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426) 도망가는 왕 목숨 바친 왕 / 이해동 신부님
작성자유정자 쪽지 캡슐 작성일2008-04-15 조회수605 추천수7 반대(0) 신고
 
 
 
 
 
 
 
 
 
 
4월 둘째주 부활 제4주일
"나는 문이다. 누구든지 나를 통하여 들어오면 구원을 받고, 또 드나들며 풀밭을 찾아 얻을 것이다."(요한 10,1-10)
 
 
    도망가는 왕 목숨 바친 왕
 
 
                                                                         글 : 이해동(살레시오 수도회 신부)
 
 
얼마 전 젊은 유럽인 선교사와  함께 텔레비젼 사극 '임진왜란'을 시청했다.
백성들은 왜구로부터 나라를 지키려 목숨 바쳐 싸우는데, 선조대왕은 의주로 피난가는 장면이 나왔다.
 
그러자 그 선교사가 "한국에서는 전쟁이 나면 왕이 백성과 함께 전쟁터로 나가지 않고 백성을 버려두고 도망갈 수도 있었냐?" 며 질문을 했다.
 
나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나는 그 선교사의 질문을 통해 민주주의의 역사를 우리보다 먼저 시작한 유럽인에 비해
왕이면 마땅히 그럴 수 있다고만 생각해 왔던 내 민주의식이 얼마나 뒤져있었는가를 생각해보게 되었다.
 
요즘 '노블레스 오블리쥬' 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부와 권력과 명성은 사회에 대한 책임과 함께해야 한다는 의미로 쓰인다고 들었다.
 
영국왕실에는 국가를 지키는데 왕실이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전통이 있다고 한다.
 
1982년 영국과 포클랜드 전쟁 때, 영국여왕의 둘째 아들 앤드류가 전사했고, 찰스 왕세자의 둘째 아들 해리 왕자는 얼마 전 아프간 전쟁터로 근무를 자원했다.
 
국민이 있기에 왕실이 있을 수 있다는 정신이 살아있기에 국민에 대한 책임과 봉사의 의무를 다 하는 것이이라.
 
예수님께서는 "나는 착한 목자이다. 나는 양들이 생명을 얻고  또 얻어 넘치게 하려고 왔다. 착한 목자는 양들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내놓는다." 고 말씀하셨다.
 
 
그분은 실제로 우리 인류의 대 목자이셨다.
 
목자가 양들을 풀밭으로 인도해주고
샘을 찾아 물을 마시게 하고
맹수나 도둑으로부터 양을 보호하듯이,
 
그분은 하늘에서 땅으로 내려와
당신의 양들인 사람들에게
생명의 길과 양식을 소개하셨고,
목마르지 않는 생명의 샘이 되어주셨다.
 
그리고 마침내는 십자가 위에서 자신을 희생제물로 내놓음으로써
우리 인간 모두를 살려내셨다.
 
그분은 부와 권력과 명성을 가진 이들이 사회에 대한 책임을 다한다는
'노블레스 오블리쥬' 정도가 아니라,
우주 만물의 창조주이면서도 자신의 피조물들이 생명의 길을 얻을 수 있도록
자신이 죽는 길을 선택하신 '사랑의 완성' 을 보여 주신 것이다.
 
 
예수님의 이런 '착한 목자' 의 모습은
예수님의 목자적 직무를 나눠받아 사제로서 사는 내가
양들을 위해 목숨을 바칠만큼 '봉사' 하고 있는 사람인가?
아니면 내 자신의 안위만을 생각하여,
마치 백성을 뒤로 하고 도망가는 왕처럼
사람들의 고통과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오는 아픔을 외면하는
이기적인 사람인가를 생각하게 해준다.
 
 
       ㅡ 가톨릭 다이제스트 중에서 ㅡ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