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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3월 28일 야곱의 우물- 요한 21, 1-14 묵상/ 생명의 밥상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8-03-28 조회수478 추천수11 반대(0) 신고
생명의 밥상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티베리아스 호숫가에서 다시 제자들에게 당신 자신을 드러내셨는데, 이렇게 드러내셨다. 시몬 베드로와 ‘쌍둥이’라고 불리는 토마스, 갈릴래아 카나 출신 나타나엘과 제베대오의 아들들, 그리고 그분의 다른 두 제자가 함께 있었다. 시몬 베드로가 그들에게 “나는 고기 잡으러 가네.” 하고 말하자, 그들이 “우리도 함께 가겠소.” 하였다.
 
그들이 밖으로 나가 배를 탔지만 그날 밤에는 아무것도 잡지 못하였다. 어느덧 아침이 될 무렵, 예수님께서 물가에 서 계셨다. 그러나 제자들은 그분이 예수님이신 줄을 알지 못하였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얘들아, 무얼 좀 잡았느냐?” 하시자, 그들이 대답하였다. “못 잡았습니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그물을 배 오른쪽에 던져라. 그러면 고기가 잡힐 것이다.” 그래서 제자들이 그물을 던졌더니, 고기가 너무 많이 걸려 그물을 끌어올릴 수가 없었다. 예수님께서 사랑하신 그 제자가 베드로에게 “주님이십니다.” 하고 말하였다. 주님이시라는 말을 듣자, 옷을 벗고 있던 베드로는 겉옷을 두르고 호수로 뛰어들었다. 다른 제자들은 그 작은 배로 고기가 든 그물을 끌고 왔다. 그들은 뭍에서 백 미터쯤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던 것이다. 그들이 뭍에 내려서 보니, 숯불이 있고 그 위에 물고기가 놓여 있고 빵도 있었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방금 잡은 고기를 몇 마리 가져오너라.” 그러자 시몬 베드로가 배에 올라 그물을 뭍으로 끌어올렸다. 그 안에는 큰 고기가 백쉰세 마리나 가득 들어 있었다. 고기가 그토록 많은데도 그물이 찢어지지 않았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와서 아침을 먹어라.” 하고 말씀하셨다. 제자들 가운데에는 “누구십니까?” 하고 감히 묻는 사람이 없었다. 그분이 주님이시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는 다가가셔서 빵을 들어 그들에게 주시고 고기도 그렇게 주셨다. 이렇게 예수님께서는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나신 뒤에 세 번째로 제자들에게 나타나셨다.
(요한 21,1­-14)
 
 
 
 
◆예수님을 따르겠다고 모든 것을 포기한 제자들이었다. 부모도 처자식도, 벌어놓은 재산도 모두 버리고 예수님을 따라나섰다. 머리 누일 곳도 없이 가난한 분을 스승으로 모시고 전국을 떠돌며 하늘나라의 복음을 전하였다. 온갖 고통을 겪었지만 그래도 스승이 메시아이신데 언젠가 좋은 날이 오면 한자리 차지하리라는 궁리도 마음 한편에 있었기에 그러한 고통쯤은 참을 수 있었다.
 
그런데 철석같이 믿었던 스승이 세상 권력에 맞서 아무런 힘도 발휘하지 못하고 말없는 어린양처럼 끌려가 처절하게 죽고 말았다. 예수님의 약속을 잊은 제자들은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복음을 전할 사명도 잊고, 옛 삶을 찾아 고향으로 낙향했다. 예전에 하던 대로 생계를 위해 그물을 치지만 그들의 속마음처럼 텅 빈 그물만 들어 올려야 했다.
 
부활한 예수님은 그런 제자들에게 나타나 고기를 잡게 해주시고, 직접 숯불을 피워 방금 잡아온 물고기와 빵을 구워 아침상을 준비하신다. 예수님이 함께하시자 그물이 가득 차듯이 제자들의 텅 빈 마음도 채워졌다. 그리고 예수님이 손수 준비하신 아침상을 받아먹은 제자들은 그로 인해 새로운 생명을 체험한다. 다시 새롭게 살아갈 힘을 얻는다.
 
예수님과 함께하지 않는 삶이란 텅 빈 그물처럼 언제나 공허할 뿐이다. 부활하신 예수님과 함께할 때 우리는 뜨거운 마음으로 날마다 새로운 열매를 맺는 풍요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예수께서 손수 우리를 위해 아침상을 차려주시기 때문이다.
이동훈 신부(원주교구 살레시오의 집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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