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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6월 3일 연중 제9주간 화요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8-06-03 조회수902 추천수13 반대(0) 신고
 

6월 3일 연중 제9주간 화요일 - 마르코 12,13-17


“황제의 것은 황제에게 돌려주고,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돌려드려라.”

 

 

                          <세상 속의 하느님을 위한 참된 봉헌>


    메마르고 척박한 땅에 호박모종들을 심었더니 비실비실 영 자라나지를 않았습니다. 그러던 차에 너무 오래 돼서 더 이상 먹지 않는 한약들, 다양한 종류의 차들, 썩은 감자들이 눈에 띄길래 섞어서 거름으로 주었습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한약이나 차, 감자 모두 원래 땅에서 난 것들이었습니다. 땅에서 나서 다시 땅으로 돌아갔습니다. 또 다른 식물을 위한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따지고 보니 우리 인간들 역시 마찬가지이군요. 지금은 다들 어깨에 힘주고 살지만, 한 가닥씩 하지만, 기고만장하지만, 사실 우리는 빈손으로 이 세상에 왔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빈손으로 떠나가게 될 것입니다.


    이 세상 살아가면서 ‘내 것’이라고 우겨대는 것들이 사실 진정한 의미에서 ‘내 것’이 아니었습니다. 내 것이라고 움켜쥐고 있어서는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오늘 복음 말미에서 예수님께서는 “황제의 것은 황제에게 돌려주고,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돌려드려라.”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제도나 법이 정한 대로 세상의 권력가에게 바칠 것은 바치되, 그러나 최종적인 것은 하느님께로 돌려야 할 것임을 강조하고 계십니다.


    ‘내 것, 네 것’ 티격태격하지만 사실 우리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모든 것이 하느님의 것입니다. 모든 것이 하느님으로부터 왔으며, 그분께 귀속되며, 최종적으로 그분께로 되돌아갑니다.


    우리가 지닌 모든 것은 하느님의 소유이기에 하느님께 바쳐야 하는 것이 절대불변의 진리입니다. 하느님께 되돌리는 데 너무나 인색한 인간들이기에, 어쩔 수 없이 제정된 관습이 ‘십일조’였습니다.


    지난 달 유명을 달리하신 선우경식 요셉 원장님의 생애가 시간이 흐를수록 오늘 우리들에게 큰 감동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지난주에는 ‘추적 60분’이란 코너를 통해서 요셉 원장님의 생애가 집중적으로 재조명되었습니다.


    그분은 우리에게 ‘참된 봉헌’ 무엇인가를 잘 보여주고 떠나셨습니다. 자신이 지니고 있었던 재능이나 학력, 시간이나 건강...모든 것을 다 세상 안의 하느님인 노숙인들을 위해 봉헌하셨습니다.


    뇌출혈로 쓰러지기 바로 전날까지 그 끔찍한 통증을 참아가며 평상시처럼 진료하시던 모습, 큰 수술을 요하는 행려병자를 위해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이 병원 저 병원 찾아다니던 모습, 자신을 위해서는 저축도, 휴가도, 투자도, 아무것도 하지 않으셨던 모습을 통해 참된 봉헌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셨습니다.


    참된 봉헌은 입으로만 하는 봉헌이 절대로 아니겠지요. 참된 봉헌은 생각으로만 하는 봉헌도 아니겠습니다. 참된 봉헌은 봉헌성가로만 하는 봉헌도 아닐 것입니다.


    요셉 원장님께서 보여주신 것처럼 나의 구체적 삶, 내 아까운 시간, 내 생애 전체를 통한 봉헌이 참된 봉헌이 아닐까요?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가톨릭성가 174번 / 사랑의 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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