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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언어만 가지고 헛되이 찾으려 들지 마소 [동양철학]
작성자장이수 쪽지 캡슐 작성일2008-04-30 조회수516 추천수4 반대(0) 신고

유학자들에게 '책'하면 물론 경전(經典)을 뜻한다. 그리고 경전이란 성현(聖賢)의 말씀이다. 그래서 독서는 성현을 만나는 것이 된다. 주자는 이렇게 말한다. "성인의 책을 정말 제대로 읽으면, 마치 얼굴을 마주하고 대화하는 것처럼 그의 생각을 이해할 수 있다" "성현의 말씀은 모름지기 언제나 눈에 갖다 놓고, 입에서 구르게 하고, 마음에서 돌게 해야 한다"

 

글 읽을 때 옛 사람의 마음을 찾아보아야 하니       (讀書求見古人心)

     반복하며 마음에 깊이 붙여야 한다.                 (反覆唯應着意深)

    터득하려면 마음으로 체득해야 하니,                (見得心來須體認)

  언어만 가지고 헛되이 찾으려 들지 마소.             (莫將言語費推尋)

 

'주자어류'의 독서법은 상ㆍ하 두 편으로 돼있다. 상편의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한다. "경서를 읽는 것은 배우는 사람의 두 번째 일이다". 의미심장한 말이다. 경서를 읽는 것이 두 번째 일이라면 첫 번째 일은 무엇일까? 많은 학자들은 '사람다운 사람이 되는 것'으로 풀이한다.

하긴 공자도 논어에서 "젊은이는 집에서는 효도하고 밖에서는 공손해야 하며, 신중히 행동하고 신의를 지키며, 널리 사람들을 사랑하되 어진 이를 가까이 해야 한다. 이렇게 행하고 남는 힘이 있다면 글을 배워야한다"고 일러준 적이 있다. 올바른 삶에 대한 지향과 노력이 바탕이 됐을 때 진정한 학문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독서 목적이 '사람이 되는 것'(爲人)이듯

읽는 것은 참다운 신앙인이 되려는 것이기 때문이다. 만일 이러한 지향을 지니지 않는다면 한낱 지성으로 하는 학문의 대상이 되고 말 것이다. 그래서 가장 중요시하는 기본 자세는 순수한 마음으로 읽는 것이다.

'주자어류'의 독서법 하편을 보면, 그 첫 문장은 이렇다. "사람이 배우는 것은 진정 마음에서 무엇인가를 얻어서 몸에 일체화" 하려는 것이다. 독자의 지성에만 관심을 끌게 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의 마음 속에 새겨져야 하고 그의 육체와 영혼을 사로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 삶의 모든 부분과 연결되어 있다. 학문의 목적이 무엇이며, 왜 읽어야 하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궁경(경전을 연구)과 거경(공경에 거하다)을 통해 이룩한 것은 끊임없이 자신의 삶 속에서 덕(德)의 실천으로 그리고 일의 공효(功效)로 나타나야 한다. 이것이 경전을 읽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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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기섭 신부님 ( 가톨릭대 신학대 학장 , 동양철학) 글에서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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