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이 영근 신부님의 복음 묵상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2-12-25 조회수378 추천수1 반대(0) 신고

21225. 주님 성탄 대축일.

 

(성탄대축일 낮 미사)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요한 1,14)

 
축하합니다. 우리 주님의 탄생을!
 
오늘 <입당송>에서는 대체 오늘 우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그리고 왜 기쁜지를 <이사야 예언서>의 9장 5절을 통해 이렇게 들려줍니다.
 
“우리에게 한 아기가 태어났고 우리에게 한 아들이 주어졌네.”(이사 9,5)
 
그런데, “한 아기”, “한 아들”이 태어난 일, 그것은 대체 무엇을 말하는가?

<제1독서>와 <화담송>에서는 그 “한 아기”가 ‘구원자’임을, <제2독서>에서는 그 “한 아들”이 ‘하느님의 아들’임을 말해줍니다. 그리고 <복음>에서는 그 “한 아기”, “한 아들”이 그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신 말씀’임을 밝혀줍니다.

오늘은 이 “한 아기”, “한 아들”의 탄생일 입니다. 곧 예수님의 출산일 입니다. 그러니 오늘의 주인공은 당연히 ‘아기 예수님’입니다. 그런데 또 한 분의 주인공이 있습니다. 다름 아닌 ‘아기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입니다.
 
오늘은 특별히 ‘아기 예수님의 출산 속에 숨겨진 마리아의 신비’ 두 가지를 들여다보고자 합니다.
 
먼저 질문해 봅니다. “마리아는 ‘출산의 진통’을 겪었을까요? 겪지 안했을까요?”
 
이에 대해, 구약성경은 모순적인 두 가지 예언을 전해줍니다. 곧 ‘고통 없는 메시아 출산’(이사 66,7-8)과 ‘메시아 해산의 고통’(미카 5,1-2)을 동시에 전해줍니다. 곧 <이사야 예언자>는 메시아의 어머니가 해산의 고통을 겪지 않을 것이라고 다음과 같이 예언합니다.
 
“진통을 겪기 전에 해산하고 산고가 오기 전에 사내아이를 출산한다. 누가 이런 것을 들어 본 적이 있느냐? 누가 이런 일을 본 적이 있느냐?”(이사 66,7)
 
그런데, <미카 예언자>는 메시아의 어머니가 ‘해산의 고통’을 겪을 것이라고 이렇게 예언합니다.
 
“너 에프라타의 베들레헴아. 너는 유다 부족들 가운데서 보잘것없지만 나를 위하여 이스라엘을 다스릴 이가 너에게서 나오리라. ... 해산할 여인이 아기를 낳을 때까지 주님은 그들을 내버려 두리라.”(미카 5,1-2)
 
여기서, <이사야 예언서>는 ‘메시아 탄생에 대한 예언’으로, 새로운 창조의 때가 오면 여인이 아이를 낳을 것인데, 새 창조에 속하는 ‘해산의 고통 없이’ 아이를 낳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반면에, <미카 예언서>는 ‘메시아의 어머니에 관해 예언’하면서 ‘해산의 고통’을 겪으리라고 전하는데, 이는 구원의 시기가 도래하기 전에 겪어야 하는 ‘고통의 시간’을 가리키는 ‘메시아 해산의 진통’에 대한 예언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전자는 ‘예수님 탄생의 신비’를, 후자는 ‘예수님 죽음의 신비’를 가리킵니다.

결국, 마리아는 베들레헴에서 ‘출산의 고통’을 겪지 않았으며, 대신 갈바리아에서 그 고통을 겪었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기적적인 ‘출생’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사실, 구약성경의 눈으로 보면, ‘해산의 진통’은 원죄의 결과입니다(창세 3,16). 그러니, ‘원죄 없으신 마리아’께서 ‘해산의 진통이 없는 출산’을 하시는 것은 당연한 결과인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동정 잉태하신 마리아’께서 그리스도를 ‘동정인 채 출산’하시는 것은 당연한 결과인 것입니다. 곧 출산하셨지만 여전히 동정이신 것입니다. 참으로 놀라운 신비입니다.
 
이에 대해, 2세기의 리옹의 이레네우스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분의 출생과 관련하여, 같은 예언자(이사야)는 다른 곳에서 이렇게 말하였다.
‘진통이 오기 전에, 산고가 오기 전에, 그녀가 사내아이를 낳았다.’(이사 66,7).
이렇게 예언자는 동정녀로부터 예상치 못한 기적적인 출생을 예고했다.”([사도적 가르침의 논증] 54)
 
또 8세기의 다마스커스의 요한은 이렇게 말합니다.
 
“... 잉태되신 분께서 잉태한 분을 동정으로 머물도록 지켜주셨듯이, 태어나신 분께서 단지 지나가셨을 뿐 닫아두어 그녀의 동정이 손상되지 않게 하셨다.”([정통신앙] 4.14)

그러니, 예수님의 ‘잉태’와 ‘출산’은 둘 다 기적이었습니다. 곧 ‘원죄 없으신 잉태’와 ‘동정 잉태’와 ‘진통 없는 출산’과 ‘동정을 잃지 않는 출산’이라는 기적입니다. 이는 단지 기적일 뿐만 아니라, 예언의 성취이며, 둘 다 예수님의 신성을 드러냅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탄생 그 자체가 ‘새로운 창조’의 시작입니다. 그리하여 사도 바오로가 말했듯이 예수님은 “많은 형제 가운데 맏이”(로마 8,29)가 되십니다. 그러니 예수님이 ‘맏이’라면, 마리아는 예수님의 어머니일 뿐 아니라 예수님의 동생인 우리들의 어머니가 되십니다. 하니, 이 얼마나 복된 날인지요!!

오, 멋진 형인 나의 아기 예수님!
오늘 인간이 되어 오셨으니, 당신 사랑으로 온 세상을 가득 채우소서!
이 세상에 평화와 구원을 이루어 기쁨이 차오르게 하시고 당신 영광의 광채를 뒤덮으소서! 아멘.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모든 사람을 비추는 참 빛이 세상에 왔다.”(요한 1,9)
 
주님!
오늘 제가 빛을 입었으니 일어나 빛을 비추게 하소서.
자비를 입었으니 자비를 베풀게 하소서.
생명을 얻었으니 생명을 꽃피게 하소서.
당신께서 내려오시니 저도 따라 내려가게 하소서.
당신께서 비우시니 저도 비우게 하소서.
당신께서 가난해지셨으니, 저도 가난해지게 하소서. 

참 생명을 받았으니 새 인간이 되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