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8월 24일 야곱의 우물- 복음묵상/ 네가 날 찾아내 주었으니까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9-08-24 조회수448 추천수4 반대(0) 신고
네가 날 찾아내 주었으니까

그때에 필립보가 나타나엘을 만나 말하였다. “우리는 모세가 율법에 기록하고 예언자들도 기록한 분을 만났소. 나자렛 출신으로 요셉의 아들 예수라는 분이시오.” 나타나엘은 필립보에게, “나자렛에서 무슨 좋은 것이 나올 수 있겠소?” 하였다. 그러자 필립보가 나타나엘에게 “와서 보시오.” 하고 말하였다.
 
예수님께서는 나타나엘이 당신 쪽으로 오는 것을 보시고 그에 대하여 말씀하셨다. “보라, 저 사람이야말로 참으로 이스라엘 사람이다. 저 사람은 거짓이 없다.” 나타나엘이 예수님께 “저를 어떻게 아십니까?” 하고 물으니, 예수님께서 그에게 “필립보가 너를 부르기 전에, 네가 무화과나무 아래에 있는 것을 내가 보았다.” 하고 대답하셨다.
 
그러자 나타나엘이 예수님께 말하였다. “스승님, 스승님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 이스라엘의 임금님이십니다.” 예수님께서 나타나엘에게 이르셨다. “네가 무화과나무 아래에 있는 것을 보았다고 해서 나를 믿느냐? 앞으로 그보다 더 큰 일을 보게 될 것이다.” 이어서 그에게 또 말씀하셨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는 하늘이 열리고 하느님의 천사들이 사람의 아들 위에서 오르내리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 언젠가 미사 강론 때 신부님이 재미난 질문을 하셨다. 만일 신부님이 문자 메시지를 보냈을 때 어떤 반응을 보낼 것인가에 대한 것이었다. 무응답부터 ‘그래, 나도 사랑해.’라는 답문자까지 다양한 반응들과, 그런 반응을 보인 사람들의 신앙 상태에 대한 해석도 보태주셨다. 그때 내 대답은 무응답. 당시 나는 숨어 있고 싶었다. 하지만 그 강론을 듣던 날 곧바로 본당 공동체에 가입을 했다. 예수님의 부르심을 외면해 온 나를 그제야 깨닫게 되어서다.
생각해 보면 하느님의 나를 향한 문자 메시지는 수없이 많았던 것 같다. 실패에 괴로워할 때도, 아팠을 때도, 좌절했을 때도 수많은 천사를 보내 주시고 위로해 주셨다. 하지만 왜 예수님과 나의 만남은 오늘 예수님과 나타나엘의 그것처럼 극적이지 않았을까? 그게 무슨 차이였을까?

다시 복음을 본다. 나타나엘은 예수님의 마음을 단 한 번의 만남으로 알아듣는다. 그래서 ‘하느님의 아드님, 이스라엘의 임금님’이라는 고백이 즉각적으로 튀어나올 수 있었다. 그는 예수님 같은 분을 오래 기다려 왔고 사랑했던 것은 아닐까? 예수님은 “앞으로 더 큰 일을 보게 될 것이다.”라고 말씀하신다. 나타나엘이 예수님의 12제자 중 하나인 바르톨로메오와 동일인이라는 학설이 맞다면 예수님이 나타나엘을 장차 제자이자 동지로 삼으시고 당신 수난과 영광에 동참시키기 위해 미리 보아두시고 찾아내주셨음이 자명하다. “나는 착한 목자다. 나는 내 양들을 알고 내 양들은 나를 안다.”(요한 10, 14)라는 말씀에 꼭 들어맞는 장면이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면서 숱한 만남과 헤어짐을 겪고 있지만 여전히 만남은 어렵다. 열 명이 있을 때도 그 열 명 모두 성격도 의지도 바람도 다르기 마련이므로. 하지만 이들과 단 한 번 만남에 신뢰관계를 쌓을 수 있는 노하우가 생겼다. 그들의 이름을 불러주고, 그 아이들의 미래의 모습으로 대해 주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예수님이 알려주신 사람과 사람의 참 만남의 시작임을 생각할 때 나는 더욱더 내 일에 최선을 다하게 된다.
한은주(수원교구 안중천주교회)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