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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모님 품에 안긴 어린이 날
작성자이인옥 쪽지 캡슐 작성일2008-05-05 조회수516 추천수9 반대(0) 신고

 

매주 말씀봉사하러 가는 수녀원 마당에 있는 성모상

치마폭에 매달린 꼬마 예수님의 모습도 너무 귀엽고

한국적이고 소박한 성모님의 모습도 정겹기 그지없다.

  

 

 

그 아래 핀 제비꽃이다.

누가 심은 것이 아니라 저절로 성모상 주변에

여기저기 자라난 것들을 성모님 곁으로 더 가까이 이동시켰다.

날아온 야생화들이 성모님 주위에 모여들었다.

 

 

제비꽃은 성모님과 참 잘 어울리는 꽃이다.

제비꽃의 꽃말이 겸양이고.

장미와 백합과 함께

성모님 앞에 바쳐진 꽃이라는 말이 있단다.

 

 

 

 

 

마당에 놓여진 대형 바구니들.

그 안에 이름 모를 야생화가 잔뜩 자랐다.

들여다보니 바구니마다 다 다르다. 

대단한 꽃, 화려한 꽃이 아니라 

토끼풀 같은 소박한 들풀도 있다.

 

오른쪽 텃밭은 고구마 밭이다.

이 수녀원 본원에서는 유치원을 운영하고 있는데

그 꼬마들이 고구마를 심고 갔단다.

고구마가 다 자라면

자기들이 심은 고구마를 캐러 온단다.

 

그런데 실은

아이들이 고구마를 심고 가면

수녀님들이 다시 캐서 잘 심어두고

캐러 오기 전 날에도

수녀님들이 미리 다 캐놓고는

흙을 살짝살짝 덮어준단다.

 

하기야 아이들이 심은 것이 오죽하고

고사리 손에, 서툰 호미질로

깊이 묻힌 고구마를 어찌 캐내겠나?

 

아이들은 그런 줄도 모르고

자기들이 심은 고구마가 잘 자랐다고 환호성을 지르며

서로 굵기를 견주면서 즐거워한단다.

 

 

수녀님들이 텃밭에서 일하시다

잠시 앉아서 쉬는 곳이다.

 

아이들이 고구마를 심는다고

또 캐낸다고 수선을 떨 때도

모르는 척 앉아 쉬고 있는 곳이다.

 

 

우리도 하느님의 어린이들이라면

하느님과 우리들의 관계도

그와 같지 않을까?

 

자기 혼자 다 한 것처럼 부산을 떠는 우리를

지긋이 미소지으며 바라보시는 것은 아닐까?

두 손 놓고 있다고 투정을 부리는 우리를 보고도

못 들은 척 하고 앉아 계신 것은 아닐까?

도와주지 않는다고 엄살을 떨어도

혼자 다 예비해놓고도 아닌 척,

딴전을 피우시는 것은 아닐까?

 

 

성모님의 달 속에 있는

어린이의 날,

어머니 치마폭에 매달린

천진한 어린이가 되어 보는 것은 어떨까?  

 

 

 

 

 

 

 

 

 김정식, '하늘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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