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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유시민 작가님이 어떤 정치인에게 보내는 위로의 말 한마디를 보며........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3-03-25 조회수437 추천수1 반대(1) 신고

 

유시민 작가님은 과거에는 정치인이었으나 지금은 작가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한 정치인에게 보내는 격려와 위로의 글을 보았습니다. 그 글을 보면서 한 자연인 유시민이라는 개인의 자격으로 그분의 말을 곱씹어보면서 신앙을 가진 저에게 큰 울림을 주는 부분이 있어서 한번 공유하고자 합니다.  

 

개인적으로 실제 우연히 생각지도 못했는데 한번 뵌 적이 있습니다. 기억을 되돌려보면 노무현 대통령이 계신 봉화마을입니다. 아마 서거 후에 1년이 지난 시점인 걸로 기억합니다. 그때 우연히 부산에서 마산으로 가는 길목이고 또 사고가 일어났을 때 처음부터 발인 때까지 봉화에서 봉사를 했던 터라 한번 참배를 하고 가고자 해서 갔는데 그날 마을회관 입구에 있는 작은 벤치에서 운동화 신발 끈을 메고 있었던 것입니다. 사고 후 1년이 지나서 유기농 오리로 농사를 짓는데 방사하는 날이라는 걸로 기억을 합니다. 아마 그 행사 때문에 봉화에 가셨던 것 같습니다. 그때는 그냥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인사를 한 것밖에 없습니다. 지금은 정치를 하지 않고 그냥 작가로 지내고 계십니다. 저는 예전 정치인이었던 한 사람으로서 이야기하고 싶지 않고 지금 현재 자연인 신분으로 유 작가님이 하신 말씀을 나누고자 합니다. 

 

유 작가님이 작년 대선에서 패한 한 정치인에게 수모를 견뎌라는 내용의 요지로 남긴 글입니다. 짧은 내용의 글입니다. 짧은 내용의 글이지만 그 속에 담고 있는 메시지가 주는 의미에 중요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 혹시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것 같아 제 생각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다시 한 번 더 말씀드리지만 유 작가님이 언급한 그 정치인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사람입니다. 그분을 지지한다거나 또 지지를 하지 않는다거나 하는 것과도 별개의 사안입니다. 정치 진영을 떠나서 한 인간으로서 이 사안을 보고자 합니다.

 

신앙을 하거나 신앙을 하지 않아도 우리는 살면서 어떤 경우는 수모를 겪는 일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저는 유 작가님이 그 정치인에게 한 말을 저에게 하는 말로 생각해봤습니다. 수모를 겪는다는 것은 누구나 힘든 일임에는 사실입니다. 지금까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위대한 업적을 남긴 위인들에는 여러 가지 위인이 되는 요소도 있지만 그중에서 특히나 수모를 견디고 위인이 된 사람도 많이 있습니다. 비근한 예로 보면 중국의 한신이라는 인물이 대표적입니다. 바지가랭이 사이로 기어가는 수모를 겪었지만 중국 역사에서 위대한 인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이 일화는 중국에서만 그런 게 아니고 동양권 나라에서도 언급이 자주 될 만큼 유명한 일화입니다. 한신의 이 일화를 보면서 하나 생각해볼 만한 게 있습니다. 물론 한신은 이 일화로 인해서 전대미문의 업적을 남긴 게 아닙니다. 오히려 그런 위대한 인물도 그런 수모를 겪고 대성했다는 점에서 한신을 높게 평가하는 것입니다. 이건 달리 표현하면 인간은 인간적인 수모 앞에서는 수모를 견디기가 그만큼 힘들다는 또 다른 반증이 되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어느 누구든 수모를 이기고 위대한 인물이 된다면 그 인물을 가지고 높게 평가하는 것이 됩니다.

 

유 작가님이 한 말에서 감명있게 받아들여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상황으로 봐서는 자신이 그런 말을 해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전혀 없습니다. 어쩌면 자신에게 불리할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말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그분도 그 후보자에게 어떤 정치인으로 생각해서 물론 결과적으로는 그렇지만 하나의 인간적인 면에서 한 것이 분명합니다. 그래서 저한테 더 감명으로 다가왔는지 모르겠습니다. 만약 정치와 같은 논리로 뭔가 미래에 얻을 수 있는 계산으로 한 말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냥 흘려 들었을 것입니다. 

 

제가 그 말에서 가장 높이 사고자 한 부분은 인간으로서 하기 쉽지 않은 부분입니다. 우리는 살면서 남에게 좋은 말을 설령 해 준다고 해도 자신을 깎아내리면서 상대방을 치켜세워주기는 힘든 것입니다. 다르게 말하면 자신을 낮추면서 상대방에게 예우를 생각해 대해 준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유 작가님은 자신의 결점을 언급하면서 자신에게는 그게 결점인데 그분에게는 그게 인간적으로 잘 극복해 지금의 위치에 우뚝 서 있다는 내용입니다. 이렇게 하기는 정말 쉽지 않습니다. 남을 그냥 좋게 평가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그런 부분을 언급하기 위해 자신의 결점을 말하면서까지 한다는 점에서 감명으로 느껴졌던 것입니다. 마지막 부분에서 또 한 말이 있습니다. 지금 그분한테 유 작가님은 어떤 하등의 도움도 줄 수 있는 상황이 없습니다. 상황은 딱하지만 그래도 말이라도 힘내라고 하는 것밖에는 할 수가 없지만 그것이라도 한 인간으로서 해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내용이었습니다. 이 대목을 보면서 위로의 힘이 얼마나 큰지에 대해 묵상해봤습니다. 만약 제가 그분의 위치에서 그런 말을 들었다면 무너지고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은 심정이지만 그래도 용기를 낼 수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제가 이런 글을 쓰는 것은 이 내용을 언급하고자 하는 의도는 없습니다. 실제는 이 사례를 통해 이걸 신앙에 빗대어 생각해보고자 하는 게 이 글을 쓰는 이유입니다. 지금 현 교황님께서도 언급하셨습니다. 겸손이라는 것은 어떤 굴욕을 참고 그 굴욕 속에서 얻어지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또 이런 것은 대 데레사 성녀께서도 남기신 말씀입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신앙생활을 하면서 생기는 수모가 있을 것입니다. 이 수모가 바로 자신에게는 굴욕이 될 것입니다. 말은 수모와 굴욕을 이기는 게 훌륭하다는 것은 알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게 쉽지 않기 때문에 이걸 할 수 있다면 그만큼 자신의 신앙을 한 단계 아니라 더 높은 단계로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결과는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만약 시간이 흘러 그분이 언젠가 지금 자신이 처한 어려운 이 시간이 잘 극복돼서 이 사건을 바라본다면 어떤 생각을 할 수가 있을까요? 모르긴 몰라도 그때 유 작가님의 그 작은 위로의 글 하나가 큰 힘이 됐다고 추억할 수도 있을 겁니다. 

 

이 사례를 통해서 우리는 양면의 이익을 한번 생각해봤으면 합니다. 하나는 신앙생활을 하면서 수모를 받는다면 이걸 자신의 신앙이 성장할 수 있는 디딤돌로 만들자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꼭 수모가 아니더라도 누군가 지금 어떤 고통을 받고 있는 형제자매가 있다면 실제적으로는 어떤 도움을 줄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유 작가님이 후반부에 남기신 말처럼 말이라도 잘 견뎌서 이겨내라고 하는 가슴 따뜻한 위로의 말을 전할 수 있는 신앙인이 되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신앙 내에서는 이런 위기의 순간이 그냥 위기가 아니라 어쩌면 신앙을 포기할 수 있게 하는 위험한 지경이 될 수도 있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럴 땐 단순한 위로가 아니라 그건 한 영혼을 살리는 위대한 일이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본다면 절박한 상황에서는 따뜻한 위로의 말이 그냥 위로의 말이 아니라 한 영혼을 살리는 강력한 힘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본다면 이런 행동이 하늘나라에 얼마나 큰 복을 쌓게 되는지는 자명한 사실이 될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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