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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끄럽지만...> ....... 김상조 신부님
작성자김광자 쪽지 캡슐 작성일2008-04-30 조회수698 추천수12 반대(0) 신고

 

그저께 둘째 손녀를 출가시킨 한보경 아가다 할머니집에 갔더니 상장이 하나 있었다.
할머니 혼자 입교시킨 사람이 100명이 넘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할머니 말씀,
“나는 글자도 제대로 쓸줄 모르는데 이렇게 많은 사람이 내 말을 듣고 세례받고 신앙생활을 하고 있답니다.”

사람은 그가 무엇을 가지고 있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하였느냐가 중요한 것을 깨우쳐주는 순간이었다.
아무리 많은 재능을 가졌어도 그것을 항아리 속에 넣어두기만 하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다.
이런 일화가 있다.

몹시 가난한 집에 태어나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해
자기 이름만 겨우 쓸줄 아는 한 청년이 있었다.
어느 날 은행 수위 모집광고를 보고 찾아갔지만
글자도 제대로 모르는 사람이라도 퇴짜를 맞았다.
그 때 충격으로 홀홀 단신으로 미국에 건너가
무엇이든지 닥치는대로 열심히 일을 했다.
정말 성실하게 또 열심히 일한 탓에 중년이 되었을때는 이미 재벌 회장이 되어 있었다.

60회 생일잔치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와서 그의 성공을 축하해 주었다.
그 자리에 참석한 한 방송기자가 그에게 물었다.

“회장님, 회장님의 성공담을 자서전으로 남길 생각은 없으신지요?”

“나는 내 이름밖에 쓸줄 모르는 사람인데 어떻게 자서전을 내겠오.”

“죄송합니다. 그러면 만약 회장님이 글을 아셨다면
지금보다 몇 배나 더 성공한 분이 되셨겠네요?”

그러자 그가 웃으면서 대답했다.

“만약 내가 글을 알았다면 난 지금쯤 은행수위가 되어 있을겁니다.”


성공한 회장이 겉으로 보기엔 글도 몰라서
자기 이름도 겨우 쓰는 무능한 사람처럼 보이지만,
그렇게 된 이유는 그가 너무나 가난해서 배움의 기회를 얻지 못했기 때문일 뿐이다.
그에게는 자기 혼자서도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는 능력을 자기 속에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 성공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은 아이러니 하게도 실패의 경험이었다.
실패한 경험 때문에 영원히 좌절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실패를 거부하고 실팽의 경험을 새로운 삶을 위한 에너지로 사용하는 사람이 있다.

어떤 사람에게 뛰어난 능력, 남들이 부러워할 소질이 있다면
그것은 그가 잘 나서 그런 것이 아님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부족하기 때문에 하느님이 그가 살아갈 수 있도록 필요한 능력을 보태준 것이다.
같은 동물의 모습으로 보면 인간만큼 허약한 동물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하느님은 무엇이든지 만들어내고 부릴 줄 아는 정교한 손과
뛰어난 머리와 정보를 주고 받을 수 있는 말(언어)을 주셨다.

“너희에게 진실을 말하는데, 내가 떠나는 것이 너희에게 이롭다.
내가 떠나지 않으면 보호자께서 너희에게 오지 않으신다. 그러나 내가 가면 그분을 너희에게 보내겠다.”

그분이 떠나는 것이 겉으로 보기에는 빈 공간을 남기는 것 같지만,
그 빈 공간에 엄청난 실재, 곧 성령께서 자리하시게 되었다.
영은 바람처럼 분다고 하셨다(요한 3,8).
예수님이 떠난 빈자리에는 온통 성령으로 가득차게 되었다.

하지만 기억하자.
잘해서 채우는 것이 아니라 부족하기에 채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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