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두려움의 끝에 서계신 아버지
작성자양승국 쪽지 캡슐 작성일2013-07-12 조회수448 추천수12 반대(0) 신고



두려움의 끝에 서계신 아버지

 

거친 바다를 항해하는 우리를 향해 예수님께서는 참으로 큰 위로가 되는 말씀을 건네십니다. 다양한 두려움에 떨다가도 이 말씀 묵상하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참새 두 마리가 한 닢에 팔리지 않느냐? 그러나 그 가운데 한 마리도 너희 아버지의 허락 없이는 땅에 떨어지지 않는다. 그분께서는 너희의 머리카락까지 다 세어 두셨다. 그러니 두려워하지 마라. 너희는 수많은 참새보다 더 귀하다.”

 

언젠가 제가 평소 느끼고 있는 두려움의 원천을 거슬러 올라가봤습니다. 참으로 다양한 두려움 속에서 제가 살아가고 있더군요.

 

실패에 대한 두려움, 추락에 대한 두려움, 병고에 대한 두려움, 노화에 대한 두려움, 나란 존재가 잊혀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 상실에 대한 두려움...

 

이런 다양한 두려움의 끝에는 결국 소멸과 상실에 대한 두려움, 다시 말해서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자리 잡고 있더군요.

 

그런데 죽음이란 것이 무엇입니까? 인류 역사상 그 누구도 죽음을 이겨낸다든지 극복해낸 사람이 없었습니다. 죽음의 신비에 대해 뚜렷하게 밝혀낸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의 육화강생으로 인해 드디어 그분께서는 죽음을 정복하셨습니다. 그리고 죽음조차 당신 손안에 넣으셨습니다. 이제 그분께서는 죽음조차 다스리시며 죽음의 주인이 되신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로 인해 이제 더 이상 죽음은 죽음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더 이상 두려움의 대상도 아닙니다. 영원한 생명, 하느님 아버지의 나라로 건너가는 다리가 되었습니다.

 

이제 우리가 두려워할 것은 육신의 죽음이 아니라 영혼의 죽음입니다. 이런 연유로 예수님께서는 아주 강하게 요구하십니다.

 

육신은 죽여도 영혼은 죽이지 못하는 자들을 두려워하지 마라. 오히려 영혼도 육신도 지옥에서 멸망시키실 수 있는 분을 두려워하여라.”

 

어린 시절, 완전 꼬마 때의 일입니다. 갓 난 아기 시절을 보내고 겨우겨우 걸음을 걷기 시작할 때의 일들이 어렴풋이 떠오릅니다.

 

작고 어리다보니 세상 모든 것들이 다 두려움의 대상이었습니다. 벼슬이 빨간 큰 장 닭 녀석도 저를 작다고 우습게보고 달려들곤 했습니다. 지나가는 개들도 어찌 그리 무섭던지. 형들은 생각 없이 휙휙 건너는 작은 도랑도 한참을 가늠해보고 건너야 했습니다.

 

한번은 동네 놀이터에 놀러갔을 때의 일입니다. 저보다 한참 큰 형들이 신나게 미끄럼틀에서 놀고 있더군요. 계단을 통해 높은 곳으로 올라가서 미끄럼틀을 타고 마구 내려왔습니다.

 

저는 엄청 형들을 부러워하면서도 미끄럼틀의 높이가 두려웠습니다. 겨우겨우 용기를 내서 미끄럼틀의 정점에 서보니 얼마나 무섭던지. 이제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가야 하는데 너무 무서워서 엄두도 안 났습니다. 그런데 그 두려움이 머지않아 한 순간에 사라졌습니다.

 

미끄럼대 끝에서 아버지가 지켜서 계시면서 저보고 아무 걱정하지 말고 안심하고 내려오라고 두 손을 벌리고 계셨습니다. 저는 안심하고 미끄럼대에 몸을 맡길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그토록 두려워하는 실패와 상실, 시련과 병고, 노화와 죽음 그 끝에는 든든한 하느님 아버지께서 환한 얼굴로 두 팔을 벌리고 서 계십니다. 따지고 보니 너무 두려워하며 살 일이 아니군요.

 

든든한 하느님 아버지께서 우리 인생 전체를 주관하고 계시고, 언젠가 이 세상이 지나가면 그 자상하고 사랑 많으신 아버지께서 우리를 당신 눈동자처럼 사랑해주실 것이니, 그저 모든 걱정 아버지께 맡기고 안심하고 살아갈 일입니다.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