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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시】놀빛 석양에서 서광(瑞光)을 보네
작성자지요하 쪽지 캡슐 작성일2009-09-02 조회수448 추천수1 반대(0) 신고
【시】놀빛 석양에서 서광(瑞光)을 보네




어느새 가을바람 소슬 대는 9월 초하루
환갑도 못 먹고 세상 떠난
후배 장례미사를 지내며
불현듯 내 오후 산그늘에 드리워진
서광을 보았네

내 기억의 등마루에 걸려 있는
숱한 그리운 얼굴들
올해도 내가 뜨거운 마음으로 전송했던
내 삶과 함께 했던 이름들

김수환 노무현 김대중
내 사촌형님 지재하
오늘 전송하는 강 유스티노
위인에게도 범부에게도 똑같이 베풀어지는
이승의 유한함

먼저 떠나는 그들을 전송하며
나는 오로지 기도할 뿐
우리 집에 걸려 있는
노친의 놀빛 석양이 만들어 내는 무지개
우주의 조화를 보며
오로지 기도할 뿐

오늘의 내 기도들이
장차 내가 거처할 저 세상 어딘가에
어둠 내치는
작은 촛불들이 될 것을 믿으며
오로지 기도할 뿐

범부로 살다가
환갑도 못 먹고 떠나는 후배를 전송하며
덧없음과 허무의 소슬한 길목에서
불현듯 서광을 보았네
내 작은 촛불들을 존재케 하는….


덧붙이는 글 |

또 한번 '사는 이야기'를 '시'로 적어 봅니다. 가을 기운 속에서 사무쳐지는 그리움으로…. 자주 이리하지는 않겠습니다


09.09.02 10:40 ㅣ최종 업데이트 09.09.02 10:40
놀빛 석양, 노무현, 김대중, 서광, 김수환
출처 : [시] 놀빛 석양에서 서광(瑞光)을 보네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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