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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6월 5일 야곱의 우물- 마르 12, 28ㄱㄷ-34 묵상/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8-06-05 조회수491 추천수2 반대(0) 신고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

그때에 율법학자 한 사람이 예수님께 다가와, “모든 계명 가운데에서 첫째가는 계명은 무엇입니까?” 하고 물었다. 예수님께서 대답하셨다.
“첫째는 이것이다. ‘이스라엘아, 들어라. 주 우리 하느님은 한 분이신 주님이시다. 그러므로 너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둘째는 이것이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 이보다 더 큰 계명은 없다.”
 
그러자 율법학자가 예수님께 말하였다.
“훌륭하십니다, 스승님. ‘그분은 한 분뿐이시고 그 밖에 다른 이가 없다.’ 하시니, 과연 옳은 말씀이십니다. 또 ‘마음을 다하고 생각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그분을 사랑하는 것’과 ‘이웃을 자기 자신처럼 사랑하는 것’이 모든 번제물과 희생 제물보다 낫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가 슬기롭게 대답하는 것을 보시고 그에게, “너는 하느님의 나라에서 멀리 있지 않다.” 하고 이르셨다.
 
그 뒤에는 어느 누구도 감히 그분께 묻지 못하였다.
(마르 12,28ㄱㄷ-34)
 
 
 
 
◆율법학자 한 사람이 예수님께 다가왔다. 이 율법학자는 부활 이후의 삶에 대해 사두가이들과 논쟁을 벌인 예수님의 답변을 듣고, 부활에 관해 사두가이들과 대립각을 세우던 바리사이의 한 사람으로서 예수님을 자기네 편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러면서도 다시 한 번 확인하기 위해 예수님께 계명에 대한 질문을 던진 것이다.
 
곧 첫째가는 계명이 무엇인지 몰라서가 아니라 예수님께서 계명에 관해 자기네 바리사이들과 같은 견해를 가졌는지 확인하기 위한 질문이었던 것이다. 결과는 율법학자에게 만족스러웠던 것 같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에게 꼬리표를 하나 달아주셨다. 그것은 “너는 하느님 나라에서 멀리 있지 않다.”라는 말씀이다. 이 말씀은 언뜻 칭찬처럼 들린다. 그러나 가만히 보면 말속에 뼈가 있다. 예수님은 어떤 의중으로 이 말씀을 하신 걸까?
 
예수님은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에 대해 이렇게 말씀하신다. “그들이 너희에게 말하는 것은 다 실행하고 지켜라. 그러나 그들의 행실은 따라 하지 마라. 그들은 말만 하고 실행하지는 않는다.”(마태 23,3) 그렇다. 율법학자의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었다. 배운 것이 많아 슬기롭게 대답할 줄 안다. 그러나 그것을 실행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하늘나라 근처에는 갔지만, 하늘나라에 들어가지는 못하는 것이다. 예수께서 그에게`‘너는 하느님 나라에서 멀리 있지 않다.’고 하신 말씀의 속뜻은 바로 그것이 아닐까?
 
요즘 교우들은 열심히 배우러 다닌다. 성경학교, 신앙강좌, 어려운 신학 세미나까지…. 참 보기 좋은 모습이다. 그런데 그 모습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인데….’ 오늘 복음에 나오는 율법학자처럼, 많이 배우고 알아서 하늘나라 근처에는 갔지만 배워 안 것을 실행하지 못해 하늘나라에 들어가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조용상 신부(서울대교구 주교좌명동대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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