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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순 제 2주일 / 조재형가브리엘 신부님
작성자신희상 쪽지 캡슐 작성일2008-02-16 조회수751 추천수3 반대(0) 신고
 
 
사순 제 2주일
조재형가브리엘 시흥5동성당 주임신부
 
 
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사순 제 2주일입니다. 오늘 성서 말씀을 통해서 하느님께서 하시고자 하는 일은 우리들의 구원이라는 것을 봅니다. 그러나 우리는 하느님의 뜻을 따르고, 하느님과 함께 가기 보다는 우리 자신의 욕심을 채우고 그릇된 길로 가려하고 있기도 합니다.
 
지난 주 주일 저녁 늦은 시간에 뉴스를 보는데 우리나라 국보 1호인 ‘숭례문’에 화재가 났다는 소식이 있었습니다. 소방차들도 많이 왔고 열심히 진화 작업을 하기에 커다란 숭례문에 난 화재를 진화하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다음날 새벽미사를 마치고 뉴스를 보는데 남대문이 밤새 불에 타서 무너져 내렸다는 것입니다.
600년 동안 서울을 지켰고, 서울의 상징처럼 우뚝 솟아 있던 남대문이 하룻밤 어처구니없는 화재로 인해 완전히 불에 타버리고 말았습니다. 뉴스는 서울에 남아있던 가장 오래된 목조 건축물이었다고 하더군요. 이렇게 인간은 아름다운 건축물을 만들 수도 있지만, 우리들의 실수와 우리들의 잘못으로 그 아름다운 건축물을 무너트리기도 합니다.
인간은 정복이라는 이름으로 다른 문화와 문명을 파괴하곤 했습니다. 전쟁을 일으켜 도시를 불사르기도 했고 소중한 문화유산들이 사라져갔습니다. 인간의 풍요와 편안한 삶을 위해서 자연을 파괴해왔고 자연은 이제 ‘지구 온난화’라는 이름으로 우리들이 파괴한 것이 얼마나 커다란 잘못인가를 조금씩 보여주고 있습니다. 발전과 개발은 일부 지역에 편중되어있고 발전과 풍요의 대가를 치루는 많은 사람들은 가난과 굶주림에 인간적인 가치를 상실한 채로 살아가고 있기도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사랑하는 제자들을 데리고 산에 올라서 자신의 거룩한 모습을 보여주십니다. 전쟁과 폭력, 이기심과 분열로 부서지는 인류의 고결한 품격과 문화를 보존하기 위해서입니다. 개발과 발전이라는 이름으로 오염되는 자연과 환경을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우리 모두는 하느님의 모상으로 닮았고 따라서 우리들 모두는 오늘 거룩하게 변하신 예수님처럼 그렇게 순수하고, 아름답고 깨끗한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시기 위해서입니다.
 
어떻게 우리는 우리 안에 숨어있는 순수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회복할 수 있을까요? 우리만이 아니라, 우리 후손들이 살아야할 우리와 더불어 살아야 할 모든 생명체가 함께 공존해야 하는 자연을 지키고 파괴된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까요?
 
그것은 오늘 제 1독서에서 보았던 아브람의 태도를 따라야 합니다. 하느 님께서는 풍요와 편안함이 보장된 땅을 떠나라고 말씀하십니다. 환락과 부패로 가득한 곳을 떠나라고 하십니다. 앞이 보이지는 않지만 하느님의 인도로 축복이 넘쳐나는 땅으로 떠나라고 하십니다. 아브람은 아무런 조건 없이 하느님의 명을 따라 자신이 몸담았던 그래서 편하고 안락했던 ‘땅’을 떠나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섭니다. 이것이 우리가 무너졌던 인간성을 회복하는 길입니다. 이것이 파괴와 오염으로 썩어가는 자연을 되살리는 길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길을 떠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고독과 두려움이 따르는 길입니다. 고통과 이별 그리고 때로는 죽음까지 요구하는 길입니다. 그러나 그 길의 끝은 예수님께서 보여주셨던 것처럼 영광과 축복의 길입니다.
 
지난주일 소 성전에서 ‘미션’이라는 영화 상영이 있었습니다. 마지막 대사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모든 것을 가져서 승리한 것처럼 보였던 사람이 이렇게 말을 합니다. ‘우리는 살았고 그들은 죽었지만 사실은 죽은 사람들이 승리한 것입니다. 죽은 사람은 산 사람의 기억 속에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을 위해서 진리를 위해서 고통 받고 죽어간 사람들이 결국은 승리했다고 말을 합니다.
 
본당에서 선정한 영적도서 중에 ‘나무를 심은 사람’을 읽었습니다. 아주 단순한 이야기이지만 큰 감동을 주는 이야기였습니다. 아무것도 자라지 않는 죽음의 땅 ‘황무지’에 한 사람이 나무를 심는 다는 내용입니다. 그 한 사람의 행동으로 인해 몇 십 년이 지난 다음 죽음의 땅은 생명이 넘쳐나는 땅으로 변화되었다는 내용입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어도, 그 끝과 결과는 알 수 없었어도 고독과 싸워가며 나무를 심는 일을 했던 그 한 사람의 행동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수많은 생명들이 머물 수 있는 숲이 생겼고, 샘이 생겼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렇게 간단한 이야기가 왜 그렇게 커다란 감동을 주는지 모르겠습니다.
 
교우 여러분!
시인은 하늘을 나는 새를 보며 자유라는 시를 만들어냅니다. 화가는 흘러가는 구름을 보며 평화를 주제로 그림을 그립니다. 음악가는 물소리 바람소리에서 기쁨을 주는 노래를 만들어냅니다. 신앙인은 어둠 속에 감쳐진 세상에서 하느님께서 심어주신 거룩함을 찾아내야 합니다. 우리의 거룩한 삶을 통해서 세상에 희망을 주고 위로를 주어야 합니다. 폭력과 욕심, 이기심과 미움으로 더러워진 세상을 자비와 연민 희생과 사랑으로 씻어내도록 해야 합니다.
잠시 묵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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