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8-05-17 조회수764 추천수17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08년 5월 17일 연중 제6주간 토요일
 
 
 
 Then a cloud came, casting a shadow over them;
then from the cloud came a voice,
“This is my beloved Son. Listen to him.
(Mk.9.7)
 
 
제1독서 야고보 3,1-10
복음 마르코 9,2-13
 
 
어제 저녁식사 때 밥도둑이라고 불리는 간장게장을 먹었습니다. 워낙 맛이 있어서 하나도 남기지 않고 싹싹 비벼서 먹었지요. 그런데 이 간장게장은 맛이 있는 반면에 한 가지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간장게장의 고유한 비린내가 상당히 심하다는 것입니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먹을까 말까를 망설이기도 했지요. 왜냐하면 어제는 저녁미사가 있는 날이거든요. 하지만 양치질하고 깨끗이 손을 닦으면 되리라는 생각을 가지고 아주 맛있게 간장게장을 먹었습니다.

그리고 저녁미사 때였습니다. 저는 신자들에게 너무나 미안했습니다. 글쎄 양치질은 했는데, 양치질 하는 순간에 전화를 받느라 손의 냄새를 지우는 것을 깜빡 한 것입니다. 미사 중에 혹시나 하는 생각에 살짝 냄새를 맡아보았지요. 역시 비린내가 제 손에 가득했습니다. 분명히 계획은 양치질 하고 손을 닦는 것이었는데, 전화 받느라 양치질만 하고 손 닦는 것을 잊어버린 것입니다.

조금만 더 신경을 썼더라면 이런 일이 없었겠지요. 그런데 우리들의 일상 안에서 이렇게 신경을 쓰지 않아서 나도 모르게 무심결에 다른 이들에게 상처를 줄 때가 얼마나 많을까요?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베드로도 그러했던 것 같습니다.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 장면을 목격하게 된 베드로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를 몰랐습니다. 더욱이 자기가 그렇게 존경하는 엘리야와 모세가 예수님과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보게 되지요. 이 순간이 너무나 행복하다는 생각과 세상에 나가 힘들게 살기 보다는 이곳에서 편안하게 살았으면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나 봅니다. 그래서 무심결에 예수님께 말씀드리지요.

“스승님, 저희가 여기에서 지내면 좋겠습니다. 저희가 초막 셋을 지어 하나는 스승님께, 하나는 모세께, 또 하나는 엘리야께 드리겠습니다.”

예수님께서 이 변모 장면을 제자들에게 보여준 것은 부활의 영광을 미리 보여준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부활의 영광은 십자가의 고통과 죽음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지요. 이 십자가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부활의 영광만을 생각하는 제자들을 향해 하느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항상 깨어있어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떠올려집니다. 그러나 우리들은 깨어있지 못해서 순간순간의 잘못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 같습니다. 조금만 더 신경을 쓰면 될 것을, 세상일에 더 큰 관심을 가지고 있어서 계속해서 주님께서 원하시는 뜻과 반대의 모습으로 살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는 말씀을 기억하면서, 항상 주의를 기울이면서 주님의 뜻을 가슴에 새기고 실천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그때 우리가 그토록 바라는 부활의 영광을 언젠가는 체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조금만 신경을 쓰고 주의를 기울이도록 합시다.



 

같은 상황, 다른 생각(호아킴 데 포사다, ‘피라니아 이야기’ 중에서)

어느 여인이 비행기의 탑승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 여인은 기다리는 동안 읽을 책 한 권과 과자 한 봉지를 구입한 뒤, 역시 탑승시간을 기다리는 한 남자 옆에 앉았다. 여인은 책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팔을 뻗어 탁자 한가운데 있는 과자를 하나 집었다. 그러면서 슬쩍 곁눈질로 보니 옆에 앉은 남자가 자신의 과자를 하나 집어 가는 것이 아니가.

그녀는 계속 책을 읽은 척하면서 과자를 또 하나 집었다. 그러자 그 남자도 과자를 하나 더 집었다. 여인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이런 상황은 과자가 마지막 하나 남을 때까지 계속되었다. 여인이 그 마지막 과자를 집기 전에 남자는 과자를 가져다가 반으로 쪼개더니 한 쪽을 여인에게 건네주었다.

‘세상에, 어쩜 이렇게 뻔뻔할 수가!’

그 순간 남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여인에게 미소 지으며 즐거운 하루가 되길 바란다는 말을 남기고 돌아섰다. 너무 어이가 없던 여인은 남자를 쫓아가서 왜 허락도 없이 자신의 과자를 먹었는지 따지려 했지만 비행기의 탑승을 알리는 안내 방송이 나와 어쩔 수 없이 화를 누르며 돌아섰다.

그러나 여인은 책을 넣기 위해 가방을 열다 깜짝 놀랐다. 뜯지도 않은 과자가 얌전히 놓여 있는 것이 아닌가. 그토록 어이없는 행동을 한 사람은 바로 자기 자신이었다. 여인은 같은 상황에서도 상대를 너그러이 이해하고 오히려 자기 것을 나누는 것에 기뻐했던 남자를 떠올리며 다른 사람의 행동에 대한 자신의 판단이 언제나 옳을 수 없다는 사실을 마음 깊이 새겨 넣었다.
 
 
 
“Rabbi, it is good that we are here!
Let us make three tents:
one for you, one for Moses, and one for Elijah.”
(Mk.9.5)
 
 
 Moonnight Dance - Praha
      
Gary Barlow - Forever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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