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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진묵상 - 부활 카드를 보냈습니다.
작성자이순의 쪽지 캡슐 작성일2008-03-26 조회수1,036 추천수3 반대(0) 신고
 
 
      사진묵상 - 부활 카드를 보냈습니다.
                               이순의
 
 
 
 
 앞 - 철모쓴 병아리
 
 
 
 
 
 
 
 
   뒤 - 육군훈련소 마크
 
 
 
 
 
 
 
 
   A4지에 편지를 쓰고 4등분으로 접어 한 면을 표지 삼아서 그린 그림
 
 
 
 
 
 
 
 
 
 
   편지와 코팅 카드
 
 
 
 
 
 
 
 
 
 
   국군아저씨께 드리는 편지봉투
 
 
 
 
 † 성주간 수요일입니다.

 

사랑하는 나라의 국군 보십시오.

어제 밤에 어미는 카드를 만들었습니다. 늘 그렇듯이 좋은 종이도 아니고 그냥 A4지에 그림 그리는 것이지만 열심히 정성 것이라는 언어는 아들에게 자랑할 만한 카드를 만들어 내곤 했지요. 그런 모습으로 카드를 만들고 편지를 썼습니다. 올해의 부활 카드는 한 장 뿐입니다. 국군 아저씨께 드리는 카드뿐입니다. 사실 엄마의 마음은 내일이 **고 1학년 엄마들 모임이라서 달걀도 그리고 카드도 쓸 참이었습니다. 그런데 여러 상황이 그런 여유를 허락하지 않아서 그만 두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잘 자고 일어나 아빠가 오셔서 밥을 먹고....... 카드 한 장의 아이디어가 퍼뜩 떠오르는 것입니다. 입영훈련소 정문에 커다란 철모 생각이 나서요. 그 철모를 쓴 아기병아리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걸 그리고 싶어서 밥도 먹기가 싫어졌습니다. 엄마가 어떤 삘이 오면 글을 쓰는 것처럼 그림도 삘이 오셔버린 것입니다. 그래도 기운을 잃으면 안 될 것 같아서 밥을 먹고 그림을 그렸습니다. 마음에 듭니다. 부활 카드로 철모를 쓴 아기병아리! 글로도 이쁜데 그림으로는 또 얼마나 이쁘던지! 육군 훈련소 마크도 그려두었습니다. 아드님의 인생에서 이 순간은 또 이 순간만의 것이기에 훈련소 마크가 있는 철모를 쓴 아기 병아리! 는 지금 이 순간을 아름답게 해 주시는 병아리 같았습니다. 혹시 책갈피로라도 쓸까 하여 코팅까지 해 보냈습니다.

 

햐~! (-_*)! 

 

예쁩니다. 그러니 주님의 부활을 축하하며 간직하시다가 혹시라도 훈련소를 떠나오시는 마지막 날에 진짜로 미운 동기나, 원수 같았던 벗이나, 아니면 아프셨다고 하시니 정말로 감사하다든지 은혜로운 분이 있었다면 화해나 감사의 답례로 드리고 오십시오. 별다른 점이 없이 평범하였다면 훈련소 철모를 쓴 아기병아리를 간직해 두는 것도 대단한 추억일 것이므로 소지품으로 가지고 오시든가요. 부활 카드에 관한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걱정이 되어서 알아보았더니 지금은 의무대에서 나와 훈련을 잘 하고 계시다고 하여 이 어미가 살 것 같습니다. 그래야지요. 빨리 좋아지셔서 씩씩한 군인의 모습을 갖추셔야지요. 훈련을 하시더라도 꼭 치료에 게을리 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청결하게 관리하는 것이 상처에 대한 가장 빠른 회복이라고 합니다. 치유 잘 하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외출에서 돌아오다가 호수 가에를 가 보았습니다. 아드님 가시고 핀 개나리가 어찌 그렇게도 밉던지. 어미 인생에서 개나리꽃이 밉게 보인적도 처음입니다. 그래서 올 봄에는 개나리 꽃 사진을 찍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오늘 지나다가 호수에 들려 보았더니 벚꽃이 어쩌다 뜸뜸히 피어있어서 벌써 진 줄 알고 슬피 울고 앉아있었습니다. 어미가 꽃구경할 여유도 없이 봄이 다 가셨다는 게 얼마나 슬프던지 호수 가에 앉아 울었습니다. 그런데 울면서 보니 폭신한 호수가 길에 벚꽃가루가 없는 것입니다. 엄마는 꽃만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그 꽃잎 떨어진 흔적을 또 얼마나 곱게 즐기는지요. 그런 꽃잎가루가 없었습니다. 눈물을 멈추고 일어나 자세히 보니 아직 꽃이 피지 않았더랍니다. 아~! 아직 내 가슴으로 꽃 피울 희망이라도 발견한 것처럼 행복했더랍니다. 그리고 먼저 핀 개나리한테 미안해서 사진 몇 장 찍어왔습니다. 그런데 육군훈련소의 편지 쓰기 규칙은 이미지 사절입니다. 그래서 그 화사한 개나리 사진을 보내 드릴 수가 없네요. 쩝! 규칙은 또 얼마나 철저하게 지키는 엄마든가요. 호호!

 

입소대대 벚나무들의 열 맞춘 만세사진을 찍어왔었습니다. 그 만세 부른 손바닥이 온통 하얗거든 어미가 보내 준 사진 보다 더 멋진 주님의 사진이라고 생각하시고 많이 보아 두시고 대화도 하십시오. 지금 집에 들어오니 아빠가 계시지 않네요. 전화라도 해 주셔야 걱정을 안 한다는데....... 여전히 아빠는 전화도 없이 받지도 않고 부재중입니다. 잠을 자다가 어디를 가셨을까요? 사우나를 가셨을 거라고 믿습니다. 이런 경우는 다른 데를 갔더라도 일반적으로 사우나를 갔다고 생각해야지요. 이 얼마나 무모한 기다림 인지요?! 그래도 못 고치시니 기다려 볼게요. 사우나 가신 게 맞을 겁니다. ㅎㅎ이렇게라도 아빠 소식 전합니다.

 

카드 받아보시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국군장병아저씨!

2007년 4월 4일 오후에 

나라의 아들 훈련병 박** 엄마 이순의 올림. 

 

 

 

 
    - 육군 훈련소 입소대 정문 -
저기.......
정문 보초병들에게 해와 비를 가려주는 엄청나게 큰 철모가 보입니다. 
 
 
 
 
※ 작년에 아들녀석을 군대에 보내고 얼마 되지 않아서 부활을 맞았다. 그리고 씩씩한 군군장병이 되기 위해 훈련 중인 아들에게 보낸 부활카드다. 올 해 부활에는 계급장을 작대기 세 개로 바꿔 다는 휴가를 와서 여러 날 집에 있었다. 아니다. 갈 데도 많고,..... 그래서 부활 대미사에 엄마랑 아빠랑 함께 성당에 가지 않았다. 부활 카드를 그리지도 않았으니 편지 보낼 일도 없었다. 그런데 본당 신부님께서 편지랑 선물을 보내주셨다고 한다. 오늘 아침에 터미널에서 귀대하는 아들을 보내고 돌아와 처음 군대 가던 날들을 열어 보니 이런 장식들이 추억으로 꾸며져 있다. 먼 길에 좁은 고속버스 안에서 아직도 가고 있을 아들을 생각하며 이 시간동안이나마 함께 해 본다. 그러고 보니 저 카드 누구 주었느냐고 물어보질 못했다. ㅎㅎ
 
<도착해서 신부님께서 보내주신 편지는 꼭 챙겨 두시고, 선물은 후임병들이랑 골고루 나눠서 부활을 축하하기를 바래.>
<걱정하지 마세요. 엄마. 잘 하고 올게요. 산에 가시더라도 건강 조심하세요.>
<꼭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기도 드리고, 세상에서 제일 크고 간단하게 올릴 수 있는 기도가 성호기도니까 생각 날 때 마다 자주 자주 해.>
<그렇지 않아도 그렇게 해요. 엄마.>
 
†주님, 주님의 지팡이로 제 아들을 인도하소서. 아멘.
 
 
 
- 육군훈련소 입소대 성당 마당의 성모님 -
 
 
 
 
 
 
 
 가, 130. 예수 부활하셨네.
 

 -음악이야기 방의 김지은님 것 얻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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