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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예수님의 누룩 ....... [김상조 신부님]
작성자김광자 쪽지 캡슐 작성일2008-05-13 조회수584 추천수12 반대(0) 신고

오늘 복음은 빵이 주된 내용이다.
제자들이 빵을 챙기지 않은 것과 빵에 관한 예수님의 말씀이 주 내용이다.

바로 앞에 나오는 기적은 빵 일곱 개와 물고기 몇 마리로 4천명을 먹인 내용이다.
거기에 대해 제자들과 예수님의 관심사가 좀 다르다.

제자들은 자기들이 먹을 빵을 챙기지 않은 것을 걱정하고 있고,
예수님은 빵이 되게 만드는 누룩의 역할에 대해 골똘히 생각하고 계시다가
그만 “바리사이와 헤로데의 누룩을 조심하라”는 가르침을 주신다.

누룩은 밀가루를 부풀게 하여 먹기 좋게 하는 재료다.
누룩을 넣지 않으면 밀가루 반죽을 구워도 딱딱해서 먹기가 어렵다.
누룩은 밀가루를 부드럽게 만들어 사람들이 먹기 좋게 하는 역할을 한다.

바리사이들과 헤로데도 그런 누룩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바리사이와 헤로데의 누룩이 뭔지 알려면 그 앞에 나온 바리사이와 헤로데의 모습을 알아보면 된다.

먼저 헤로데는 자신이 가진 권력으로 무고한 요한을 죽였다.
바리사이는 예수님을 시험하려고 표징을 요구하였다.

헤로데의 누룩은 권력이다.
권력은 많은 사람이 자기 앞에서 머리를 조아리고
자기에게서 떨어지는 명령을 뭔지 입만 쳐다보게 한다.
그 덕분에 헤로데는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무고한 세례자 요한을 목 베어 죽이는 어리석은 사람이 되고 만다.

바리사이의 누룩은 표징에 대한 훌륭한 가르침이다.
하느님의 율법을 사람들이 알아듣기 쉽게 해설해주는 능력이다.
어쩌면 말씀에 대한 능력 언변, 지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덕분에 천국에 들어가는 열쇠를 손에 쥐게 되었지만
자기도 들어가지 않으면서 남도 들어가지 못하게 막고 있었다.

그에 비해 예수님의 누룩은 무엇일까?
오늘 복음에 비추어 생각해보면 5천명,
4천명을 배불리 먹인 기적에서 찾아봐야 할 것 같다.

빵을 많게 하는 기적에서 예수님이 보여주신 행동은
빵과 물고기를 들고 하늘을 우러러 감사드리고 그 빵을 떼어주는 모습이었다.
이것이 예수님이 들려주고 싶은 누룩이야기의 내용이 아닐까 싶다.

어린 아이 하나가이 정원 의자에 앉아 있는 아버지 주위에서 놀고 있었다.
아이는 정원에 놓인 커다란 바위를 들어보려고 애를 쓰고 있었다.
하지만 바위가 너무 커서 도저히 들어올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쳐다보고 있던 아버지가 아이에게 이렇게 말했다.

“힘을 더 내어 보아라. 너는 지금 힘을 다 쓰지 않고 있다.”

“아니에요 아빠, 저는 있는 힘을 다 쓰고 있어요. 그런데 도저히 바위가 움직이지 않아요.”

그러자 아버지가 이렇게 말했다.
“내가 이렇게 네 평에 있는데도 너는 이 아빠에게 도와 달라고 청하지 않았지 않느냐?
그렇게 아버지에게 청하는 것도 내가 쓸 수 있는 너의 힘이다.
그러니 너는 힘을 다 쓰지 않은 것이다.”

하늘을 우러러 감사드리는 것,
그것이 예수님이 사용하신 누룩이다.
하늘에 계신 당신 아버지께 청을 드린 것이다.

우리도 그런 누룩을 사용해야 한다.
그런데 대체로 우리도 이 어린아이처럼 자기가 할 수 있는 힘을 다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하고
하느님께 청하는 것을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청해봤자 이루지겠어? 기적이 아무에게나 일어날라고?” 하는 것이다.

물론 하느님은 기적을 남발하지 않는다.
어떤 표징도 인간에겐 쓸모없을 수가 있다.
모세와 예언자의 말도 듣지 않는다면
죽었던 사람이 살아서 돌아가도 듣지 않을 것이라고 예수님이 말씀하셨듯이 말이다.

하지만 기적이란 의심없이 아버지께 청하는 아이에게 주어지는 아버지의 무상한 선물이다.
그것이 이루지고 말고는 상관없이 아버지께 청하는 것이 필요할 뿐이다.
예수님의 누룩은 이 의심없이 청하는 아버지께 대한 신뢰이다.
그 신뢰로 빵 5개로 5천명을 먹일 수 있는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그것이 예수님이 사용하신 누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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