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32주간 토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3-11-18 조회수443 추천수5 반대(0)

줄탁동시(啐啄同時)’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세상으로 나오려는 알 속의 새와 알 속의 새를 만나려는 어미 새의 노력이 같이 이루어진다는 뜻입니다. 깨달음을 얻으려는 이와 그 깨달음을 얻으려는 이를 도와주려는 스승의 뜻이 동시에 만나는 것을 의미합니다. 천지창조를 나타내는 미켈란젤로의 그림을 본 적이 있는지요? 창조주이신 하느님의 손가락과 이제 막 창조되려는 아담의 손가락이 만나는 그림입니다. 바로 그 순간을 줄탁동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줄탁동시가 한쪽으로 치우치면 깨달음의 길에서 멀어집니다. 줄탁동시가 한쪽으로 치우치면 집착이 됩니다. 성급한 마음으로 어미 새가 아직 여물지 않은 알 속의 아기 새를 쪼아서 꺼내려 한다면 아기 새는 하늘을 날 수 없는 새가 됩니다. 명문대를 나온 능력 있는 아버지가 아직 부족한 아들을 자꾸만 몰아세운다면 아들은 바르게 자라지 못합니다. 그러기에 줄탁동시는 상당한 인내와 세심한 배려가 있어야 합니다.

 

존경하는 선생님이 있습니다. 평생 복음화를 위해서 헌신하신 분입니다. 지금도 복음화를 위해서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습니다. 허리가 아파서 병원엘 갔는데 염증이 퍼져서 어떻게 손을 쓸 수 없는 상태였다고 합니다. 앉아 있을 수만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기도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기적적으로 앉을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제 걸을 수만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기도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기적적으로 걷게 되었다고 합니다. 의사 선생님도 그런 경우는 본 적이 없었다고 합니다. 선생님이 그렇게 앉고, 걸을 수 있었던 것은 선생님의 간절한 기도가 있었기에 가능할 수 있었습니다. 나중에 알았지만 선생님 주변에서 선생님을 아끼고, 사랑하는 많은 분들이 기도했다고 합니다. 선생님의 간절함과 주위 분들의 뜨거운 기도가 만났습니다. 저는 이 또한 줄탁동시라고 생각합니다. 선생님의 이야기기 생각납니다. “주님께서 기회를 주셨을 때 일을 해야 합니다. 밤이 되면 일을 못합니다. 여러분과 저는 지금 밝은 대낮에 살고 있습니다. 주어진 그 시간 최선을 다하고 죽을 힘을 다해 주님께 봉헌해야 합니다. 저는 그때의 체험 이후 지금까지 죽을 힘을 다해 하느님의 일을 하고 있습니다.” 죽을 힘을 다한다면 하느님께서는 이끌어 주신다는 것을 보았습니다.

 

어느 백화점 이야기를 읽었습니다. 백화점 식품부에서 한 여성이 포도를 보고 있었습니다. 겨울의 포도는 가격이 제법 비쌌습니다. 20,000원의 가격이 있었습니다. 여성은 2,000원 밖에 없었습니다. 하염없이 포도를 바라보는 여성에게 직원이 물어보았습니다. 포도를 사시려고요? 여성은 사고 싶은데 2,000원 밖에 없다고 하였습니다. 직원은 가위를 가져와서 포도를 잘라서 2,000원 어치를 주었습니다. 여인은 감사의 눈물을 흘리면서 포도를 가져갔습니다. 딸을 위한 어머니의 간절함과 백화점 직원의 따뜻한 마음이 만났습니다. 저는 이 또한 줄탁동시라고 생각합니다. 며칠 뒤 신문에 여인의 포도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여인의 딸은 백혈병으로 삶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딸은 마지막으로 포도가 먹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어머니는 백화점의 식품부로 갔었습니다. 딸을 치료하던 의사가 포도를 먹고 하느님의 품으로 갔던 소녀의 이야기를 신문에 기고했습니다. 나의 따뜻함이 지금 어려운 이웃을 위한 줄탁동시가 되면 좋겠습니다. 지금 내가 가슴이 뜨거운 것은 누군가가 나를 위해 줄탁동시가 되었음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하느님께서 당신께 선택된 이들이 밤낮으로 부르짖는데 그들에게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지 않으신 채, 그들을 두고 미적거리시겠느냐?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하느님께서는 그들에게 지체 없이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실 것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