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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8-05-06 조회수877 추천수9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08년 5월 6일 부활 제7주간 화요일
 
 
 
I glorified you on earth
by accomplishing the work that you gave me to do.
(Jn.17.4)
 
 
제1독서 사도행전 20,17-27
복음 요한 17,1-11ㄴ
 
지난주일, 오랜만에 많은 교우들과 함께 하는 미사였습니다. 2주 동안 성지순례를 하느라 본당을 떠나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오랜만이라서 그럴까요? 부정적인 모습들이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전례 안에서의 실수들은 저의 눈살을 많이 찌푸리게 하더군요. 하지만 그러한 실수를 비롯한 부정적인 모습들은 나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왜 잊어버릴까요?

어제 새벽이었습니다. 이상하게도 1시쯤 눈이 떠지더군요. 그래서 묵상을 하고 새벽 묵상 글을 쓴 뒤, 잠깐 의자에 앉아서 잠깐 눈을 감고는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전화벨이 울립니다. 전화를 받아보니 본당 수녀님이셨어요.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시네요.

“신부님, 미사 시간 다 되었는데 안 나오세요?”

저는 잠깐 눈을 감고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글쎄 잠이 들었던 것입니다. 그것도 3시간 넘게 말이지요. 황급히 옷을 갈아입고서 미사를 하기는 했지만, 약간 늦게 입장을 해서 얼마나 민망했는지 모릅니다. 간석4동 성당에 부임한지 벌써 2년 가까이 되지만, 처음으로 새벽미사 지각을 했던 것 같아요. ‘새벽을 열며’ 묵상 글 때문에, 새벽에 늦은 적이 한 번도 없었던 것이지요. 그러나 저 역시 이러한 실수를 할 수가 있네요.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는 것이지요. 내가 생각하고 있는 부정적인 모습을 바로 내가 간직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나는 그러한 실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나에게는 그런 부정적인 모습이 없다고 잘못된 판단을 할 때가 얼마나 많았던 지요? 오히려 다른 사람들보다도 더 많은 실수와 부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이 바로 내가 아닐까요?

그렇기 때문에 겸손된 모습으로 사람들 앞에 나아가야 하는 것입니다. 다른 이들에 대한 이러쿵저러쿵 하는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모습 하나하나를 받아들이는 겸손하고 넓은 마음이 필요한 것입니다.

예수님을 떠올려 봅니다. 예수님께서는 항상 겸손함 그 자체의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주셨습니다. 사실 세상을 깜짝 놀랄만한 기적을 베푸심으로 인해 사람들은 예수님을 왕으로 삼으려고까지 했었지요. 그랬던 이들이 이제 돌변해서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소리칩니다. 이렇게 잘못된 길로 나아가는 사람들을 향해 큰 벌을 내리실 만도 한데, 예수님께서는 오히려 이들을 위해서 기도하십니다. 바로 그 누구도 포기하지 않는, 모두를 포용하는 겸손하고 넓은 마음의 표본을 보여주시는 것이지요.

이러한 모습을 보여주시는 것은 오늘 복음을 통해서도 말씀해 주시듯이, 자신의 영광이 아닌 하느님 아버지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마음 덕분에 세상이 변화될 수가 있었습니다. 즉, '하느님의 아들'이라는 어떤 개인적인 타이틀 때문에 변화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 안에서 보여주신 겸손하고 사랑 넘치는 넓은 마음을 통해 세상이 변화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예수님의 마음을 우리 역시 간직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 세상의 변화에 나도 함께 동참할 수 있게 됩니다.



겸손하고 사랑 넘치는 넓은 마음을 간직하도록 하세요.




고난의 벽을 넘어선 화가(‘행복한 동행’ 중에서)

프랑스의 화가 앙리 마티스는 ‘색채의 해방’을 슬로건으로 20세기 초에 일어난 미술운동의 중심에 있었던 야수파의 거장이다.

1948년, 유명한 사진가 로버트 카파가 니스에 있는 마티스의 집에 며칠 묵으며 사진을 찍게 되었다. 일흔아홉 살의 마티스는 관절염과 씨름하느라 하루의 대부분을 침대에 누워서 지냈다. 그러나 조금이라도 그림 그리는 일을 거르지 않았다. 카파는 셔터를 누르는 동안 말할 수 없는 감흥에 빠졌다. 벽의 한 면을 채우는 커다란 캔버스를 앞에 놓고 뚱뚱한 몸매에 흰 수염을 기른 마티스가 힘겹게 작업을 하고 있었다. 관절염 때문에 팔과 손가락을 제대로 움직일 수 없었던 그는 기다란 대나무에 연필을 묶어 그림을 그렸다.

카파는 자신이 손을 자유롭게 쓰지 못해서 카메라 셔터를 누르지 못한다면 얼마나 절망할 지를 생각했다. 그런데 마티스는 절망하지도 포기하지도 않고 자신이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그림을 그리고 있지 않은가. 고난의 벽을 넘어선 마티스야말로 위대한 화가였다. 카파는 왜 마티스가 ‘대가’의 반열에 올랐는지 알 것 같았다.

나중에 마티스는 관절염의 고통뿐 아니라, 내장 장애를 몇 차례 수술을 받고 거동조차 할 수 없게 되었다. 대나무에 묶인 연필로도 그림을 그릴 수 없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그는 절망하지 않고 다른 방법을 생각해 냈다. 바로 색종이 오려붙이기였다. 그의 색종이 그림은 84세로 숨을 거둘 때까지 계속됐다.

그가 죽기 1년 전 한 신문기자가 물었다.

“평생 미술을 계속할 수 있게 선생님을 이끈 힘은 무엇입니까?”

그가 대답했다.

“그것은 순수함을 간직하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Day Dream  -Kissing Bird
 
Fin D'un Re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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