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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2월 22일 야곱의 우물- 루카1,46-56 묵상/ 큰일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9-12-22 조회수446 추천수3 반대(0) 신고
큰일

그때에 마리아가 말하였다.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고 내 마음이 나의 구원자 하느님 안에서 기뻐 뛰니 그분께서 당신 종의 비천함을 굽어보셨기 때문입니다. 이제부터 과연 모든 세대가 나를 행복하다 하리니 전능하신 분께서 나에게 큰일을 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분의 이름은 거룩하고 그분의 자비는 대대로 당신을 경외하는 이들에게 미칩니다.
 
그분께서는 당신 팔로 권능을 떨치시어 마음속 생각이 교만한 자들을 흩으셨습니다. 통치자들을 왕좌에서 끌어내리시고 비천한 이들을 들어 높이셨으며 굶주린 이들을 좋은 것으로 배불리시고 부유한 자들을 빈손으로 내치셨습니다. 당신의 자비를 기억하시어 당신 종 이스라엘을 거두어 주셨으니 우리 조상들에게 말씀하신 대로 그 자비가 아브라함과 그 후손에게 영원히 미칠 것입니다.” 마리아는 석 달가량 엘리사벳과 함께 지내다가 자기 집으로 돌아갔다.
 
 
 
 
◆“당신은 여인들 가운데에서 가장 복되시며 당신 태중의 아기도 복되십니다. …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 !”(루카 1, 42 – 45) 엘리사벳의 이 말을 들으신 성모님께서는 그에 대한 응답처럼 ‘마리아의 노래’ 즉 마니피캇을 노래하신다. 아름다운 노래이다. 주님께서 비천한 이들과 굶주린 이들을 기억하시고 구원해 주심에 대한 성모님의 억누를 수 없는 감사함이 그대로 전달되어 온다.

하느님의 구원사업 중 가장 위대한 일을 행하신 성모님께선 ‘하느님께서 당신에게 하실 큰일’ 을 겸손하게 받아들이셨다. 상상해 보건대 만일 이 순간 하느님께서 내게도 ‘큰일’ 을 하시겠다는 의중을 보이신다면 나는 주저하지 않고 답을 드릴 것이다. “제게 큰일은 하지 마시고 그냥 평범하게만 살게 해주세요.” 라고 말이다. “모든 것이 제게 이루어지소서.” 라고 성모님 흉내내어 고백하지만 정작은 신앙심이 얕아 하느님의 큰일이 내게 일어나지 않는 것에 오히려 감사하며 살고 있지는 않은가.
살다 보면 겁이 나더라도 때로는 어떤 책임감으로 인해 또 마음이 상할 경우에라도 나는 미소천사로 위장하는 것에는 이미 익숙해졌다. 언듯 보면 적응력도 좋고 성숙해 보이기도 하겠지만 조금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내 나름대로 ‘수도자는 이러이러해야 한다.’ 는 기준과 규칙을 만들어 놓고 내가 다치는 것을, 싫은 소리 듣는 것을 지레 방어하고 있는 것이다.

분석심리학자인 카를 융은 인간한테는 내적 인격 이외에 외적 인격, 곧 ‘페르소나(persona)’ 가 인간의 마음구조 안에 있다고 말했다. 페르소나는 우리에게 외적 세계와 관계를 맺게 해주는 기능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페르소나에 사로잡히게 되면 내가 나만의 고유한 향기를 잃고 다른 사람에게 보여지는 나로 살 수밖에 없게 된다. 그러나 성모님은 하느님께 의탁하는 사람들의 구원을 위해 당신의 페르소나에 사로잡히는 오류를 범하지 않으셨다. 아기 예수님은 금방 오실 텐데 나는 아직도 성모님만 부러워하는 차원에서 멈춰 있다.
김혜림 수녀(샬트로성바오로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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