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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탈출기35~37장을 통해 받은 치유
작성자이혜원 쪽지 캡슐 작성일2008-03-31 조회수613 추천수9 반대(0) 신고

재주가 좋으면 팔자가 세다..(?) 시어머니께서 가끔 하신 말씀이다.
마리아는 뭐도 잘하고 뭐도 잘하고 하시면서 한참 칭찬을 하신 다음에
"근데, 재주가 좋으면 팔자가 세다는 옛말이 있다."그러셨다. "
才勝德 하지말라"고도 하셨다. 재주가 덕을 이기지 못하게 하라...는 말씀. "네가 재주가 좀 있는 모양인데, 품성은 한없이 부족하니 잘난척 하지말고 까불지 말라"는 뜻이다. 막 결혼해서 시집살이를 하던 때의 얘기다.


사실 난 스스로 뭘 잘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열등감이 많고 자신감이 없고 자아개념이 낮고 늘 주눅들고 쭈뼛거리고 그러다 더 실수하고..그러는 편이다. 그런데도 그런말을 들었다. 지금보다 훨씬 긴장해 있었고 예민해 있었고 마음이 훨씬 약했고 불안정한 상태였기 때문이겠지만, 많이 속상했고, 마음에 상처로 남았고, 시어머니는 왜 날 이렇게 경계하시고 미워하실까 생각했다. 울기도 많이 울었다. 그때는 종종 울었었으니까.
당신의 재주없음을 변명하는 것이고 나를 시기하는 것이리라 생각하며 이겨내려고도 했었다. 사실, 시어머니는 소위 '재주가 메주"인 분이다. 살림이나 요리를 포함해서 뭐 하나 잘하시는 게 없다. 당신은 그런 가벼운 손재주따위는 없고 양반이고 뼈대있는 집안 孫이며 교양과 지성미가 가득한 사람이라는 것을 주장하고 싶은 게 그 말씀의 밑에 깔려있는 생각이었을 것이다.

'재주가 좋으면 팔자가 세다"...하긴 그런 말이 있기는 하다.
'목수, 바느질쟁이 잘사는 것 못봤다'는 말도 있고.
그러나 그것은 才를 천시했던 우리 선비문화의 옳지 않은 일부분이다.
농사짓는 것 이외에 모든 노동을 천시하여, 양반은 일체의 노동을 하지 않고
상민들이 지어주는 옷입고 만들어주는 신 신고 손 팅팅 불어가며 만들어준 종이에 글쓰고
잡아준 고기먹고 아플땐 그들 손에 침맞고 약먹고 하면서도 그들을 자신들과 계급을 달리하여 천시했다. 혹자는 이러한 사회적 특성이 우리나라가 근대사회로의 혁명적 변화를 겪는 과정을 더디게 한 요소중 하나였다고도 한다.

나는 오늘, 말씀으로 치유받았다.
하느님께서는 성소건립을 위하여 친히 재능있는 자들을 부르셔서 명령하셨다.
특히 브찰엘에게는 하느님의 영으로 온갖 재능과 총명과 일솜씨를 채워주셨다.
이 재능있는 자들은 모두 모여 하느님께서 명령하신 모든 것을 만들었다.
성소에 필요한 모든 것들을 만들었다. 성막, 천막, 덮개, 널빤지, 제사빵, 등잔대, 향, 청동격자, 휘장 등 
무수히 많은 가지가지들을 만들었다.
그들은 나무를 자르기도 하고 천을 자르기도 하고 바느질도 하고 음식도 만들었을 것이며
제단을 장식할 여러가지 장신구들도 만들었을 것이고 등잔대를 만들기도 했을 것이며 온갖 솜씨를 발휘하여 성소를 아름답게 했을 것이다. 그것은 하느님의 영으로 채워주신 것이었다.

우리의 삶은 모든 것 하나하나가 다 하느님께 봉헌되어야 할 것들이라고 믿는다.
그러므로 삶에서 필요로 하는 모든 일은 모두 하느님께서 채워주신 재능과 재주와 능력으로
행해지는 것이다. 그렇게 될 때 우리 삶은 하느님께 봉헌되어질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하느님께 봉헌되어지는 삶을 열심히, 잘, 제대로, 멋지게, 솜씨있게, 해내는 데에 있어서 팔자타령 따위는 전혀 필요치 않은 것이다. 
내가 무얼하든, 그것이 하느님께 봉헌되어질 일인 까닭에, 잘 해내는 것은 가벼운 솜씨 자랑이 아니라 하느님께 영광과 찬미를 드리는 일이다.

칭찬도 내가 받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내게 하신 일에 대한 것이므로 그 영광 또한 하느님께서 받으시는 것이므로, 칭찬 또한 거절할 일이 아니다.
성모님께서 엘리사벳의 당신을 향한 찬미와 들어높임을 담담히 받으셨던 것은, 성모님 자신을 들어높임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당신께 하신 일에 대한 들어높임임을 아셨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성모님은 그리스도적 참겸손의 의미를 알고 실천하신 분으로 참겸손의 모범이신 분이시다.

칭찬을 칭찬으로 받지 못하고 
'저 칭찬 뒤에는 뭔가 다른 게 있을 것이야', '재승덕(在勝德)해선 안되는 거지 하면서 비웃고 있을 꺼야', '가벼운 손재주라 무시하고 있을 것이야', '당신은 신분이 고결해서 손재주가 없고 난 손재주가 좋은 걸 보니 팔자가 세겠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야' 하면서 칭찬을 오히려 싫어했다. 사실, 그들의 칭찬이 과한 것이 사실이다. 칭찬할 때는 너무 과하고 너무 요란을 떨어서 칭찬도 과하면 욕이다라는 말을 꼭 해주고 싶었다.

만약 그들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건 그들의 몫이다. 나는 그냥 가만히 있으면 되는 것이다.
내가 어떤 일을 하느님의 일로 생각하고 하느님께 봉헌드리는 마음으로 했는데, 칭찬받았다면
그건 하느님께서 영광받으실 일이고, 그들이 칭찬하면서 속으로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건 하느님의 일을 욕되게 하는 것이다. 그건 그들의 몫인 것이다.
그러므로 난 신경쓸 일이 아닌 것이다. 나는 어떤 일을 할 때에 그 일이 하느님의 일임을 알고 하느님께 봉헌하는 마음으로 정성껏 다하면 그걸로 다 되는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당신께 예배드릴 곳인 성소를 지을 일을 위해 재능있는 이들 모두를 부르셨고 그들에게 하느님의 영으로 온갖 재능과 총명과 일솜씨로 채워주셨다. 하느님께서 친히 재주있는 이들을 쓰셨다. 
그것은 하느님께 영광드리는 일이고 하느님을 기쁘시게 하는 일이었다. 나도, 나의 재능과 재주와 일솜씨와 총명함도 하느님의 일을 위해 충실히 쓰일 수 있어야 하겠다. 이를 통해 내 삶이 온전히 하느님께 봉헌되어질 수 있는 기쁨과 은혜와 영광을 누릴 수 있어야 하겠다. 나는 오늘 말씀으로 치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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