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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3월 26일 엠마오의 두 제자
작성자오상선 쪽지 캡슐 작성일2008-03-26 조회수576 추천수8 반대(0) 신고

예수님을 열심히 따르던 두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예수님이
무참하게도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시고 맙니다.
설마 무슨 기적이라도 일으키시겠지 기대하였는데
끝내 돌아가시고 말았습니다.

이 두제자는 더이상 예수님의 제자공동체에 머물러야 할 이유를
발견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야말로 "성소의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모두가 다 허사였습니다.
그래서 실망하여 예수님의 제자 공동체를 떠나
고향으로 터덜터덜 내려가고 있었습니다.

요즘 성소위기로 힘들어하는 형제들 때문에 가슴이 아픕니다.
수도생활, 성직생활에 대해
더이상 희망을 찾지 못하고
좌절감에 사로잡혀 떠나가려 합니다.
이들이 어떡하면 되돌아올 수 있을까
수많은 궁리를 해 보아도 딱히 답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성소는 우리 각자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성소의 위기를 겪던 두 제자는
다시금 성소를 되찾아
제자공동체로 되돌아옵니다.
그리고는 다른 제자들에게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났노라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부활의 증인으로서의 성소를 살아갑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습니까?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기만 하면되는데...
부활이 왔지만
성소의 위기를 겪고 떠나는 형제들은
부활하신 예수님을 못 만났나 봅니다.

엠마오의 두 제자들은
어떻게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났을까요?
이들은 그저 특별한 은총을 입었기에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날 수 있었을까요?
물론 그렇겠지요?

하지만 이들이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날 수 밖에 없었던 요인도 있지 않을까요?
무엇보다도 이들은 성소에 대해, 삶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 고민은 꼭 필요했습니다.
그러한 고민이 있었기에
예수님 편에서의 성서 말씀에 대한 해석과
빵의 나눔을 진지하게 받아들일 수가 있었던 것입니다.
고민이 풀리면서 눈이 열리게 된 것이지요.

따라서 우리가 성소의 위기를 겪게 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우리 성소에 대한, 삶에 대한 진지한 구도자적 질문입니다.
그 다음으로
성서말씀에 대한 묵상이 필요합니다.
성서말씀을 통한 깨달음이 없이는 하느님의 말씀과 하느님의 뜻을
올바로 식별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미사성제와 성체성사입니다.
성체 안에 살아계시는 그분과의 만남입니다.

이러한 방법 없이
성소의 위기를 올바로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날 수 있는 길이 없습니다.
부활의 증인으로 기쁘게 살아갈 방법이 없습니다.

인간적인 고민과
다른 사람의 수많은 조언마저도
이 세 가지와 함께 하지 않는다면
성소의 위기를 극복하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
기뻐서 어쩔 줄을 모르는 신바람나는 삶을 어떻게 살 수 있겠습니까?

오늘도
성소의 위기를 겪고 있는 성직자, 수도자들에게
부활하신 주님께서 다가가시어
성서의 말씀을 깨우쳐 주시고
성체성사 안에서 당신을 뵈올 수 있는 은총을 주시어
기쁘게 자신의 성소를 살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해 본다.

아~ 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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