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10. 주님의 종 [셋째 노래](이사 50,1-11)

다음은 이스라엘의 잘못된 부분을 혹독하게 나열하고 있는 주님 말씀이다. 여기서 이스라엘은 주님의 아내로서, 이스라엘인들은 그 자식들로서 그려지고 있다. “내가 너희 어미를 쫓아내며 써 준 이혼 증서가 어디 있기라도 하더냐? 네 빚쟁이들 중 누구에게 내가 너희를 팔아넘겼단 말이냐? 바로 너희 죄 때문에 너희가 팔렸고 너희 죄악 때문에 너희 어미가 쫓겨 갔다. 내가 불렀을 때 왜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느냐? 정녕 내가 힘이 없어 구원할 수가 없다는 말이냐? 보라, 나는 말로도 바다를 말리고 강들을 광야로 만든다. 물고기들은 물이 없어서 죽어 간다.”

사실 이스라엘에는 예로부터 ’이혼과 재혼에 관한 여러 규정‘이 있었다. 다음은 그 대표되는 예이다(신명 24,1-4 참조). “어떤 남녀가 혼인하였는데, 그 여자에게서 추한 것이 드러나 눈에 들지 않을 경우, 이혼 증서를 써주고 자기 집에서 내보낼 수 있다. 그 후 그 여자가 그의 집을 떠나 다른 이의 아내가 되었는데, 두 번째 남편도 그녀를 싫어해 증서를 써주고 자기 집에서 내보낸 경우나, 그녀를 아내로 맞아들인 남자가 죽은 경우, 그녀가 이미 더럽혀졌으므로, 그를 내보낸 첫 남편은 다시 그를 아내로 맞아들일 수 없다. 그런 일은 주님께는 역겨운 짓이다. 너희는 주 하느님께서 너희에게 상속 재산으로 주시는 땅에, 죄를 끌어들여서는 안 된다.”

여기서 ‘이혼 증서를 써서 손에 쥐어 주고 자기 집에서 내보낼 수 있이 규정’은 일반적인 관례로서, 성경에는 명시적인 법 조항으로는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그 여자가 이미 더럽혀졌다는 것’으로, 소박맞은 여자의 이혼 그 자체로 부정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기에 재혼이 금지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그 여자의 전 남편과의 관계에서 볼 때 부정하다는 것뿐이다. 이는 두 번째 남자와의 관계에서, 첫 번째 배우자와 다시 결합하는 것이 부정한 행동으로 용인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법은 무엇보다 사회적인 의미를 지닌다. 곧 법의 목적은 가벼운 이유로 부인을 쉽게 내쫓는 것을 막으려는 데에 있다. 한 번 결정한 것을 취소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음은 '주님의 종'의 셋째 노래 부분이다. 주 하느님께서는 나에게 제자의 혀를 주시어 지친 이를 말로 격려할 줄 알게 하신다. 사실 ’제자의 혀를 주신다.‘는 의미는, 제자는 늘 스승의 말을 듣고, 스승의 말을 하게 됨을 나타낸다. 내 귀를 일깨워 주신다. 그분께서 내 귀 열어 주시니, 나는 거역하지도 뒤로 물러서지도 않았다. 나는 매질하는 자들에게 내 등을, 수염을 잡아 뜯는 자들에게 내 뺨을 내맡겼고, 모욕과 수모를 받지 않으려고 내 얼굴마저 가리지도 않았다.

그러나 주 하느님께서 나를 도우시니 나는 수치를 당하지 않는다. 그러기에 나는 내 얼굴을 돌처럼 만든다. 나를 의롭다 하시는 분께서 가까이 계시는데 누가 대적하려는가? 우리 함께 나서 보자. 누가 나의 소송 상대인가? 내게 와 보아라. 보라, 주 하느님께서 나를 도와주시는데 나를 단죄할 자 누구인가? 보라, 그들은 모두 옷처럼 해지고 좀이 그들을 먹어 버리리라.

너희 가운데 누가 주님을 경외하고 그분 종의 말에 순종하느냐? 빛이 없이 어둠 속을 걷는 자는 주님의 이름을 신뢰하고 자기 하느님께 의지하여라. 그러나 스스로 불을 피우고 불화살에 불을 당기는 너희는 모두 자기가 피운 불 속으로, 자기가 댕긴 불화살 속으로 들어가거라. 이것이 너희가 내 손에서 받아야 할 바니 너희는 고통 속에 드러누워야 하리라. 이렇게 남에게 해를 끼치려는 자는 마침내 하느님의 직접적인 개입으로 자신이 해를 입게 된다는 것이다.

내 말을 들어라, 아브라함 자손들아.[계속]

[참조] : 이어서 ‘11. 하느님의 의로운 종(51,1-23)’이 소개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