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면 반전이라는 것이 있다.
한참 이야기가 진행되다가 마지막 순간에 가서
전혀 엉뚱한 결말을 보여주는 것을 두고 반전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거의 회생불가능한 사회의 낙오자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실패가 오히려 그 사람의 미래에 더 큰 영예와 영광을 가져다 준다는 식의 내용이 그런 것이다.

작년 여름 전 세계를 감동시킨 남자가 있다. 얼마전 한국에도 다녀갔다.
폴 포츠라는 휴대폰 판매원이다. 지금은 세계적인 성악가?가 되었다.

그는 뚱뚱하고 못생긴 외모에 이빨까지 어그러져서 비호감인 사람이다.
외모 때문에 어릴때부터 왕따였고, 혼자 있을 땐 늘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성악가가 되고 싶었지만 교통사고에 암까지 겹쳐서 포기하기도 했다가
드디어 용기를 내어서 도전하였다.
우리 나라로 치면 스타킹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땅딸막한 체구에 못 생긴 외모로 오페라를 하겠다고 하니
심사위원들도 속으로 코웃음치는 모습이 TV에 잡혔다.

이윽고 노래를 시작하자 사람들은 놀란다.
심사위원들의 표정도 점점 변하고 여성 심사위원은
마지막 클라이막스에서 감동적인 목소리에 눈물까지 훔친다.
관객들도 모두 일어나서 기립박수를 치며 심사위원들도
처음에는 심드렁한 얼굴로 있다가 점점 표정이 밝아지고 놀라고
나중에는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마지막 심사위원은 자기 생각에는 가장 완벽한 노래였다고 소감을 말한다.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던 결과였다. 본인도 놀랬다고 한다.

살아가면서 우리가 하는 일은 어떤 것일까?
어릴 때엔 학교를 다니고, 어른이 되어서는 직장을 가지고,
때로는 동료들과 단합대회를, 어떤 때에는 동창회를
어떤 때엔 봉사활동을 어떤 때에는 부우이웃 돕기를,
어떤 때에는 가족들과 나들이를 한다.
이런 모든 인간활동의 목적이 무엇일까?
여러 가지 목적이 있겠지만,
나는 그것을 “지금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라고 말하고 싶다.

오늘은 뭔가 부족하고 내일은 뭔가 충분하길 기대하는 것이 인간 삶의 목적이 아닐까?
그렇지 않다면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그저 살아지는 대로 사는 삶은 결코 의미있는 삶이 아니다.
해가 뜨고 지는 대로 일어났다가 아무 목적없이 활동하다가 잠드는 삶이라면
그것이 동물들과 다를 것이 무엇이겠는가?
동물들도 그렇게 하지 않는다.
벌은 꿀을 열심히 모아서 2세를 위해 먹이를 장만하고
개미들도 열심히 먹이를 모아서 미래의 세대를 위해 노력한다.

사람들은 더 큰 목적을 위해 일한다.
종족보존만이 아니라, 사회의 정의를 위해서,
혹은 자기의 신념과 종교적인 가치를 위해서,
혹은 이 남자처럼 어릴 때부터 꾸었던 꿈을 이루기 위해 살아간다.

그 모든 것은 지금의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한 것이다.
그것도 보다 나은 것으로 반전시키기 위한 것이다.

의사는 질병의 과정을 반전시키고,
화가들은 빈 캔버스를 감탄의 도가니로 반전시키고,
건축가는 삶의 공간을 반전시킨다.

그렇다면 우리 믿는 신자들은 무엇을 반전시키려고 해야 할까?
예수님이 부활하셔서 얼마간 제자들과 함께 지내다가 승천하셨다.
승천하시면서 세상 모든 사람들을 당신 제자들로 삼으라고 명하셨다.
그런데 그 중에는 의심하는 제자들도 있었다.
하지만 예수님은 그런 것에 개의치 않으셨다.
세상 끝날 까지 제자들과 함께 있겠다고 하셨다.

우리 믿는 사람들이 반전시켜야 할 것들은 세상이다.
의사, 화가, 건축가를 포함한 세상의 모든 것들을
하느님의 것으로 반전시키는 것이 우리 믿는 사람들의 몫이다.
물론 그 속에서 자기 자신의 반전은 기본적인 것이다.
자신이 변화하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 세상을 반전시킬 수는 없는 것이다.
나부터 먼저 하느님을 위한 사람으로,
세상을 위한 봉사자로 반전된 다음에야
비로소 세상을 하느님의 것으로 반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반전시키는 삶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