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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5월 5일 야곱의 우물- 요한 16, 29-33 묵상/ 민들레의 꿈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8-05-05 조회수448 추천수2 반대(0) 신고
민들레의 꿈

그때에 제자들이 예수님께 말하였다. “이제는 드러내 놓고 이야기하시고 비유는 말씀하지 않으시는군요. 저희는 스승님께서 모든 것을 아시고, 또 누가 스승님께 물을 필요도 없다는 것을 이제 알았습니다. 이로써 저희는 스승님께서 하느님에게서 나오셨다는 것을 믿습니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이제는 너희가 믿느냐? 그러나 너희가 나를 혼자 버려두고 저마다 제 갈 곳으로 흩어질 때가 온다. 아니, 이미 왔다. 그러나 나는 혼자가 아니다. 아버지께서 나와 함께 계시다. 내가 너희에게 이 말을 한 이유는, 너희가 내 안에서 평화를 얻게 하려는 것이다.
 
너희는 세상에서 고난을 겪을 것이다. 그러나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
(요한 16,29-­33)
 
 
 
 
◆공부방에도 갈 수 없는 아이들을 위한 공부방 ‘민들레의 꿈’은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겨우 열네 살 된 소년이 용산역 근처에서 노숙생활을 하다가 노숙자 형들을 따라 민들레 국숫집에 밥을 먹으러 왔습니다. 벌써 몇 번이나 어린아이들이 밥 먹으러 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점점 늘어나는 손님 때문에 힘이 들지만, 이 아이들을 위해 용기를 냈습니다.

 
지난해 7월 30일, 겨우 만 원을 입금한 우체국 통장으로 전세자금 이천 만 원을 목표로 모금을 시작했습니다. 11월 12일에 22,192,000원이 모였습니다. 백일 만에 전세금 마련이라는 꿈이 이루어졌습니다. 수련 수녀님들이 보태주셨는가 하면, 공고 학생들도 동전을 모아 보냈습니다. 큰돈을 익명으로 보낸 분도 많습니다. 인터넷의 어느 게시판에 익명으로 올라온 글을 옮겨봅니다. 이분은 공부방을 도와주신 자매님입니다.
 
“제 자신을 위해서는 돈을 아끼는 편이에요. 가령 파마는 일 년에 두 번쯤 동네에서 하고, 기초화장품 정도만 사용합니다. 의류는 올해와 작년 모두 양말만 구입했네요.
올해엔 제 자신에게 매달 10만 원씩 용돈을 주기로 했어요. 스타벅스에서 비싼 커피 한 잔 마시고, 친구들과 스파게티도 사먹고…. 아무튼 마음을 먹긴 먹었는데 까맣게 잊고 있다가 10월에야 생각이 났으니 그동안 백만 원이나 모인 셈입니다.
 
백만 원을 어떻게 써야 하나 생각하다가 며칠 전에 읽은 책이 생각나더군요. 인천에서 노숙자들에게 따뜻한 밥을 차려드리는 분 이야기였어요. 그래, 이곳에 드리자 마음먹었어요. 시부모님이 농사지어 주신 쌀로 백설기를 맞추어 지난 주말에 남편과 같이 인천에 갔어요. 찾느라 조금 고생했어요. 떡 드리고, 돈 드리고 돌아오는 길에 제 자신이 얼마나 기특하던지요. 더불어 남편한테도 고마운 생각이 들었어요.

 
세상은 정말 살 만한 것 같아요. 아무리 세상이 부패한 것 같아도 그날 국숫집에서 10분 정도 차 마시는 동안 얼마나 마음이 따뜻하던지요. 대학생으로 보이는 총각도 봉사하러 왔다고 앞치마 두르고 설거지하고, 좁고 초라한 공간이지만 음식 냄새도 좋았습니다. 드시는 분들도 행색은 초라했지만 사람다운 대접을 받으면서 식사하는 모습이 좋아 보였어요. 그냥 제 자신이 기특하기도 하고, 이런 유치한 자랑을 하는 것이 쑥스럽기도 합니다.”
서영남(인천 민들레 국숫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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