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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님의 아름다움을 우러러보며" - 2008.4.4 부활 제2주간 금요일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8-04-04 조회수427 추천수4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8.4.4 부활 제2주간 금요일
                                                          
사도5,34-42 요한6,1-15

                                            
 
 
 
"주님의 아름다움을 우러러보며"
 


아름다움이 인류를 구원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하느님은 아름다움 자체이시고,
교회의 모든 전례도 하느님의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데 초점을 둡니다.
 
누구나 소망하는 아름다운 삶,
그 어디서나 주님의 아름다움을 우러러보며,
하느님 중심의 삶을 살 때 가능합니다.
 
오늘 미사 화답송 시편 한 대목에서 떠오른 착상입니다.

“주님께 청하는 것 하나,
  내 한 평생 주님의 집에 살며 주님의 아름다움을 우러러보고...”

말 그대로 하느님 중심의 삶일 때
저절로 자기초월의 아름다운 삶에 좋은 분별력입니다.
 
영적일수록 현실적이란 말도 있듯이,
하느님 중심의 삶일 때
복잡한 현실 중에도
삶의 본질을 찾아내
아주 현실적으로 단순하게 살아갑니다.
 
사실 우리는 이런 이들을 통해 하느님의 임재(臨在)를 실감합니다.

바로 오늘 복음의 예수님과 사도행전의 가말리엘 바리사이가
그 모범입니다.

배고픈 숱한 군중의 현실에
주님은 추호도 당황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현실에서 출발합니다.
“여기 보리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기진 아이가 있습니다만,
  저렇게 많은 사람에게 이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부정적이고 비관적인 제자들과는 달리,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하늘 비전을 지닌 주님의 답변입니다.

“사람들을 자리 잡게 하여라.”

이르신 후, 주님은 하늘을 우러러 빵을 손에 들고 감사를 드리신 다음
자리를 잡은 이들에게 나누어 주십니다.
 
온전한 의탁에 온전한 축복입니다.
 
배불리 먹고 남은 조각으로 열두 광주리가 가득 찼다 합니다.
 
매일 하느님 중심의 미사를 통해
부족한 현실을 통째로 봉헌하는 우리들에게
주님은 풍성한 하루의 축복을 내려 주십니다.

복음의 마지막 말마디가 잊혀 지지 않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이 와서
  당신을 억지로 모셔다가 임금으로 삼으려 한다는 것을 아시고,
  혼자서 다시 산으로 물러가셨다.’

떠날 때 잘 떠나야 아름답습니다.
 
활동과 관상의 리듬을 회복해야 합니다.
 
이 또한 분별의 지혜입니다.
 
때로는 세상의 유혹을 단호히 떨쳐 버리고 물러나
고독 중에 하느님 안에 머무는 피정이 필요합니다.
 
현대인들에게 고독은 사치품이 아니라 필수품이라고
토마스 머튼은 갈파했습니다.
 
모든 고통의 원인은 홀로 있을 수 없음에서 기인한다는
어느 현자의 말도 생각납니다.

사도행전의 율법교사 가말리엘 역시 지혜로운 하느님의 사람입니다.

주변 상황에 추호도 압도되거나 위축되지 않고
최고의회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에게 분별의 지혜를 가르쳐줍니다.

“저 사람들 일에 관여하지 말고 그냥 내버려 두십시오.
  저들의 그 계획이나 활동이 사람에게서 나왔으면 없어질 것입니다.
  그러나 하느님에게서 나왔으면 여러분이 저들을 없애지 못할 것입니다.”

하느님께 맡기고 ‘그냥 내버려 두라’는 가말리엘의 지혜,
우리의 일상생활에서도 자주 적용할 수 있는 지혜입니다.
 
참견하고 간섭하고 싶은 유혹이 들 때,
하느님께 맡기고 그냥 내버려 두는 인내가 현실적 지혜입니다.

주님의 아름다움을 우러러보며
하느님 중심의 삶을 살 때,
우리의 삶은 더욱 현실적이 되고 자유로워지고 단순해집니다.
 
더불어 자연스레 체득되는 분별의 지혜입니다.
 
이 거룩한 미사시간
우리의 부족한 현실 그대로 주님께 봉헌하고
주님으로부터 풍성한 축복을 받는 시간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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