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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천상의 것들을 추구하십시오." - 2008.3.23 예수 부활 대축일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8-03-23 조회수531 추천수3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 신부님 강론 말씀)
 
 
 
 
2008.3.23 예수 부활 대축일                                      
사도10,34ㄱ.37ㄴ-43 콜로3,1-4 요한20,1-9

                                                
 
 
 
 
"천상의 것들을 추구하십시오."
 
 


알렐루야, 주님 부활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지난 밤 부활 성야부터 내리기 시작한 생명의 봄비가
메마른 대지를 촉촉이 적시며 주님 부활을 경축하고 있습니다.
 
주님 부활의 은총에 촉촉이 젖은 우리 마음 안에서
저절로 흘러나오는 생명과 기쁨의 노래입니다.

“이날이 주께서 마련하신 날 이날을 기뻐하자 춤들을 추자.”

방금 흥겹게 불렀던 화답송 후렴입니다.
 
주님 부활을 믿는 우리들에게는 비단 오늘만이 아니라
매일이 부활 대축일입니다.
그러니 매일 신나게 기쁘게 살아야 합니다.
 
주님 부활을 사는 우리들에게
절망이나 허무, 우울은 정말 어울리지 않습니다.


어제 저는 어느 고마운 분께서
저희 수도공동체에 부활 선물로 삶아온 약 250개의 흰 달걀에
‘祝 부활’이란 글씨를 썼습니다.
 
‘보잘 것 없는 사료를 먹으면서
어쩌면 이렇게 예쁜 달걀을 낳을 수 있을까’ 참 신기하게 생각하면서,
또 삶아온 분의 지극한 정성을 음미하면서 약 네 시간에 걸쳐 썼습니다.
 
‘祝 부활’이라 쓰여 진 달걀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냥 달걀과는 판이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대로 부활하신 주님께서 현존하시는 듯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주님 부활을 체험한 우리의 순수한 마음 마다 새겨진,
주님 손수 써 주신 ‘祝 부활’이란 글자입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 우리 안에 늘 현존하시기에
우리는 끊임없이 정화(淨化)되고 성화(聖化)되어 하느님께 나아갑니다.
 

그러나 한 번으로 끝나는 주님 부활 체험이 아닙니다.
 
날마다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야 활력 넘치는 거룩한 삶입니다.
이래서 매일미사가 좋습니다.
 
저절로 부활 체험이 아니라, 사랑할 때 주님을 만납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모두에게 나타난 것이 아니라,
미리 증인으로 택하신
주님을 일편단심 사랑했던 제자들에게만 나타났습니다.

오늘 복음은 빈 무덤을 보고 모두 의아해 할 때
베드로보다 빨리 달려갔던 주님의 애제자만 ‘보고 믿었다.’ 라고
증언하고 있습니다.
 
무덤 안의 상황을 보는 순간
주님의 부활을 직감한 주님의 애제자였습니다.
 
이런 직감은 사랑이 아니곤 불가능합니다.
 
물론 후에 대부분의 제자들이 부활하신 주님을 만났지만
오늘 복음에서 유난히 돋보이는 게 애제자의 주님께 대한 사랑입니다.


날마다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고 싶습니까?

사랑하십시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갈림 없는 마음으로 주님을 사랑하십시오.
 
사랑할 때 마음의 눈 활짝 열려 사랑의 부활하신 주님을 만납니다.
하느님 사랑의 절정이 바로 예수님의 부활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열정의 사랑 없으면
주님 지금 여기 현존하셔도 절대로 만나지 못합니다.
 
무덤 속, 부자유의 삶에서 절대로 못 벗어납니다.


위에 있는 천상의 것들을 추구하십시오.

주님을 사랑하여,
부활하신 주님을 만날 때 저절로 천상이 것들을 추구하는 삶입니다.
 
오늘 우리 모두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부활했으니,
저 위에 있는 천상의 것들을 추구합시다.
 
거기에는 그리스도께서 하느님의 오른 쪽에 앉아 계십니다.
보이는 세상 것들만 추구하기엔 짧은 인생이 너무 아깝고 허무합니다.
 
이래서 위에 있는 천상의 것들을 추구하라고 두발의 직립인간입니다.
 
‘하늘 보고 땅 보라’고,
‘기도하고 일하라’고 두발의 직립인간입니다.
 
푸른 소나무들처럼,
발은 땅에 딛고 살아도 마음은 하늘을 향해야 합니다.

그러니 위에 있는 천상의 것들을 생각하고
땅에 있는 것을 생각하지 마십시오.
 
우리는 이미 세상에 죽었고,
우리의 생명은 그리스도와 함께 하느님 안에 숨겨져 있기 때문입니다.
 
마침내 우리의 생명이신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실 때,
우리도 그분과 함께 영광 속에 나타날 것입니다.

땅의 거부가 아니라 우선순위를 말하는 겁니다.
 
땅의 현실에 절대를 두지 말고,
늘 ‘천상의 눈’으로 땅의 현실을 상대화해서 보라는 것입니다.
 
보십시오,
 
대부분 사람들이 보이는 지상 것들에, 돈에, 물질에, 세상 욕심에
노예 되어 하느님을 잃고, 자기를 잃고 살아가지 않습니까?
내적성장 보다는 외적성장에 몰두하지 않습니까?
 
보이는 것들을 넘어
천상의 것들을 볼 수 있는 영적 시력을 상실한 사람들
날로 늘어가는 오늘의 현실입니다.


하느님을, 그리스도를 잃으면 저절로 참 나를 잃기 마련입니다.
 
나의 생명은 그리스도 안에 있고,
그리스도는 하느님 안에 있기 때문입니다.

누가 진정 행복하고 부유하며 자유로운 사람이겠습니까?

위에 있는 천상의 것들을 추구하는 무욕의 사람입니다.
최소한도의 의식주 생활로 만족하는 사람입니다.
하늘의 보물이신 부활하신 주님과 함께 참 나를 사는 사람입니다.

그러니 주님을 사랑하십시오.
 
저 위에 있는 천상의 것들을 추구하십시오.
주님을 사랑하여 저 위에 있는 천상의 것들을 찾아
부활 대축일 미사에 참석한 우리들에게
부활하신 주님은 하늘 문을 활짝 열어 한량없는 축복을 내려주십니다.

주님의 부활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부활하신 주님의 기쁨과 평화가 늘 함께 하시길 빕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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