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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5월 28일 야곱의 우물- 마르 10, 32-45 묵상/ 네, 주님, 마실 수 있습니다!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8-05-28 조회수543 추천수5 반대(0) 신고
네, 주님, 마실 수 있습니다!

(필자가 묵상한 구절을 중심으로 싣습니다.)
그때에 예수님의 일행이 예루살렘으로 올라가는 길이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 앞에 서서 가고 계셨다. 그들은 놀라워하고 또 뒤따르는 이들은 두려워하였다. 예수님께서 다시 열두 제자를 데리고 가시며, 당신께 닥칠 일들을 그들에게 말씀하기 시작하셨다.
 
“보다시피 우리는 예루살렘으로 올라가고 있다. 거기에서 사람의 아들은 수석 사제들과 율법학자들에게 넘겨질 것이다. 그러면 그들은 사람의 아들에게 사형을 선고하고 그를 다른 민족 사람들에게 넘겨 조롱하고 침 뱉고 채찍질하고 나서 죽이게 할 것이다. 그러나 사람의 아들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날 것이다.” 제베대오의 두 아들 야고보와 요한이 예수님께 다가와, “스승님, 저희가 스승님께 청하는 대로 저희에게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하고 말하였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내가 너희에게 무엇을 해주기를 바라느냐?” 하고 물으시자, 그들이 “스승님께서 영광을 받으실 때에 저희를 하나는 스승님 오른쪽에, 하나는 왼쪽에 앉게 해주십시오.” 하고 대답하였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너희는 너희가 무엇을 청하는지 알지도 못한다. 내가 마시는 잔을 너희가 마실 수 있으며, 내가 받는 세례를 너희가 받을 수 있느냐?” 하고 물으셨다.
 
그들이 “할 수 있습니다.” 하고 대답하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마시는 잔을 너희도 마시고, 내가 받는 세례를 너희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내 오른쪽이나 왼쪽에 앉는 것은 내가 허락할 일이 아니라, 정해진 이들에게 돌아가는 것이다.”
(마르 10,32-­45)
 
 
 
 
◆고통스럽고 절박한 상황 속에서 나에게 기도를 요청해 오는 형제자매들을 많이 만난다. 어떠한 방법으로도 해결할 수 없고, 무엇으로도 위로받을 수 없을 것 같은 절망 속에서 고통스러워하는 그들을 만날 때, 나는 과연 그들이 어떻게 그 난관을 극복하며 무슨 힘으로 슬픔과 괴로움의 잔을 마실 수 있을까 하는 물음을 스스로에게 던진다. 그러나 그때마다 나는 바로 그들한테서 문제에 대한 가장 적절한 대답을 듣는다. “만일 제게 신앙이 없었다면, 제가 이렇게 주님 앞에 나와 주님의 성체를 모시고 기도할 수 없었다면 아마 한순간도 견디지 못할 것입니다.”

 
예수께서는 “내가 마시는 잔을 너희가 마실 수 있느냐?” 하고 물으셨다. 요한과 야고보는 그 말의 의미를 잘 알지 못했지만, “마실 수 있습니다.” 하고 대답했다. 결국 예수님의 잔은 그들의 잔이 되었고, 또한 예수님을 따르고자 하는 우리의 잔이 되었다. 어떤 의미에서 보면 그 잔은 원래 우리 몫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예수님은 몸소 그 잔을 받아 우리 대신 십자가를 지고 고통 받으시며 죽으심으로써 우리가 받을 고통을 축복해 주시고 고통의 의미를 부여해 주셨다. 우리가 겪는 그 어떠한 고통도 예수께서 겪지 않으신 것은 없다. 예수님은 당신이 마시는 잔 안에 인류가 겪을 모든 고통과 슬픔과 상처를 담았다. 예수님도 당신의 잔을 앞에 두고 “지금 내 마음이 괴로워 죽을 지경이다.” 하셨지만 사랑으로 그 잔을 끝까지 기쁘게 마셨다.

 
신앙이 우리에게 위로와 힘을 주는 이유는 예수님이 우리의 고난과 고통을 대신 겪으심으로써 완전히 제거해 주셨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예수께서 직접 그 모든 고통의 일부가 되심으로써 우리의 모든 고통과 고난에 당신이 함께하기를 원하셨다는 데 있다. 우리 가운데 그 누구도 예수님한테서 완전히 분리되어 홀로 고통 받지 않는다. 우리는 미사 때마다 그분의 말씀을 듣는다. “이는 너희를 위하여 흘리는 내 피의 잔이다. 받아 마셔라. 그리고 나를 기억하여라.”
 
우리는 예수님의 잔을 받아 마시며 그분의 삶을 기억한다. 그리고 그 기억은 나에게 내 삶의 쓰디쓴 잔을 기쁘게 마실 힘을 준다. “네, 주님, 마실 수 있습니다!”
이상각 신부(수원교구 남양성모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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