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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익명의 성인(聖人)들 - 사도1,15-17.20-26 요한15,9-17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8-05-15 조회수473 추천수7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8.5.14 수요일 성 마티아 사도 축일
                                    
사도1,15-17.20-26 요한15,9-17

                                                        
 
 
 
"익명의 성인(聖人)들"
 


우리는 모두 성인들입니다.

우리는 모두 성인이 되라 불림 받고 있습니다.
성인이 되는 것 우리 모두의 의무이자 권리입니다.

서로 사랑하는 이들이 성인들입니다.

‘서로 좋아하라’ 하지 않고
서로 사랑하라’ 하신 말씀에 유의해야 합니다.
 
비상한 성인이 아니라 평범한 성인입니다.
본래의 참 나가 되어 서로 사랑할 때 성인입니다.
 
 평범한 익명의 성인들 같지만
다 유일무이한 고유한 존재로서의 성인들이니,
평범한 성인이 아니라 세상에 하나 뿐이 없는
나름대로 다 비범한 성인입니다.
 
분명 하느님 눈엔 그럴 것입니다.

다음 시편의 의인이 바로 성인입니다.

“의인에게는 빛이 솟아오르고,
  마음 바른 이에게는 기쁨이 솟나이다.
  의인들아, 주 안에서 기뻐들 하라,
  거룩하신 그 이름을 찬양들 하라.”

언제 어디서든 주 안에서 기뻐하는 이들,
거룩하신 하느님을 찬양하는 이들이 성인입니다.
 
저절로 그들 안에서는 빛이 솟아오르고 기쁨이 솟아납니다.
하느님으로부터 나오는 빛이요 기쁨입니다.
 
그러니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성인이 될 수 있습니다.
오늘 성 마티아 사도라는 인물이 참 흥미롭습니다.
유다를 대신하여 사도로 뽑혔다는 것을 제하고는
거의 알려진 게 없으니 익명의 성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전승에 의하면 예루살렘에서 순교했다 합니다.
다른 열한 사도들은 이미 예수님 공생애 동안 이름을 날렸고
복음서에 등장하는데 같이 활동했으면서도
익명으로 지내다 예수님 떠나신 후
유다 대신 사도의 자리에 오르니
비로소 마티아라는 인물을 만나게 됩니다.
 
유다가 끝까지 사도직을 수행했더라면
티아는 우리에게는 영영 익명의 성인으로 남아있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성인품에 오르지 않았지만
하느님만이 아시는 익명의 성인들은 얼마나 많을까요?
 
아마 드러난 성인들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뿐일 것입니다.
사실 우리 수도원 주변에도 헌신적으로 봉사하는
익명의 성인들은 얼마나 많은지요.

예수님 공생애 동안 내내 숨어 주님을 따랐던 마티아가
진정 매력적인 성인입니다.
 
유다에 대한 어두운 추억 때문에
그 누구도 유다 자리에 앉는 걸 썩 마음 내켜하지 않았을 것이며,
인간적으로 볼 때도 결코 유쾌한 사도직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제비를 뽑아 사도로 뽑히자
순종하여 사도가 된 겸손한 마티아입니다.
 
어제 읽은 교황 베네딕도 16세께서
요셉 라칭거 추기경으로 활약하던 시절 쓴 책,
전례의 정신’이란 책에 나오는 재미있는 대목을 인용합니다.
 
‘하느님께서 악마가 아폴론 주교에게 모습을 드러내도록 하셨다.
  그 악마는 검고 추하며 끔찍할 정도로 비쩍 마른 사지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무엇보다 특기할 만한 사실은 악마에게는 무릎이 없다는 것이다.
  무릎을 꿇을 수 없는 특성이야말로 악마의 본질인 것이다.’
  무릎 꿇어 겸손히 기도할 줄 모르는 교만한 자들이
  바로 악마라는 이야기입니다.
 
하여 마티아의 겸손이 더욱 돋보입니다.
 
오늘 복음도 성인이 되는
아주 쉬우면서도 어려운 길을 주님은 가르쳐주십니다.

“내가 내 아버지의 계명을 지켜 그분의 사랑 안에 머무르는 것처럼,
  너희도 내 계명을 지키면 내 사랑 안에 머무를 것이다....
  이것이 나의 계명이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사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것을 실천하면 너희는 나의 친구가 된다.”
서로 사랑하여 주님의 친구가 된 이들이 성인입니다.
평생 공부가 서로 사랑하는 공부요,
평생 이기적 나와의 싸움이 서로 사랑하는 일입니다.
 
내 힘으로는 이런 지칠 줄 모르는 사랑 못합니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이 바로 서로 사랑의 열쇠입니다.
 
우리를 위한 주님의 무한한 사랑이 서로 사랑의 마르지 않는 샘입니다.
 
하여 주님 사랑 안에 머물러 서로 사랑에 항구할 수 있습니다.

주님 사랑 안에서 서로 사랑에 항구한 이들이,
주님의 친구들이요 성인들입니다.

우리 모두 이런 성인들이 되라고 불림 받고 있습니다.
 
이보다 중요한 평생과제는 없습니다.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주님은 서로 사랑에 항구할 수 있도록
우리에게 당신의 사랑을 풍성히 부어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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