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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언제나 자신을 먼저 돌봐야 한다/신앙의해[93]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02-20 조회수441 추천수3 반대(0) 신고


                            그림 : [터키] 얄바츠 피시디아 안티오키아 성 바오로 대성당터

어떤 꼬마가 용돈을 받을 마음으로 심부름 때마다 그걸 꼬박꼬박 적었다.
‘구두닦이 천 원, 설거지 천 원, 청소 2천 원 등등.’
그렇게 하고서 나중에 엄마에게 그걸 청구서로 내밀었다.
엄마는 그걸 보고서 빙긋이 미소 띠며 메모지 하나를 건넨다.
‘너를 내 배 속에서 열 달 간 밴 보관비 백만 원, 너를 낳을 때 출산비 오십만 원,
지금껏 먹이고 키운 비용 3천만 원 등등.’
이런 식으로 열거하면서 맨 끝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내가 너를 사랑하니 합계는 제로(0)원.”

‘청하여라,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찾아라, 너희가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너희에게 열릴 것이다.
누구든지 청하는 이는 받고, 찾는 이는 얻고, 문을 두드리는 이에게는 열릴 것이다.
너희 가운데 아들이 빵을 청하는데 돌을 줄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
생선을 청하는데 뱀을 줄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마태 7,7-10)’
 

하느님은 우리의 기도를 늘 들어주신다, 또는 그렇지 않다는 식으로만 이해하면
앞의 꼬맹이와 전혀 다를 바 없다.
부모가 조건 없는 사랑을 베풀며 자식을 키우듯 하느님께서는
그보다 더 깊고 높은 사랑으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주셨고 지금도 주고 계신다.
 

열심히 기도했는데도 하느님이 응답하지 않으신다고 좌절하는 사람들을 가끔 만난다.
청하면 받는다고 그분께서 가르쳐 주셨는데 어떻게 된 일일까?
예수님께서 거짓말을 하신 것일까?
그렇지 않다.
하느님께서 기도를 들어주시지 않은 것 같으나 세월이 어느 정도 흐른 뒤 이미
다른 방법으로 자신이 청한 것보다 훨씬 더 이루어 주신 것을 깨달을 때가 있을 게다.
그분께서는 어쩌면 더 좋은 것을 주시려고 안달이나신 분이시다.
우리가 청하는 것이 우리에게 도움보다는 해가 된다고 판단하시기에
고르고 또 골라 받을 준비가 되자마자 담뿍 주신다. 
 

동갑내기 부부가 있었다.
그런데 남편은 자기보다 젊은 여자와 사는 것이 소원이었다나.
그래서 하루는 하느님께
서른 살쯤 어린 여자와 살게 해 주십사고 간절히 기도했던 모양이다.
그랬더니 하느님께서 용케도 그의 기도를 들어주셨다.
아침에 일어나니 정말로 자신보다 서른 살이나 어린 부인이 옆에 있었다.
놀라지 말자.
알고 보니 부인이 젊어진 것이 아니라 자신이 되레 서른 살이나 더 늙어 있었다.

이는 기도에 대한 우스개 이야기이다.
기도는 도깨비 방망이가 아니다.
“돈 나와라, 뚝딱!”이라면 돈이 나오는 요술 방망이가 아님은.
평소에 기도를 하지 않던 이도
어떤 간절한 바람이 생기거나 갑자기 어려움이 닥치면 곧장 기도를 한다.
그리고 그 결과를 기다리다 응답이 없으면 이내 실망할 게다.
이런 이는 설령 기도의 응답으로 좋은 결과를 얻었다 해도
마치 솜사탕을 받아 든 꼬맹이와 같은 말초적인 자세를 보이리라.
기도를 제대로 하지 않는 사람일수록 이런 경우가 너무너무 많다.

“문을 두드려라, 너희에게 열릴 것이다.”
수없이 들어 온 말이다.
하지만 인생의 ‘닫힌 문’은 너무나 많다.
어떻게 하는 게, 문을 두드리는 것인지?
주님을 아버지로 여기며 부모님으로 모시는 삶이어야 한다.
이런 마음이 문을 두드리는 ‘첫 행동’이리라.
예수님은
‘너희 가운데 아들이 빵을 청하는데 돌을 줄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라고 하셨다.
‘아빠, 빵 좀 주세요!’라는데, ‘빵 좋아하네, 돌이나 받아라.’라고는 하지 않으신단다.
 

그렇다.
간절한 마음으로 당신께 다가가는데 외면하실 주님은 아니시다.
이건 ‘믿음의 기본’에 해당되는 가르침이다.
신앙의 해를 보내면서 우리가 그분을 믿고 따르기만 하면 반드시 기도를 들어주신다.
그러니 언제나 자신을 먼저 돌봐야 할 게다.
모든 게 그분 영광 드러냄이어야 한다.
‘기도를 들어주시느냐, 그렇지 않느냐?’라는 것보다도 하느님과 우리의 관계를
‘부모와 자녀의 관계’로 생각하라는 데에 주요한 가르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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