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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3. 베드로의 장모 치유 / 갈릴래아 활동기[2] / 부스러기 복음[28]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3-08-04 조회수388 추천수1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3. 베드로의 장모 치유(마태 8,14-15; 마르 1,29-31; 루카 4,38-39) / 공관복음[28]

 

예수님께서는 갈릴래아의 카파르나움 고을로 내려가시어, 안식일에 사람들을 가르치셨는데, 그들은 그분의 가르침에 몹시 놀랐다. 그분의 말씀이 그만큼 권위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지난번 고향 나자렛에서는 시기로 가득 찬 이들에게 배척을 감수해야하는 무시를 당하기도 했다. ‘주님의 은혜로운 해를 알리시면서,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시켜주는 희년을 선포하였는데도 말이다.

 

아무튼 숙소가 있는 이곳에서 잠시 짬을 내어 회당에 들른 후, 야고보와 요한과 함께 곧바로 시몬과 안드레아의 집으로 갔다. 시몬은 베드로이고 안드레아는 베드로 동생이다. 시몬은 본디 이름이고 베드로는 예수님이 직접 붙여주신 거다. 그런데 시몬은 벳사이다가 고향이다. 이는 예수님께서 필립보와 나타나엘을 부르실 때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요한 1,44). 필립보도 시몬과 같이 벳사이다 출신이었다나. 그렇지만 예수님 초기 공생활 시절에는 시몬 형제는 카파르나움에 살았나 보다. 이곳은 갈릴래아 호수가로 벳사이다에서 그리 먼 거리가 아닌 서쪽 지역이다.

 

그때에 시몬의 장모가 심한 열병으로 집에 누워 있어서, 거기 사람들이 곧바로 예수님께 그 부인의 사정을 이야기하였다. 시몬의 장모, 베드로가 결혼했다는 사실은 참으로 놀라운 정보다. 성경에서 예수님을 직간접으로 따르거나 관련이 있는 그 많은 이들 가운데에서 결혼했다는 이는 아마도 베드로가 유일한 사람이 아닐까? 사실 이때만 해도 베드로가 예수님 제자 일행에서는 나름으로 선두 그룹인 것 같다. 복음서마다 시몬의 장모, ‘베드로의 장모가 혼용되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예수님 수제자급으로 부상되는 그의 장모가, 때마침 예수님 일행이 방문했을 때 열병으로 집에 드러누워 있었다니, 놀랍고 정말 아이러니하다.

 

더군다나 예수님의 치유나 기적 등의 이야기에서는 대부분의 병자가 스스로 예수님 앞에 나서거나 다른 이의 도움으로 이끌려 나오지만, 베드로 장모의 경우는 정말 의외이다. 이렇게 치유가 필요한 환자의 집을 예수님께서 먼저 손수 치유해주시고자 방문한 결과가 된 셈이니 말이다. 이는 예수님이 시몬의 집을 방문했을 때, 누군가가 곧바로 예수님께 그 부인의 사정을 이야기하였다는 사실로도 알 수가 있다. 아무튼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의 장모가 열병을 앓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그의 집을 방문한 것이 아니라 평소처럼 베드로의 집에 들렀던 것 같다.

 

그리하여 예수님께서 그 부인에게 다가가시어 손을 잡아 일으키시니 열이 가셨다. 그만큼 여인은 침대에 누워 자기 힘으로는 일어날 수도 없고 그분을 뵈러 갈 수도 없는 처지였나 보다. 그런 병자에게 예수님은 가까이 가시어 손을 잡아일으키셨다. 의사처럼 손을 잡으시어 진맥하시고 열을 재신 후 처방하신 거다. 그러자 그녀의 열은 언제 그랬냐며 딱 떨어졌다. 그러면 베드로 장모께서 왜 그렇게 열병으로 심한 몸살을 알았을까? 그건 사위 베드로가 자기 귀한 딸 돌보기는커녕 예수님만 쫄쫄 따라 다니기에 울화가 치밀어 난 열병일까?

 

아무튼 성경에는 거기에 대한 말은 아예 없다. 다만 예수님께서 방문하실 때에도 누워 있을 지경이었으니, 심하게 거동하기가 불편했던 것만은 분명하다. 차제에 예수님께서 자비로운 손으로 이끄시니 자연 마음이 풀려 열이 떨어질 수밖에. 어쩌면 예수님의 치유의 기운이 그녀에게 미쳤을 수도. 어찌되었던 간에 예수님 손에 잡힌 부인은 즉시 일어났고 그들의 시중을 들었단다. 그 무언가로 약발을 받았기에 즉시 일어났을 게다. 여하튼 성경은 베드로의 가족에 관련된 장모 이야기를 이렇게 전해준다. 그 이유는 아마도 그가 초대 교회에서 매우 중요한 인물이었기 때문일 게다. 좌우지간 사제들이 독신인 지금의 현실에 비추어볼 때, 초대 교황님이신 베드로가 결혼한 몸이라는 사실이 다소는 의외다.

 

그렇지만 이 내용에서 우리는 베드로의 또 다른 진면목을 본다. 그것은 그래도 베드로와 같은 지도자의 친인척마저 섬김과 대우를 받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봉사하도록 부르심을 받았다는 것을 은연중 보여준다. 거듭 말하거니와 예수님께서 베드로나 그 누구로부터 부탁을 받고 치유 차 베드로 집에 찾아간 것이 아닌, 자연스레 가서보니 열병을 앓고 누워있는 실세의 장모를 만난 것만으로도 알 수가 있다. 이는 어쩌면 베드로가 지도자의 자격을 나름으로 가졌다는 인간성을 그 나름으로 좀 보여주는 것 같다. 베드로의 장모님이 그날 이후에도 예수님 일행을 도왔다는 말은 없다. 아마도 그녀도 예수님의 자비의 마음을 알아, 알게 모르게 예수님의 전도 여정을 돕는 여자들 일행에 기꺼이 합류했을 수도. 마치 성모님처럼 매사를 꼼꼼하게 새기지는 못했을지라도.

 

이는 일명 예수님께서 어부 네 사람을 제자로 부르시는 이야기.[계속]

 

[참조] : 이어서 ‘4. 고기잡이 기적[1/2] (마태 4,18-22; 마르 1,16-20; 루카 5,1-11)’이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장모,나자렛,벳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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