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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진묵상 - 희망
작성자이순의 쪽지 캡슐 작성일2008-03-25 조회수458 추천수6 반대(0) 신고
 
 
   사진묵상 - 희망
                  이순의
 
 
 
 
 
봄은 희망임에 분명합니다.
햇살과 함께 열린 꽃잎에
풍뎅이 한 마리도 열심히 일을 합니다.
 
 
 
 
 
 
 
그 성당의 사제관 앞에는
작약이 심어져 있는데
줄기에 꽃봉오리 머물면
개미떼가
어휴~!
좀 징그러울 만큼 많이 붙어서요.
몸에 좋은 것은 개미들이 먼저 아는 것 같습니다.
 
 
 
 
 
그 아짐네는
아짐이 끌고
아재가 덮고
파종을 준비합니다.
결실의 시작에
잘 씌우지 않으면
여름 장마와 태풍에
훌러덩!
농부의 간장이 타고 녹아내립니다.
그래서 힘들어 보이는 것 같은 끌기보다
덮는 일이 중요하여
아재가
쉬워 보이는 것 같은
삽질을 합니다.
 
 
 
 
그리고
저는
기계로 씌웁니다.
역시
솜씨가 좋은 기술자가 아니면
마찬가지로
장마와 태풍에
훌러덩!
그래서 가급적이면
저희 농장에 오셔서
해 보신 분을 우선해서 모십니다.
 
저 비닐도
크기와 높이와 넓이와 두께가 다 다릅니다.
배추 다르고
무 다르고
당귀 다르고
고추 다르고
더덕 다르고
당근 다르고
감자 다르고
상추 다르고
.
.
.
다 다른데요.
 
배추만도 주인의 목적에 따라
폭이 배추 심는 사람
쌈 배추 심는 사람
양배추 심는 사람
배추도 종류가 수도 없구요
한 줄로 심는 사람
두 줄로 심는 사람
두둑을 높이는 사람 낮추는 사람
고랑을 깊이 하는 사람 얕게 하는 사람
이랑의 간격을 넓이는 사람 좁히는 사람
모양도 각각이구요.
밭에 따라
평 밭도 있고, 경사 밭도 있고, 비알 밭도 있고
뭐 경사도와 모양이 다 다르고요.
흙에 따라
본토 땅이 있는가하면 객토 땅도 있고
진흙이 있는가 하면 마사도 있고
모래가 있는가 하면 그 굵기가 또 수 만가지구요.
물길이 좋은가 하면
하늘이 주시기 전에는 물 한 모금 맛도 못 볼
그런 땅도 있고요.
떡고물처럼 안성마춤인 흙이 있는가 하면
퍼석퍼석 돌가루 같은 흙도 있고
본드를 풀어 놓은 것 같은 찐득이 흙도 있습니다.
 
퇴비는 또 수 만 가지 종류에
어휴 어휴 어~~휴~~우~~!
그러니
우리가 먹고 사는 농산물의 종류에
만 가지의 상황을 곱하고
수 만 가지의 경작 법을 곱하고
어휴 어휴 아~~후~~우~~!
거기에 해가 뜨는 날이 있고
비가 오시는 날이 있고
안개가 있는가 하면
느닷없이 우박에 서리가 오시기도 하는데
그게 또
오셨으면 할 때 오시면 좋으련만
비가 오시라고 기다리면 태워서 죽을 것 같은 해가 뜨고요
해가 떴으면 하는데
비가
비가
비가 쉬지도 않고
하늘에 구멍이 나셨는지 
제발 좀 가라고 가랑비도 아닌 드럼통으로 들어붓는 폭우가
정말로 쉬지도 않고........
그런가 하면
해도 아니고 비도 아닌
치명적인 안개가
안개가
스윽 흩고 가시면
정말로 괴기 영화의 한 장면처럼
어린잎이 녹아서 줄기만 남고요.
그런데
반대로 저 안개를 보약으로 아는 농작물도 있으니
사람처럼
농작물들도 제 체질에 따라
먹고
살고
입는 게 다 다르지요.
 
문제는
봄에 
땅을 파는 농군은
앞으로 있을 시련을 걱정하지 않고
씨부터 심는다는 것입니다.
새싹이 나오면
그거 키우느라고
이런 만 가지의 시련과 맞서서
이겨낸 만큼 먹고 
주시는 만큼에 순응하는 것입니다.
작년의 시련이 
반복되는 경우는 결코 없다지만
그래도 반드시
다른 시련이 있다는 것도 사실이라네요.
 
 
그래도 봄이 위대한 이유는
그 씨 하나의 어리디 어린 새싹으로 인하여
겁쟁이 농군을 강하게 만들어 준다는!
그러니
겁쟁이 농군의 동업자는 
하늘의 권능이신 아버지와
만군의 주님이시며
크시고 크신 성령이시지요.
 
봄은요
농군만 맞은 게 아니랍니다.
풍뎅이도 맞으고요
개미도 맞으고요.
.
.
.
그렇게 작은 몸으로 여름을 살아내는 걸 보면
사람이 고생이라 하기에는
너무나 부끄럽제요.
농군의 희망은요
봄과 함께하는 시작이기도 하지만
연약하디 연약한
수도 없이 많은 꽃잎과 풀잎,
그리고 작은 벌래들,
구르는 돌 하나와
먼지 같은 흙 한 줌이랑
이슬 한 방울,
볼에 스치지 않으면 느낄 수조차 없는 공기 한 모금!
그래요.
봄맞이는
다같이
다같이
다 같이요.
 
모두에게 희망이 있으니까요.
 
 
 
 
 
 
 
 
 
 
 
- 음악이야기에 신청곡을 주문하여 얻어왔습니다.
올려주신 원종인님께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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