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완성하러 왔다' - [유광수신부님의 복음묵상]
작성자정복순 쪽지 캡슐 작성일2007-03-13 조회수448 추천수3 반대(0) 신고

완성하러 왔다.(마태 5,17-20)

 

 "내가 율법이나 예언서들을 폐지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말라. 폐지하러 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성하러 왔다."

 

 참으로 놀라운 말씀이시다. 어떻게 감히 율법이나 예언서들을 폐지하러 온 것이 아니라 완성하러 왔다고 까지 말씀하실 수 있는가? 그 당시 사람들에게 있어서 율법이나 예언서는 하느님의 말씀이기 때문에 감히 누가 이렇다 저렇다 하고 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지켜야할 것이었다.


율법은 하느님의 말씀이기 때문에 지켜야하고 그것을 잘 지키는 것이 곧 하느님께 충성하는 것이요, 의인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런데 감히 율법에 대해서 폐지 운운한다거나 완성하러 왔다고 말하는 것은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럼 왜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신 것일까? 그것은 당신이 하느님이심을 드러내는 것이며 율법과 예언서에서 말했던 것들이 이제 이루어지게 되었음을 알리는 말씀이기도 하다. 그럼으로써 더 이상 율법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게 하고자 하신 것이며 예언서에 기록되었던 것을 더 이상 기다리지 말고 이제는 그것이 실현되고 있다는 것을 알려 주는 것이기 위함이다.

 

그렇다면 율법이나 예언서의 말씀 중에서 무엇을 완성하러 오셨다는 것인가?
율법은 지켜야할 계명들이 많이 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한다는 등 사람들이 지켜야할 여러 가지 계명들을 너무나 자세하게 기록해 놓았기 때문에 빠져나갈 구멍이 없다. 그러나 사람이 어디 계명이라고 해서 그것을 다 지킬 수 있는가? 예를 들어 안식일에 노동을 하지 말라는 계명이 있지만 그 계명을 지키고자 해도 상황이 여의치 못해서 일을 해야하는 경우도 있고, 또 인간이 나약하기 때문에 남에게 해를 끼칠 수도 있고, 더러는 도둑질을 하거나 간음할 수도 있다.

그런데 율법은 이런 계명을 지키지 않으면 죄라는 것을 가르쳐 주기는 하지만 죄를 지었을 때 어떻게 해야 용서를 받을 수 있는지 그런 것에 대해서는 어떤 해답이 없는 것이 율법의 한계이다.

 

또 동정녀에게서 아들을 낳으리라는 예언이 있는데 그 예언을 이루시는 분은 하느님뿐이시지 인간이 이룰 수는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예언은 예수님이 오심으로서 완성된 것이다. 이렇듯이 율법과 예언서를 완성시킬 수 있는 분은 오직 하느님뿐이시고 이제 그것을 완성하러 오셨다고 말씀하시는 예수님 당신이 바로 하느님이시라는 것을 말씀하시는 것이다.

 

율법이나 예언서에서 이룰 수 없는 것을 이룰 수 있는 신약 시대 즉 예수님이 오신 이 후에 사는 우리는 정말 복이 많은 사람들이다. 율법에서 이룰 수 없는 것을 이제는 완성시킬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수님도 말씀하시기를 "너희의 눈은 볼 수 있으니 행복하고, 너희의 귀는 들을 수 있으니 행복하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많은 예언자와 의인이 너희가 보는 것을 보고자 갈망하였지만 보지 못하였고, 너희가 듣는 것을 듣고자 갈망하였지만 듣지 못하였다."(마태 13, 16-17)라고 하셨다.

 

정말 우리는 은혜가 충만한 시대에 살고 있다. "때가 다 되어 하느님의 나라가 다가왔다."고 말씀하신 것처럼 하느님의 나라를 직접 볼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충만한 때에 살고 있는 우리들은 행복한 이들이다. 우리가 죄를 짓고 용서를 청하면 언제든지 용서를 받을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은 얼마나 큰 축복인가? 율법으로는 어떻게 해 볼 수 없지만 지금은 얼마든지 죄를 용서받을 수 있다. 율법을 완성시키러 오신 예수님을 통해서 얼마든지 용서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 이 말씀을 통해서 우리는 무엇을 묵상할 수 있는가?
이 말씀이 나에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개인적으로 또는 공동체적으로 지켜 오고 있는 율법이 있을 것이다. 즉 공동체는 공동체가 유지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 만들어 놓은 규칙이나 틀이 있을 것이고, 개인은 개인적으로 자신을 지탱해오고 있는 생각이나 습관 또는 고정관념 등이 있을 것이다. 즉 자기 나름대로 자기 인생관이 있고 그것에 의해 말하고 행동하고 계획하고 있는 것들이 있다. 예를 들면 "나는 반드시 이런 저런 것을 해야한다. 또는 나는 이런 사람이니까 이것은 되고 저것은 안 된다. 우리 공동체는 이런 공동체이니까 반드시 이렇게 해야 한다." 등 여러 가지 지켜야할 율법들이 있을 것이고 계획들이 있을 것이다.

 

물론 그런 것들이 필요하고 좋은 것이다. 그러나 그 어떤 규칙도 또는 생각도 완전한 것은 없다. 시대에 따라서 또는 환경의 변화에 따라서 항상 변화되어야 하고 새롭게 발전시켜야 한다. 그렇다면 그런 부족한 면을 채워주고 완성시켜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내가 율법이나 예언서들을 폐지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마라. 폐지하러 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성하러 왔다."는 말씀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이 만든 규칙이나 개인적인 생각이나 계획들은 완전하지 못하다. 이런 부족한 면을 완성시켜 주실 수 있는 분은 예수님뿐이시다.

 

 "빛으로 빛을 보옵나이다."라는 말씀이 있듯이 말씀에서 빛을 받아야 올바른 계획을 세울 수 있고 올바른 생각이나 규칙을 만들 수 있다. 이 세상의 그 어떤 것도 완전하지 못하고 완전한 것은 오직 말씀뿐이다. 따라서 모든 것을 완성시켜주는 말씀을 통해서 재해석되어야 하고 재검토되어야 한다.

 

나의 생각도, 계획도, 공동체의 규칙이나 전통, 관습 등 모든 것들이 예수님을 통해서 완성시켜져야 한다. 완성시키시는 분은 오직 예수님 한 분뿐이시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모든 삶의 기준은 예수님이 완성시키신 계명에 준해야 한다. 그것은 비록 작은 계명이라고 하더라도 반드시 지켜야 할 계명이지만 아무리 나의 생각과 계획이 그리고 공동체의 계획과 규칙이 좋은 것이고 위대한 것이라 하더라도 예수님이 제시한 계명을 어기는 것이라면 그것은 버려야 하고 지키도록 강요해서는 안 된다.

 

 우리가 갖고 있는 모든 것은 완성시켜야 할 것들이다. 완성시킨다는 것은 새로운 계명 즉 말씀에 의해 재해석되고 재검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복음에 맞지 않는 것은 복음적으로 돌려놓아야 하고 복음적인 것이 아닌 것은 폐지해야 한다.

 

따라서 우리의 생활은 매일 매일 복음의 빛으로 재조명해보고 부족한 것은 채우고 완성시키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것이 완성시키러 오신 예수님을 만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매일 매일 복음을 묵상해야 한다. 나의 낡은 관습이나 고정관념 또는 나의 잘못된 생각들을 복음의 빛으로 완성시키기 위해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옛날이나 지금이나 하나도 변한 것이 없이 자기가 가지고 있는 낡은 사고나 계획들 또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 오늘도 완성시키러 오시는 예수님을 만나지 못하는 것이다.

 

완성하러 오신 예수님을 통해서 우리는 매일 매일 완성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마태 5,48)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매일 매일 우리는 완전한 자 되어 가야 한다. 오늘 우리에게 주신 시간은 완성하라고 주신 시간이다.

 

오늘 나에게 주어진 일과 만나는 사람은 나를 완성하라고 하느님이 주신 선물이다. 나의 부족함을 우리의 공동의 부족함을 완성하는 은혜로운 하루가 되기를 바란다.  
                    

                                                  -유광수 신부-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