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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익명의 그리스도인(Anonymous Christian)
작성자김용대 쪽지 캡슐 작성일2008-05-04 조회수568 추천수5 반대(0) 신고

 아시아의 가난한 사람들에게 마더 데레사가 있었듯 남미(南美)의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카마라(Dom Helder Camara, 1909-1999)대주교가 있었다. 그는 브라질의 가난한 사람들뿐만 아니라 곤궁에 처한 사람들이 있는곳이면 어디든 달려가서 봉사하였다. 그의 첫 저서는 성경 주해서였다. 그 뒤에 <Through the With Dom Helder Camara>를 출판하였는데 내용이 범상치 않았으며 깊이도 있었다. 그래서 불란서의 소설가 로저 보젼(Roger Bourgeon)이 기획한 TV방송에 카마라 대주교가 출연하여 이 책을 중심으로 강론하기도 하였다. 이의 내용을 발췌편집하였다.
 
[나는 때때로 가톨릭 신자만이 구원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어리석은 신자들을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물론 하느님께서 가톨릭 신자나 개신교신자를 골라 뽑으셨기 때문에 성령이 그들에게 머물고 그들 안에서 숨쉬고 있을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가톨릭 신자만 구원을 받는 일은 있을 수 없습니다. 당치도 않습니다. 사랑과 도움에 굶주리고 목말라하고, 에고에서 벗어나 자기중심적인 삶에서 떠나려고 애쓰고, 이웃을 돌보려 하고, 양심의 소리를 들으려 하고, 선한 일을 하려고 애쓰는, 세계도처에 있는 이런 사람들에게는 종교와 관계 없이 모두 하느님의 성령이 함께 하고 계십니다. 나는 "많은 사람들이 동양에서 그리고 서양에서 올 것이다."는 주님의 말씀을 좋아합니다. 우리는 하느님 아버지의 집에서 몇몇 가톨릭 신자들과 불교의 일부 신자, 유대교의 일부 신자, 이슬람교의 소수의 신자, 개신교의 일부 신자들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리스도인의 경우 주님이 많은 사람들 중에서 골라 뽑아 주님을 믿게 만들었는데도 하느님의 집에는 들어가지 못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믿지 않아도 하느님 아버지의 집에 들어갈 수 있는데 종교는 왜 필요할까요?
 
 우리들은 자신만이 진리를 바로 알고 있다고 믿고 있는 수가 많습니다. 그러나 예를 들면 무신론자라도 예수님과 같은 삶, 부처님과 같은 삶을 사는 사람이면 누구나 진리를 다 알고 있습니다. 우리들은 하느님 안에서 살고 있고 우리 안에 하느님을 모시고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은 워낙 위대하셔서, 우리가 하느님의 뜻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하느님의 그 넓은 가슴을 헤아리지 못하고 있지만, 사실 우리들은 하느님보다 훨씬 더 위대해져야 합니다. 
 
 나는 우리들이 보지 못했던 달의 뒤 부분 사진이 처음으로 찍혔을 때 무척 놀랐습니다. 마찬가지로 어느날 우리들이 하느님 아버지와 마주 앉게 되면 무척 놀랄 것입니다. 그때에야 비로소 하느님을 얼마나 알지 못했던가를 실감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진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들만 성령을 독차지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우리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사람들에게도 겸손해야 합니다. 그들은 우리들보다 더 진실한 그리스도인인지도 모릅니다.
 
 나는 제자들이 "주님, 저희에게 기도하는 법을 가르쳐 주십시오."하고 간청한 말을 좋아합니다. 우리들은 기도하는 방법을 이미 배워서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마찬가지로 주님의 기도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들은 주님의 기도를 입으로만 하고 있지, 가슴으로 기도하고 있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주님이 우리들에게 가르쳐주신 기도대로 사는 것을 배우는 것입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하고 시작합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진실로 하느님이 우리들의 아버지라고 믿고 있습니까? 아니면 단순히 '나의' 아버지,'우리의' 아버지입니까? '우리들의' 아버지이면 우리들은 모두 형제자매입니다. 같은 아버지를 가진 형제자매인 것입니다. 
 
 미사 시에도 아무 생각 없이(?) 옆에 있는 사람들에게 "평화를 빕니다."하고 말합니다. 그러나 미사가 끝나고 집에 돌아가면 다른 사람들은 까맣게 잊어버립니다. 다른 사람들이 진정으로 우리들의 형제자매라면 그들이 아픈지, 굶어 죽어 가고 있는지 마땅히 알아야 하며 그들을 위해 무언가를 해야 합니다. 
 
 그 다음에는 "아버지의 뜻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하고 말합니다. 하느님의 뜻과 우리의 뜻이 같으면 하느님의 뜻을 받아들이기란 식은 죽 먹기입니다. 우리 모두 하느님에게 청하는 것이 무엇인가 정확히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우리들보다 훨씬 더 많이 알고 계시고 우리가 청하는 것을 하느님의 뜻에 따라 받아들이십니다. 그리고 아무 대가도 바라시지 않습니다.
 
 또 우리가 구하고 있는 것이 우리 자신을 위해서는 오히려 좋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주님과 관련해서는 우리는 어린애와 같습니다. 아버지는 어린애가 갖고 놀기를 바란다고 칼을 주지 않으며 혼자 계단을 내려가게 내버려 두지도 않습니다. 
 
 여러분들께서는 내가 좋아하는 기도를 아십니까? "주님, 당신의 은총으로 주님께서 원하시는 것을 저가 원하도록 도와 주시고, 주님이 좋아하시는 것을 저가 좋아하도록 도와 주소서." 솔직히 말해서 우리들이 제대로 아는 것이 하나라도 있습니까? 물론 모든 것이 우리들 하기 나름이지만, 우리들 자신을 주님의 손에 맡겨 드리고, 주님의 도움을 받아 우리의 취약한 점을 보완하겠다고 결심하는 것도 우리 자신에게 달려 있습니다. 
 
우리는 주님의 기도대로 사는 것을 배워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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