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거울을 들여다 보셔요 -내면의 거울-
작성자조용안 쪽지 캡슐 작성일2008-03-19 조회수722 추천수3 반대(0) 신고

 

내면의 거울

자기 밖에 모르던 인색한 부자가 
유대인 교수인 랍비를 만났다. 
부자는 랍비에게 
인생의 교훈이 될 만한 가르침을 부탁하였다. 

그러자 랍비는 
그를 창가로 데리고 가서 다음과 같이 물었다.

"무엇이 보입니까?"

부자는 눈에 보이는 대로 대답하였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이번에는 
그 부자를 커다란 거울 앞으로 데리고 가서 
똑같은 질문을 하였다.

"무엇이 보입니까?"
"제 얼굴이 보입니다." 
부자의 대답이었다.

랍비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부자에게 말하였다.

"창문과 거울은 모두 유리로 되어 있으나 
거울 뒤에는 수은이 칠해져 있어 
밖이 안보이고 자신만 보이게 되는 거지요. 

마찬가지로 
내면이 탐욕으로 칠해진 사람은 
자기 밖에 모르는 불행한 존재지요." 

우리가 하느님을 바라보며 
그 뜻을 분명히 알기 위해서는 
맑고 깨끗한 영안이 필요하다. 

그러나 
내 개인적인 욕심을 버리지 않고 
내 삶의 주도권을 내가 잡고 살아 갈 때에는 
주를 바라볼 수 있는 영안을 소유할 수 없다. 

내 눈을 가리고 있는 
욕심, 자만, 이기심 등을 버릴 때, 
내 눈에 내가 보이는 것이 아니라 
우리 주님을 볼 수 있을 것이다.  


....................

이상 - 거울

거울속에는소리가없소
저렇게까지조용한세상은참없을것이오/의사소통의 단절

거울속에도내게귀가있소
내말을못알아듣는딱한귀가두개나있소/의사소통의 단절


거울속의나는왼손잡이오
내악수(握手)를받을줄모르는 ----
악수를모르는왼손잽이오/서로 화해할 수 없는 두 자아


거울때문에나는거울속의나를만져보지를못하는구료마는
거울아니었든들내가어찌거울속의나를 
만나보기만이라도했겠소/매개체로서의 거울


나는지금거울을안가졌소마는거울속에는거울속의내가있소
잘은모르지만외로된*사업(事業)에골몰할께요/자기 분열의 고착


거울속의나는참나와는반대(反對)요마는
또꽤닮았소.
나는거울속의나를근심하고진찰(診察)할수없으니 
퍽섭섭하오./자기 분열에 대한 안타까움

용어 

* 거울 : 
'거울'은 이 시의 중심 제재다. 
시적 자아는 거울로 인해, 분열된 자아의 한쪽인 무의식 속의 자아와 대면한다. 
그러나 거울은 또한 현실 속의 자아와 무의식 속의 자아 사이에 놓인 
단절의 벽이기도 하다. 
즉 이 시에서 거울은 현실 속의 자아와 무의식 속의 자아를 연결시키는 매개이자, 
그 둘을 단절시키는 장치라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 외로된 : 한 쪽으로 치우친. 어떤 일에 골몰한.

*악수를 모르는 : 
일상의 자아와 본연의 자아가 
화해에 이를 수 없을 만큼 분열되어 있음을 나타낸다.

*외로된 사업 : 
나의 의사와는 다른 사업, 
즉 본연의 자아가 일상의 자아와는 다른 원리에 의해 움직인다는 뜻이다.

감상

이 시는 
이상이 즐겨 사용한 거울 모티프가 그 중심 구조를 이루고 있는, 
일상적 자아[현상적 자아]와 이상적 자아[본질적 자아] 사이의 갈등, 
즉 자의식(自意識)을 드러낸 대표적 작품이다
(거울 모티프가 중심 구조를 이루고 있는 대표적 작품으로는 
이 시 외에도 <오감도 제15호>와 <명경>이 있다). 
이 시에서는 자의식의 세계를 표상하는 거울을 매개로 하여 
두 개의 '나'가 설정되었는데, 이에 따라 전체는 3부분으로 나누어진다. 
첫 단락은 1∼3연으로 거울 속의 자아를, 
둘째 단락은 4∼5연으로 거울 밖의 자아를 보여 주며, 
셋째 단락은 마지막 6연으로 
거울 밖의 자아와 거울 안의 자아의 관계를 드러내 준다. 

이에 따르면, 
'거울 밖의 나'와 '거울 속의 나'는 
거울에 의해 비추고 비치는 관계에 있으나, 
'내말을알아듣지못하거나' '악수를모르는왼손잡이'로 
사사건건 반대며 서로 만나지 못한다. 
모든 물체를 정반대로 비추는 거울의 본질상 그럴 수밖에 없지만, 
이는 두 자아의 공존과 함께 
두 자아 사이의 단절과 분열, 갈등을 형상화한 것으로 
이것이 바로 현대인의 자아분열(自我分裂)의 모습이다.
참된 자아를 찾아내려고 노력하는 나는 
거울 속의 자신을 들여다 보고 '거울 속의 나'가 
'진정한 의미의 자아'가 아닌가 하지만, 
자신의 말을 알아 듣지 못하고 
악수도 받을 줄 모르는 자아임을 깨닫고 나서 
그가 '진정한 의미의 자아'가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거울속의나는참나와는반대요마는 / 또꽤닮았소'라 하며 
두 자아 사이에 상대적 유사점을 발견하고나서 
그 거울 속의 자아가 참된 자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자의식의 거울은 
'거울 속의 나'를 만나 보게 해 주는 매체는 되지만, 
참된 자아를 탐구하는 데에는 저해 요소임을 깨닫는다. 
즉, 자의식의 거울을 통해 
'나'는 '또 다른 나'를 발견했지만, 
자의식의 거울 때문에 
발견한 '나'가 참된 자아인지 아닌지를 
알아내지 못하는 갈등에 빠지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거울때문에나는거울속의나를만져보지를못하는구료마는 / 
거울이아니었던들내가어찌거울속의나를만나보기만이라도했겠소.'라 하는 것이다.

정신 분석학적으로 본다면, 
일상적 자아는 자신의 모습을 거울 속에서 발견하고 자아관을 확보한다. 
이때 자아의 통일성은 거울에 비친 상을 
자기 자신으로 동일시함으로써 비로소 구성된 것이다. 
즉, 자아는 선험적으로 존재하는 실체가 아니라 
동일시 과정을 거쳐 형성된 결과물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렇게 거울에 비친 상을 통해 구성된 동일성은 
자기 소외적 성격을 지니게 마련이다.

이러한 점에서 이 시는, 
현상적 자아인 '나'와 자의식에 존재하는 본질적 자아인 
'또 다른 나'의 대립과 모순을 통하여 
참된 자아를 잃고 방황하는 현대인의 비극적 모습을 
잘 보여 주고 있는 작품이다. 

-한국현대시 이해와 감상-


바람속의 주-김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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