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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도와 주님의 응답, 그리고 주님의 요구
작성자이혜원 쪽지 캡슐 작성일2008-04-15 조회수658 추천수6 반대(0) 신고
이렇게 기도했었습니다.
 
주님.
제가 항상 깨어있게 하소서.
주님의 천사를 바로 알아보셨던 성모님처럼
저도 항상 깨어있게 하소서.
 
감히
이렇게 기도했었습니다.
 
그리고 주님께서는 응답해주셨습니다.
그런데...
좀 불편합니다...
 
눈이 나빠 시야가 뿌옇던 사람이 안경을 쓰면
작은 먼지 머리카락 하나도 다 보입니다. 성가십니다.
귀가 어두워 잘 못듣던 사람이 보청기를 끼면
귀찮으리만큼 잘들려 신경이 오히려 예민해집니다.
 
죄에 크고 작음이, 경중이 있을 수 없다고 믿습니다.
주님이라는 과녁을 놓친 상태는 모두 죄라고 난 믿습니다.
그러나 흔히 말하는 대죄 소죄를 두고 생각한다면
이런 행동은 그 자체를 인지하지 못했거나 죄로 여기지 않았을 것입니다.
 
좋지 않은 손버릇을 보인 조카녀석의 팔뚝을 한 대 때렸습니다.
그도 주변의 다른 사람들도 그 상황이 아무렇지 않았습니다.
그러나...내 마음에 상처가 났습니다.
나는 내가 보였고 나는 나를 알았습니다.
그 순간 나에겐 그가 미운 마음이 명백히 있었습니다.
그 순간 나는 분명 주님을 잊고 있었습니다. 주님을 놓치고 있었습니다.
그 순간 나는 명백히 그와 나와 주님에게 아픔을 끼쳤습니다.
생각할 수록 아픔이 진해지고 선명해졌습니다..
토요일 밤이었습니다. 빨리 날이 새서 성당에 가길 기다리고 기다렸습니다.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그대로 두면
가구 밑으로 밀려 들어가  모이고 모여 몸집을 불려 나가는 먼지덩어리처럼
인지하지 못하고 혹은 인지했어도 게을러서
나의 영혼 깊은 곳에 쌓아둔 죄가 얼마나 많을까요...
참으로 아프고 아픕니다.
가구 들어내고 그 밑에 쌓여있는 오래묵은 먼지들까지 다 청소하듯이
죄 하나하나까지도 다 인지하고 용서청하고 기워갚기를 주님께서는 내게 요구하시는 것 같습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더니, 그간 참 배짱좋게 살았구나 싶습니다.
인지하고 나니 가슴이 철렁합니다.
너무나도 다행입니다.
그리고 기쁩니다.
또한 감사합니다.
인지할 수 있어서...
인지하고 주님께 용서 청할 수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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