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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아기를 키워본 사람은 안다 . . . . [김상조 신부님]
작성자김혜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8-03-21 조회수682 추천수13 반대(0) 신고
 
 
 

 
 
 

   아기를 키워본 사람은 안다.
   아기 키우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정말이지 너무 힘들어서 다시는 키우고 싶지 않다고 말하게 된다.


   시도 때도 없이 젖달라고 울지를 않나,
   한 밤중에 갑자기 으앙! 하고 울어버리면

   확 집어 던지고 싶을 것 같다.


   대학교 다닐 때

   바로 옆방에서 형님 내외가 아기 키우는 모습을 보고 알게 된 것이다.
   아기 씻기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다.
   씻기 싫다고 칭얼대면

   자기 몸도 온통 물에 다 젖어야 애기 하나 목욕시킬 수 있다.


   그 때도 정말이지 확 집어던지고 싶을 것 같다.

   하지만 엄마는 아기가 울지 않고 이해할 때까지 설명해주고
   아기가‘알겠다’하고 말할 때까지 기다려주지 않는다.
   설명해도 못 알아들을 것이다.
   아기가 칭얼거리는 중에도 아기 씻기는 일을 마무리한다.
   그것이 사랑이다.

   나무는

   주인이 자기 가지를 잘라서 다듬어주는 주인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고
   땅은 쟁기질을 이해하지 못한다.
   하지만 그 속엔 사랑이 있다.

   사랑은 달콤한 것이 아니다.
   사랑은 슬프고 아픈 것이다.
   사랑이 희생이란 것을 이해하지 못하면 베드로처럼 말하게 된다.

 
“주님께서 제 발을 씻으시렵니까안됩니다!

    제 발은 절대로 씻지 못하십니다.”

   베드로는 어른이,
   주인이 종을 위해 봉사하는 걸 용납하지 않으려고 한다.
   아니, 예수님이 자꾸 자기들 앞에서 낮추시자

   자기도 그렇게 해야 될 것 같은 생각을 거부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끝까지 사랑이 희생이란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면

   예수님과 나는 아무 상관도 없게 된다.
   유다처럼 끝장나고 만다.
   하지만 예수님은 유다의 발까지도 씻어주셨다.

   사랑은 굴종까지도 참아낸다.
   그리고 그것을 드러내지 않는다.
   걸핏하면 아프다고,

   불편하다고,

   이해못하겠다고 징징대는 사람은
   사랑에 관한한 참으로 유치한 사람이다.

   1독서에서 하느님이 말씀하셨다.


 
“이날 밤 나는 이집트 땅을 지나면서,
   사람에서 짐승에 이르기까지 이집트 땅의 맏아들과 맏배를

   모조리 치겠다.
   그리고 이집트 신들을 모조리 벌하겠다.


   하느님께서 과월절을 제정하시면서 내린 말씀이다.
   이 말씀은 이스라엘 사람들만큼은 치지 않겠다는 뜻이지만
   과연 하느님은 이집트 사람들은 사랑하시지 않아서 치신 것은 아니다.
   그들도 사랑하시지만 이스라엘의 구원을 위하여 그들을 치신 것이다.

   이것은 그분이 나도 치실 수 있음을 뜻하고,
   그래서 아버지께서는 당신 아들까지 죽음에 넘기셨다.
   당신 외아들 곧 맏이 중에 맏이,
   가진 것 중에 가장 귀한 것을 죽음에 넘기셨다.

   하느님이 당신 아들을 죽음에 넘기는 고통을 겪지 않으셨다면,
   우리가 당하는 고통의 의미를 도대체 이해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하느님은 사랑이 희생이란 사실,
   그리고 그 희생이 구원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분명하게 가르쳐주셨다.

   죽음,

   희생이 있고서야 구원이 주어지는 것,

   고통은 우리를 당신의 아들로 불러주시는

   하느님의 놀라운 초대란 사실을 가르쳐 주셨다.

   그렇게 하느님은 인간에게 모든 좋은 것, 가장 좋은 것을 주셨다.
   그런데 인간들은 어떤가?

   갖고 있는 것 가운데 남는 것을 하느님께 드리지 않는가?


   하느님은 당신 외아들,

   가장 귀한 것을 우리에게 주셨다.


   그런데 우리들은

   가장 쓸모없는 사람이 되고 나서야 하느님을 찾는다.


   우리도 서로 발을 씻어주는 마음으로

   크고 작은 고통들을 이겨내고
   점점 더 그분을 닮은 사람이 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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